오늘도 밀양에서는 평생을 농사지으며 살아온 어르신들이 765킬로볼트(kV) 송전탑 공사를 막기 위해서 칼바람을 맞고 있습니다. 밀양 송전탑은 오늘도 주민들의 고통과 울음 위에 세워지고 있습니다.
지난 23일은 “살아서 그것(송전탑)을 볼 바에야 죽는 게 낫겠다”며 스스로 세상을 떠나신 고(故) 유한숙 어르신의 49재였습니다. 그 49일은 한전과 경찰이 고(故) 유한숙 어르신의 뜻을 ‘신변 비관, 돼지값 하락’ 등의 어처구니없는 말로 왜곡하고 모독한 채, 유족들의 슬픔을 외면해 온 시간이기도 합니다. (☞ 관련 기사 : "왜 아버지 죽음의 본질을 흐리는가?)
박근혜 대통령은 전국 각지의 갈등 사안에 대해 선제적으로 조정하고 해결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갈등을 조정하는 대신 일방적으로 진압하고만 있습니다. 복잡하게 엉킨 실타래를 한 올씩 풀기보단 가위로 싹둑 자르는 게 박근혜 정부의 갈등 해결 방식이었습니다. 더구나 정부는 우울증과 자살충동에 고통받는 주민들을 치유하는 대신, 밀양 방문자들을 향해 ‘외부 세력’ 운운하는 철 지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외부 세력’이란 말은 약자들의 호소를 차단하고 고립시키는 전형적인 권력과 강자의 논리입니다. 국민을 갈라치기 하며 정부 정책에 입 닫으라는 폭력의 논리입니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한 평생 일군 농지를 단번에 못쓰게 만드는 한전이 외부 세력입니다. 자국민을 적대시하고 공공의 경찰력을 사적으로 유용하는 정부가 주민들의 외부 세력입니다.
계속된 부품 고장, 얽히고설킨 원전 비리, 노후한 원전 시설, 일본의 후쿠시마 사건까지…. 이러한 핵과 에너지 문제를 밀양 할매와 할배들은 생애를 건 저항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국민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핵 발전 정책과 지역의 희생을 강요하는 이 잘못된 시스템을 알게 된 이상, 우리는 앎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도시에서 쓰는 전기가 송전탑 주변 지역 주민들의 안전과 삶의 터전을 볼모로 한다는 것을 알게 된 이상, 이젠 편안하게 전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수도권의 전기 공급을 위해 서울에는 못 짓는 송전탑을 밀양에 짓겠다는 서울 대도시 중심의 ‘님비’에 편승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고통받는 주민들을 만나러 가는 ‘희망버스’는 의무고 책임입니다. 주민들이 맨몸으로 저항함으로써 호소한 목소리에 대한 응답입니다.
박근혜 정부는 빼앗긴 자들이 다함께 모이는 것을 가장 두려워합니다. 정부가 두려워하는 바로 그것을 우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실행에 옮깁시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탑승객들이 밀양의 주민들과 서로의 삶을 격려하고 응원합시다. 공권력에 지친 일상을 위로하고 보다 깊은 연대를 다짐합시다. 전국에서 모인 우리가 곧 밀양이기 때문입니다.
1월 25일 토요일에 밀양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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