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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나팔수' 김대호…민주당의 입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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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나팔수' 김대호…민주당의 입장은?

[기고] 민주당도 '쌍용차 복직 판결' 반대하나

지난 7일 서울고등법원 민사2부는 쌍용자동차 정리해고가 부당했음을 밝혔다. 대선 기간 중 모든 대선 후보가 나서서 국정조사 등을 약속했지만 이행되지 않고 있었는데 법원이 먼저 나서서 사태의 진실을 밝혀주어 다행이었다.

그사이 나는 동료들과 가족들 스물네 분의 장례를 치러야 했다. 우리의 소리를 들어달라고 116일 동안 평택 공장 앞 송전탑에서 고공 농성을 하다 거의 죽을 지경이 되어 동료들에 의해 강제로 끌려 내려오기도 했다. 그 긴 세월의 아픔과 눈물을 다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모두가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던 날이었다.

해고 무효 판결이 나던 그날은 우리 쌍용차 해고자들과 그 가족들을 떠나 암울했던 한국 사회 전체가 잠깐 밝아지는 날이었다. 수많은 사람의 축하 인사가 있었다. 한국의 대표적인 재벌 총수이자 새누리당의 국회의원이기도 한 정몽준까지 쌍용차 회계조작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피눈물을 흘렸다고? 김대호의 '악담'으로 피눈물이 흐르다

그러던 며칠 전 18일, <동아일보>에 실린 김대호의 글을 읽었다. 그 글 서두에 우리가 법정에 흘린 눈물을 언급하며 그 또한 ‘피눈물을 흘렸다’고 하니 오랜만에 이 사람도 인간의 마음을 갖게 된 것이리라 생각했다. “‘쌍용차 해고자 복직판결’은 잘못됐다”는 제목은 반어적인 글쓰기이리라 했다.

하지만 읽어 내려가던 나는 내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악의적인 글이 나올 수 있다니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피눈물을 흘린 건 이번 쌍용차 해고 무효 판결이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는 우리나라 정리해고 요건을 더욱 까다롭게 만들었’기 때문이란다. 이 판결은 특히 ‘대학 졸업하고 20% 안에 드는 직장을 찾아 헤매는 청년들에게는 진입 기회 원천봉쇄를 의미한다. 한마디로 20%의 노동 인권을 위해 80%와 후세대의 노동 인권을 짓밟은 폭거다’라고 한다.

이런 논리의 비약과 혜안이 어떻게 정상적인 사람의 머리에서 조합될 수 있는 건지 이해조차 되지 않았다. 그렇게 까다로운 정리해고로 그간 한국 사회에서는 수백만 명이 정리해고되고, 그 다수가 900만 비정규직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비정규직은 문자 하나로 계약 해지, 정리해고 당하는 게 일반사가 된 악독한 사회다.

알다시피 정리해고 유연화와 비정규직화는 한 바퀴로 도는 전 세계 신자유주의 자본의 핵심 전략이다. 그 대상은 전체 노동자 민중 계층이다. 그가 말하는 80%의 불안정 노동 계층을 비정규직으로 내몰기 위한 사활적 첫 단계가 정리해고 유연화였고, 한국 사회는 그 첫 문을 연후 900만 비정규직 사회가 되었다. 20%에만 해당하는 사시미 칼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정리해고는 어쩔 수 없다는 말은, 전체 사회의 비정규직화는 어쩔 수 없다는 말의 배다른 형제이며, 그가 말하는 ‘노동 인권’은 기업의 무한 축적과 확장을 위해 언제든 ‘피살’될 수 있다는 사회적 굴욕을 요구하는 무시무시한 폭력이다. 쌍용차 정리해고는 부당하다는 이번 판결은 그래서 우리 사회 전체 노동자 가족들에게 조금은 안정된 일터를 얻을 수도 있다는, 함부로 쫓겨나지 않아도 된다는, 1%도 안되는 재벌들의 천문학적 수탈을 위해 99%에 이르는 평범한 노동자 서민이 고통받아야 하는 이 부조리한 구조가 조금이라도 개선될 수 있다는 간만의 희소식이었다.
ⓒdonga.com

그렇게 함께 살자는 최소한의 요구에 대해 정리해고만이 길이라는 김대호의 이 간명함, '해고는 살인이다'는 말을 농락하며 24명의 죽음을 전혀 돌아보지 않는 이 냉정함, 정리해고 노동자와 청년 실업을 대립 분열시키는 이 냉철함, 상하이자동차가 자기 돈 한 푼 없이 산업은행 등의 돈이나 고정 자산 잔치로 땜질을 하고 기술만 훔쳐 먹고 튀었다는 사실에 대한 온정, 이 무한한 자본에 대한 사랑과 구애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그는 나아가 ‘이후에도 쌍용차 같은 중환자(기업)가 나오면, 이를 고용 승계-인수 합병 방식으로 살리기보다는 해고 무효 소송 소지가 아예 없도록, 아예 기업을 완전히 죽여서 장기(臟器·자산)만 떼다 파는 방식의 구조조정’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며 부당해고를 피해갈 방안을 넌지시 자본가들에게 제시한다.

그가 내놓은 다른 처방이라고 해봤자 ‘기업과 노동의 부담·충격을 국가가 사회 안전망(실업보험 등)으로 전향적으로 떠안아 기업과 노동을 가볍게 해줄 생각’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도대체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이 포화 상태에 이른 이곳에 어떤 ‘사회 안전망’이 있다는 것일까. 기껏 몇 개월 주는 실업 급여나 주고 말라는 이야기인데 이게 처방이 될 수 있나.
도대체 어디에서 이런 용기가 나올 수 있나. 한때 대재벌의 근위대를 했던 이였기에 이런 용기를 가질 수 있는 것일까. 이런 사람이 지난 총선 때 민주당 공천을 신청하고 국회의원이 되려 했다니 오싹하기까지 하다. 그에게서 어떤 무자비한 파시스트의 냄새를 맡게 되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의 글은 충분히 그런 가공할 폭력을 내장하고 있다.

"운동권 경력 팔아 재벌의 방패막이 나섰나"

김대호, 생각해 보면 참 모진 인연이다. 우린 그 사람을 잘 안다. 나 역시 직접적 관계는 깊지 않았지만 이 사람이 잠깐 구로공단에서 박영진 열사 추모사업회 사무장을 할 때부터 그 삶의 이력을 알고 있다. 3년 여에 걸쳐 쌍용차 구로 정비공장 앞에서 출근 선전전을 함께 도와주고 있는 문재훈 서울남부노동법률상담센터 소장, 그리고 24분의 영정을 모신 대한문 분향소를 매일처럼 지키다 연행되기도 했던 김명운 전국민족민주열사추모단체 의장이 지금도 그 추모사업회 회장으로 있다.

그가 그토록 ‘피눈물’까지 흘리며 걱정한다는 80%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의 권익을 위해 모든 현장에 연대하며 오늘도 기륭전자 비정규직 농성장으로 출근하는 기륭전자 조합원들과 송경동 시인 등은 아예 그 사람 ‘뼛속까지 신자유주의자’가 된 사람이라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고 한다.

송경동 시인, 비정규직 문제와 노동자 민중 문제라면 빠지지 않고 나서는 우리의 든든한 벗 이기문, 얼마 전까지 유가협 사무국장을 했었던 박제민이 지금껏 박영진 열사 추모사업회 일을 하고 있다. 우리 쌍용자동차 해고자들 역시 모든 비정규직 투쟁 현장에 구체적으로 한 몸처럼 연대하고 있다. 쌍용차 정리해고 무효 판결을 가장 반기는 이들도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었다.

우리는 그가 1995년 세계경영을 외치며 오지랖을 자랑한다고 운동권 청년들을 비서진으로 특채한 김우중의 인사정책에 호응하여 잠깐의 운동 경력을 팔아 대우자동차에 입사한 이후, 20여 년 동안 실제 그를 어떤 민주주의의 현장에서도 본 적이 없다. 당시 김우중의 친위대로 간 90%가 넘는 이들의 공통점은 30대 초반의 서울대 출신들이라는 것이었다. 쌍용차에 다니며 기름 밥을 먹던 나는 에이 또 변절한 것들이 휘발되었구나! 퉤퉤! 침 한 번 뱉고 잊어버렸다.

그런데 인생 참 구질구질하게 쌍용차가 흑자 도산하면서 대우에게 먹혔다. 그러다 다시 분리되었는데 어쩐 일인지 정비 부분은 대우차 소속으로 남았고 그런 상태에서 대우차 정리해고 사태가 터졌다. 그때 대우차 노조 조직3부장으로 정리해고 반대 투쟁을 했던 이가 현재 쌍용차 분향소를 지키다 구속되어 있는 김정우 전 지부장이다.

그를 통해 당시 김대호의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 대우차 노조는 산곡 성당에서 장기 농성을 했다. 이 과정에서 사무직에서도 노조가 만들어졌다. 사무직이 노조를 만드는 것에 대해 그냥 있는 노조 들어오면 될 텐데 복잡하게 가는구나 하며 대우 사무직 노조 임원 명단을 봤다. 그런데 아뿔싸, 사무장인가로 김대호라는 이름이 떡하니 올라있었다고 한다.

김정우의 눈앞이 캄캄해졌다고 한다. 원래 노조는 복권이 아니라 보험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보통 준비되지 않는 노조는 회사가 망하기 직전에 최후의 수단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태반이 시기를 놓치고 만다. 노조가 생겨 회사가 망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망할 것 같으니 임금이라도 보장받자고 만들어지는 것이 대한민국 노조 설립의 현실이다. 그런데 대우 사무직 노조 임원의 명단에서 발견한 이 사람의 이름을 보며 이것은 최후에 잡는 노동자의 방패가 아니라 자본의 방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눈앞이 캄캄해졌다는 것이다.

역시나 얼마 후 사무직 노조가 산곡 성당을 방문했다. 그러고는 '정리해고 인정하고 살 사람이나 살자. 그것이 회사가 사는 길이다'는 식의 논리를 폈다. 그 말을 한 자가 김대호였고, 당시 김정우는 참지 못하고 그자의 멱살을 잡고 말았다고 한다.


▲ 2001년 2월 21일.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조합원의 어머니인 한 할머니가 경인전철 부평역 앞에서 집회에 참여하려다 경찰에 제지당하자 막대기로 전경들을 때리고 있다. ⓒ연합뉴스

"강자의 입장에서 약자를 두 번 죽이는 양아치 폭력"

김대호는 해고 무효를 판결한 재판장이 ‘짧은 생각의 긴 폭력’을 행사한 거라 비판한다. 아직도 야만적 경쟁 논리의 포로가 되어, 사람 없는 기업 경영만 옹호하는 신자유주의 이념의 중독자만이 할 수 있는 비판이라고 생각한다. 자본주의 퇴행에 불과한 신자유주의 현상을 정상적인 발전으로 믿고 아무 잘못도 없이 사회적 사형을 당해도 참고 살라며 정리해고 전도사로 주술을 되뇌이고 있다.

과문해서 그런지 정리해고가 쉽다는 미국과 일본에서 노동자들이 잘 살고 자동차 회사가 잘 됐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염치도 경우도 도리도 모르는 굶주린 맹호보다 더 위험한 신자유주의 경영은 오히려 자본주의를 위기에 빠트렸다는 것이 자본가들의 두뇌 역할을 한다는 다보스 포럼의 견해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이상하게 대한민국만 경제 민주화니 복지 국가니 변죽을 올리다가 어떤 성찰이나 변화의 노력도 없이 도로 신자유주의 정책, 파렴치한 자본 중심의 이데올로기 정책에 몰두한다.

주류 먹물들이나 주류 먹물에 편승하고 싶은 이들도 미친놈 녹슨 칼 휘두르듯 성찰 하나 없는 논리로 그렇잖아도 아프고 아픈 노동자 민중들의 가슴에 비수를 박아댄다. 이들의 펜 끝이야말로 ‘생각도 없이 휘둘러지는 흉포한 묻지 마 폭력’, ‘강자의 입장에서 약자를 두 번 죽이는 양아치 폭력’이 아닐 수 없다.

그런 그가 어째서 '진보 논객'인가

김대호라는 사람은 김우중 품에 안기는 순간 노동을 배신한 사람이다. 그래서 그가 자본의 입장에서 자본을 대변하는 것에 대해 아무런 유감이 없다. 그런데 문제는 이 사람이 마치 진보인사라도 되는 듯, 진보인 척하며 진보의 심장에 못을 박는 일을 매번 보는 일이다. 노동자들의 죽음에 거듭거듭 부관참시를 해댄다.

2011년 한진중공업 희망버스가 한참일 때도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등을 통해 정리해고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찬물을 끼얹었다. 김대호는 그 때도 '진보논객'으로 보수언론의 나팔수가 되어주었다.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한겨레>, <한국일보> 등에서도 그가 진보 논객으로 불리며 거듭 지면을 할애받고, 이런저런 자리에 끊임없이 ‘진보 논객’으로 ‘야권의 대표적인 이론가’로 불려다닌다는 것이다.

이젠 그만 그에게서 ‘진보’라는 말을 떼어내고 그가 그토록 원하는 적확한 자리로 빨리 보내주었으면 좋겠다. 그런 그의 빠른 삶의 성취를 위해 민주당에서도 공식적으로 입장을 내주길 공개적으로 요청한다. 그는 지난 총선에 민주당원으로 국회의원 관악갑 예비 후보자로 등록하고 경선까지 마쳤던 사람으로 알고 있다. 페이퍼 당원이 아니라는 말이다. 총선 후 열린 '민주당, 무엇을 반성하고 행동할 것인가?'란 주제로 열린 '성찰과 모색 제1차 토론회' 발제자로 버젓이 앉아 있기도 했다.

하여 구체적으로 그가 아직도 민주당 당적을 유지하고 있다면 이런 입장이 민주당의 입장일 수 있는지 확인해주기를 ‘피눈물’로 바란다. 얼마 전 민주당은 여수의 기름 유출 사태 당시 현장을 찾았다가 냄새가 난다고 코를 쥐어 잡고, 그 후 기름 유출 사태의 1차 피해자는 GS칼텍스일 수도 있다는 망발을 일삼은 것을 문제 삼아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의 해임을 요구했다.

하물며 24명의 안타까운 희생자들이 있었고, 지난 대선 당시 쌍용차 국정조사를 약속하기도 했던 민주당이었다. 김대호의 이런 입장에 대한 민주당의 공식적인 진상 확인과 공개 사과, 그리고 그의 제명을 쌍용차 희생자 유가족들, 해고자들, 쌍용차 문제 해결을 염원하는 수많은 시민의 '피눈물'을 모아 요구한다. 더불어 쌍용차 국정조사와 관련한 좀 더 진정성 있는 노력을, 정리해고 요건 강화와 '김대호의 바람'처럼 비정규직 없는 사회를 위한 법 제정에 돌입하기를 요청한다.
얼마 후 3월 15일이면 그가 젊은 시절 한때 몸담았던 박영진 열사 28주년 추도식이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리고 나도 그곳에 갈 것이다. 김정우 지부장이 보석으로라도 석방된다면 매년 그랬듯 함께 가게 될 것이다. 그곳에서도 김대호 씨 관련 논의를 한다고 한다. 그가 다시 짧은 청년 시절의 김대호가 되어 자신의 몰골이 어떤 괴물이 되어 있는지를 되돌아볼 수 있기를. 새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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