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성이 있는 돈을 받았다가 돌려준 사람은 있지만 당사자는 이를 부인했다. 돈을 건넸다고 지목된 사람은 “돈 거래 자체가 일절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통장거래내역엔 이동경로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국·도·시비 9억5천만원이 투입된 청주향교 연수원 건립을 자신이 소속한 회사에 수의계약으로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청주향교 사무국장. 이번엔 A사무국장으로부터 대가성 있는 돈을 받았다는 당사자의 양심고백이 나왔다.
진천향교 전교를 역임했고 충북향교재단 이사장과 성균관 부관장을 지낸 유림 K씨. 그는 지난주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2008년 청주향교 A 사무국장으로부터 현금 2000만원을 사무실에서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때 당시는 진천향교가 진첩읍 교성리에 건물 연면적 829.86㎡ 3층 구조의 명륜회관을 건축하고 있을 때 였다고 말했다. 명륜회관 신축공사는 W건설이 맡았다. A씨는 당시 청주향교 사무국장을 맡으며 동시에 W건설의 ‘이사’ 직도 맡고 있었다.
K 씨는 “시기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공사 계약을 체결한 직후였을 것”이라며 “어느 날 A사무국장이 불쑥 찾아와 책상 위에 종이가방을 올려 놓았다”고 말했다. “이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A 사무국장은 “열어보시면 안다. 무조건 받으시라”고 말하고 사무실을 나갔다고 K씨는 기억했다.
K씨는 A 사무국장이 나간 뒤 종이가방을 열어보니 현금으로 2000만원이 들어있었다고 말했다. 사건은 그 뒤에 발생했다. A사무국장이 돈을 건넨 뒤 명륜회관 공사를 수시로 변경할 것을 K씨에게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는 “설계당시 30명이 사용할 것을 예상한 오수조 탱크 공사를 50명이 사용하는 용량으로 변경 할 것을 요구했다”며 “설명이 타당해 보여 변경을 승인해 줬다”고 밝혔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고 K씨는 회상했다. 뒤이어 이런 저런 명목으로 공사비가 증액되는 방향으로 설계를 변경할 것을 A사무국장은 그에게 요청했다고 한다.
견디다 못한 K씨가 “더 이상은 안 된다. 처음 설계대로 공사를 진행하라”며 요청을 거절하자 A 사무국장은 “왜 이러냐. 이런 식이면 곤란하다. 재미없을 줄 알아라”며 자신을 협박했다고 K씨는 밝혔다.
협박을 받은 K씨는 그제서야 건네진 돈의 의미를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3차례에 걸쳐 A 사무국장에게 받은 돈을 돌려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K씨는 그 근거로 A사무국장에게 송금한 통장내역을 제시했다.
양파껍질처럼 나오는 의혹
반면 현금2000만원을 건넸다는 K씨의 주장에 대해 A 사무국장은 강하게 부인했다. A 사무국장은 전화통화에서 “단 돈 한푼도 주거나 받거나 한 적이 없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하다못해 K씨와 돈을 빌려주거나 차입하거나 하는 일체의 금전 거래조차 없다고 부인했다.
이렇게 A 사무국장은 돈거래 의혹을 부인했지만 관련 의혹은 양파껍질처럼 계속 나왔다. 2008년 명륜회관 건립 당시 자료를 확인해 본 결과 최초 계약금액은 7억1000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설계비가 추가되고 엘리베이터 공사 등 5000만원이 증액돼 최종 7억8000만의 공사비가 소요됐다.
명륜회관의 공사가 날림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명륜회관 관리를 맡고 있는 진천향교 관계자는 건립당시부터 타일이 떨어지고 옥상에서 물이 새는 등 이런 저런 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도내 전체 향교 재산을 관리하고 있는 충북향교 재단 관계자도 “지금까지 명륜회관 하자 보수에 들어간 돈만 수 천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하자보수와 관련해 또 다른 의혹도 제기됐다. 진천향교 관계자는 “하자보수를 시행사인 W건설이 하지 않고 S건설이 했다”는 것이다. 그는 “A 사무국장에게 하자를 요청하자 S건설 연락처를 알려주었다”며 이후 “S건설 로고가 새겨진 작업복을 입은 사람이 와서 수리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 S건설은 명륜회관 건립공사와 같은 기간에 시행된 진천향교 향교회관 공사를 맡고 있었다. 향교회관 공사는 국비 1억5000만원, 도비 2억원, 군비 2억원, 진천향교 자부담 등 7억원이 소요됐다. 건축 면적도 명륜회관 보다 11㎡ 넓은 840㎡ 로 3층 구조물로 설계가 이뤄졌다.
이를 근거로 진천향교 관계자는 S건설의 공사 수주에도 A사무국장이 관여한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시행사인 W건설이 하자보수를 해야지 상관도 없는 S건설이 작업을 대행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W건설이 2년간 하자보수에 책임을 지기로 한 계약을 피하기 위해 공사를 미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충북향교재단 관계자는 “공사 완공 1년 경에 하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상하게도 큰 금액이 소요되는 공사는 2년이 지난 뒤에야 이뤄졌다”고 밝혔다.
명륜회관 건립 공사를 수주한 배경도 의혹을 사고 있다. 공사 시행사 선정당시 진천향교 유도회장은 C씨가 A 사무국장과 사돈관계였다는 것이다. K씨는 “내가 최종책임자였지만 당시 성균관 부관장과 충북향교재단 이사장직을 병행했다. 또 운영하고 있는 한약방 일을 보느라 총무국장에게 일을 맡겨 논 상태”라고 밝혔다. K씨는 총무공장에게 “W건설에 일을 맡기더라도 다른 업체의 견적을 받아서 공사금액을 낮추도록 하라”고 지시했지만 “나중에 확인해보니 그냥 W건설을 선쟁해 화를 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 사무국장은 “진천향교 측에서 공사를 해달라고 부탁해 내가 있는 회사를 통해서 오히려 저렴하게 해준 것이다”라며 “공사 수주 청탁은 말도 안되고 오히려 그쪽이 감사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붙어 있는 대지에 같은 시기에 지어진 건물이지만 공사비가 상당하게 차이가 있는 사실도 확인됐다. S사가 시행한 건물연면적 840㎡의 유교회관은 7억이 소요됐다. 반면 A 사무국장이 소속한 W사가 시행한 건물연면적 829㎡의 명륜회관은 7억8000만원이 들었다.
A씨, 동생에게 운영권 맡긴 어린이집 ‘특혜 아니다’ 반론
청주향교 사유화논란 속 사촌동생도 근무하는 사실 추가 확인돼
지난주 810호에 보도한 ‘청주향교 어린이집 특혜 논란’ 보도에 대해 A 사무국장이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어린이집 운영을 맡고 있는 동생에 대해 “스카우트해 영입한 것”이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이어 “모든 어린이집이 운영에 막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주향교 어린이집도 어려움이 있어 동생이 월급도 제대로 못 챙겨가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린이집은 청주향교에 꼭 필요한 것이다. 월급도 못 가져 가면서 운영을 해 주는 것은 봉사에 가깝다”고 말했다.
한편 A 사무국장의 사촌여동생도 청주향교에서 10년 넘게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주향교 주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A 사무국장 사촌여동생은 경리업무를 수행하며 청주향교 재산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충북in뉴스=프레시안 교류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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