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 논란이 뜨겁던 지난해 9월 16일 <프레시안>은 <뉴라이트 '괴담 교과서', 방사능만큼 위험하다>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바로 가기). 해당 교과서 저자 중 한 사람인 이명희 공주대 교수가 이에 대한 반론을 보내왔다. 반론문 게재는 서울중앙지법의 조정 결정에 따른 것이다. <편집자>
1. 뉴라이트와 교학사 교과서는 직접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동일시하여 다루고 있다.
“대다수 연구자가 뉴라이트 기피 반응을 보였다. "현대사 공부부터 제대로 하고 오라"는 건 사실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여러 연구자에게서 같은 말을 들었다. 학문보다는 정치 공세에 주력하는 뉴라이트가 마치 대등한 연구 성과를 쌓은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우려였다. … 2004년을 전후해 우후죽순처럼 생긴 뉴라이트 단체들의 역사 공세는 처음부터 학문적인 엄밀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 뉴라이트는 '이승만 살리기', '박정희 띄우기'를 소망하던 이들의 돌격대였던 셈이다. 경제 발전의 주역이자 그 과정에서 희생을 감내해야 했던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자본주의 발전이라는 결과에만 초점을 맞춰 역사를 재구성하고자 한 이들의 선봉대 역할이었다.”
위의 기사에서 “현대사 공부부터 제대로 하고 오라”라고 하는 서술은 교학사 교과서를 보도하는 기사에서 상당히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지금의 상황에서 현대사 공부를 제대로 했는지 혹은 그렇지 않았는지에 대한 판단은 누구도 하기 어렵다. 대등한 연구 성과 운운하는 사람들의 기존 연구에 대해 “그들은 학문적 입장에서 현대사를 연구한 것이 아니고, 민중운동의 일환으로 정치적 목적 하에 전략적으로 행한 것들이 많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현재의 상태에서 명백한 사실은 뉴라이트 계열의 학자 또는 지식인들이 주장하는 것과 그것을 비판하는 좌파 계열의 학자 혹은 지식인들이 주장하는 것들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뿐’이며, 서로 대립적인 주장들이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객관성과 중립성을 견지해야 할 언론의 입장에서는 어느 일방만을 신뢰하는 입장에서 보도하는 자세는 정당화 될 수 없다.
2. 종편의 일부 보도와 ‘일베’의 온라인 활동은 교학사 교과서와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을 동일한 맥락에서 보도하였다.
“2013년 한국에선 '5.18 때 북한군 600명이 광주에 침투했다'는 등의 터무니없는 주장이 방송 전파를 타고 나온다. 입에 담기조차 부담스러운 '일베'식 역사 왜곡이 온라인에서 넘쳐나는 사회다. 뉴라이트가 앞장서고 조중동이 그 뒤를 든든히 받쳐준 일련의 역사 공세는 이런 우경화의 주요 배경 중 하나다.”
교학사 교과서는 5.18 민주화운동과 북한군을 연계시키는 서술은 일체 하지 않았으며, ‘일베’의 역사적 주장과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학사 교과서 문제를 중심으로 다루는 문맥에서 공연히 종편의 일부 보도와 ‘일베’ 등 온라인 활동 단체의 문제점들을 ‘일련의 역사 공세’라는 애매모호한 표현을 사용하여 그것이 마치 교학사 교과서도 같은 맥락인 것처럼 보도는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허술하지만 치명적인 교학사 교과서, 그리고 일본 극우의 '자학 사관' 논리”라는 중간 제목은 부적절하다.
“뉴라이트의 공세가 역사학계의 연구 성과와는 거리가 멀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 교과서 역시 엄밀함과는 거리가 멀다. 솔직히 엄밀함이란 잣대가 민망할 정도다. 인터넷 짜깁기 의혹을 자초한 대목이 여럿임은 물론 기초적인 사항조차 오류투성이임이 드러나지 않았나. … 이처럼 허술하기 짝이 없지만, 더 큰 문제는 치명적인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역사 4단체의 검토 결과 등을 종합하면 이 교과서는 이승만과 박정희 친화적으로 역사를 무리하게 재구성하고, 친일파를 민족 자본가로 둔갑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일제 강점기에 이뤄진 자본주의적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소위 뉴라이트로 불리는 교과서포럼 소속의 학자들이 기존 역사학계에 대해 가한 비판을 역사학계의 연구 성과와는 거리가 멀다고 단정할 수 있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기존 역사학계에 대한 비판은 어떤 형태이든 연구에 근거한 것이다. 따라서 뉴라이트에 대한 일방의 비판을 토대로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 '치명적인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비판하는 보도를 한 것은 부당하다.
또 위 기사는 역사4단체의 검토 결과 등을 종합하면 교학사 교과서가 “이승만과 박정희 친화적으로 역사를 무리하게 재구성” 하였고, 또 “친일파를 민족자본가로 둔갑”시켰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는데 도대체 역사 4단체의 어떤 검토 결과를 어떻게 종합했다는 것인지 알 수도 없고 또 역사 4단체와는 다른 견해도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일방의 편향된 관점에서 교학사 교과서를 공격하는 것이므로 부당하다.
4. 교학사 저자들은 친일, 분단, 독재를 미화한 적이 없다. 대한민국의 성취와 발전을 긍정적으로 파악하여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교과서를 써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反군국주의에 역사학에 대해서도 ‘자학사관’이라고 말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일본 군국주의를 공산주의와 함께 ‘전체주의’의 일종으로 규정하여 비판하였다.
“교학사 교과서 저자들은 기존 교과서가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 어렵게 한다고 주장한다. 뉴라이트가 그간 친일, 분단, 독재에 비판적인 역사학계를 정면 공격해온 것의 연장선상이다. 그러나 20세기 한국사에서 자랑스러운 것은 제국주의 침략과 그에 빌붙은 친일파, 그리고 분단과 독재가 아니라 그것에 맞서 한 걸음씩 문제를 극복해온 바로 그 점이다. 그 문제들을 파고든 것이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가로막았다'고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역사에 대한 '괴담'이라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 군국주의 침략의 역사를 반성한 전후 일본 역사학에 대해 '자학 사관'이라고 공격한 일본 극우의 논리와 닮았다는 점에서도 '괴담'이다.”
위 기사는 교학사 교과서 저자들의 생각을 기존 뉴라이트 공격의 연장선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교학사 교과서 저자들은 제국주의 침략과 친일파를 기본적으로 비판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고, 분단과 독재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이는 그들 스스로 전체주의를 비판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을 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따라서 교학사 교과서 저자들이 ‘기존 교과서가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 어렵게 한다’고 주장하였다고 하여 이를 괴담이라고 규정하고 특히 일본 극우의 논리와 닮았다고 폄하하는 것은 부당한 비판일 뿐이다.
5. 교학사 교과서는 일본 후쇼사 교과서와 다르다. 일본의 사례를 근거로 교학사 교과서를 ‘방사능만큼 위험’하다고 해서는 안 된다.
“교학사 교과서를 두고 "제도권 교육 밖에서 변죽을 울리던 뉴라이트가 권력을 등에 업고 제도권 교육 안으로 들어가려" 한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일본에서는 극우 세력의 후쇼사 교과서가 제도권에 진입한 후 역사 인식 지형 전체가 조금씩 우경화했다. 한국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그런 의미에서 교학사 교과서는 허술하지만 치명적인 '폭탄'이다. 길게 보면 방사능만큼 위험한 이 교과서의 문제에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교학사 교과서는 전체주의를 부정하고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하여 한국근·현대사를 봐야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따라서 전체주의를 미화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일본의 후쇼사 교과서와 동일시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 교학사 교과서와 후쇼샤 교과서를 동일시하는 전제 위에 제기되는 평가나 우려를 기사로 보도하는 것 자체가 부당하다.
프레시안의 교학사 교과서에 대한 부당한 보도는 위의 기사만이 아니며, 다수 존재하였으나, 대표적인 것의 하나로서 2013년 9월 16일에 프레시안이 게재한 “뉴라이트 ‘괴담 교과서’, 방사능만큼 위험하다. 허술한 그러나 치명적인 '폭탄',교학사 교과서”에 대한 반론을 게재한다. 이에 비추어 독자 제현께서는 프레시안의 교학사 교과서에 대한 지금까지의 보도들을 감안하여 읽어주실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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