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내부비리와 주최 측의 갈등으로 법정분쟁을 벌여온 경남 거창국제연극제가 이번에는 연극에 사용하는 ‘기자재 무단반출’을 둘러싸고 또다시 논란을 빚고 있다.
올해 제28회 거창국제연극제를 주관한 거창국제연극제집행위원회(위원장 이종일)가 수년 동안 연극제에 사용한 각종 기자재를 자신들의 소유라며 무단으로 다른 장소로 옮겨 말썽을 빚고 있다.
29일 거창군에 따르면, 집행위 측이 연극제가 끝난 직후인 지난 15일부터 최근까지 거창국제연극제 주 행사장 내 축제극장 자재창고에 보관돼야 할 거창국제연극제 관련 조명장치와 무대 트러스 등 무려 180여 점을 거창군 위천면 모동리에 있는 개인 임대 장소인 거창연극학교로 무단 반출했다.
거창군은 그동안 보조사업 예산으로 구입한 연극 기자재인 조명장치, 무대 트러스 등 180여 점의 기자재 일체를 수승대 공연국 창고에 보관해 왔다.
문제의 기자재들은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 소유로, 지방재정법 제32조의 9(재산 처분의 제한)에 의거 거창군이 관리·감독의 권한을 갖고 있다.
군은 이번 무단반출을 지방재정법 제32조의 9에 의거 관리감독권자인 거창군수의 승인 없는 교부 목적 외 용도로의 사용·양도·교환 또는 대여에 해당하므로 무단반출이라고 판단했다.
또 집행위가 보조사업자가 아니므로 기자재에 대한 어떠한 권한(소유권·점유권 등)도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집행위원회는 '원래 우리 소유'라고 주장하고 있다.
집행위 측은 "이 기자재들은 원래 집행위원회의 소유로, 보관할 장소가 없어 지금까지 축제극장 뒤편 창고에 뒀다"며, "이제 예산 지원도 해주지 않아 우리 소유를 가져가는 것뿐"이라고 전했다.
논란의 발단은 집행위가 이 기자재 반출을 위해 일명 작전명 '하이에나 K2 작전'까지 세워 치밀하게 실행에 옮겨서부터다.
작전문서 '시설물 기자재 철수 개요' 문건에는 '8월 16일부터 8월 31일까지 전 직원과 자원봉사를 동원해 수승대에서 연극학교로 시설물 및 기자재 일체를 이동할 것', '수승대 공연국 창고(기자재 보관 창고)를 완벽하게 비울 것', '보안유지 철저' 등과 함께 집행위원장의 자필로 보이는 글씨로 뚜렷하게 '행사 중이라도 시간을 활용해 기자재 이동' 등이 명시돼 있다.
특히, 기자재를 연극학교로 이동, 적재 한 후 지붕 덮개 작업을 해야 하는지, 다른 방법이 있는지를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거창군은 연극제 관련 기자재들은 그동안 보조사업 예산으로 구입한 공용적 자산인 조명장치, 무대 트러스 등 180여 점으로,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가 수승대 축제극장 창고에 보관 관리해 왔는데 집행위가 무단 반출한 것은 불법으로, 8월 27일까지 원위치 복구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신판성 거창군 문화관광과장은 "원위치 복구 공문을 보냈는데 불응할 경우 수사 의뢰와 함께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28회 거창국제연극제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5일까지 18일간 위천면 수승대 일원에서 열렸다. 집행위 측은 내부비리와 갈등으로 거창군의 지원(8억 2000만 원)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주민과 연극인 협찬금으로 연극제를 개최하면서 규모가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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