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민주당 쇄신의 중책을 맡은 개혁특위의 논의는 지금 국민의 기대와 다른 길로 가고 있습니다. 당내 기득권의 장벽을 허물고 유능한 정치 신인들에게도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주기 위해 지난 지방선거에서 도입되었던 '시민공천배심원제도'를 배제하고 이른바 '완전국민경선'만으로 국회의원 후보를 공천하자는 주장이 당내 일각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나는 가수다'는 틀렸고, '드림 콘서트'는 옳다?
| ▲ '나는 가수다'는 실력 있는 가수들의 치열하고 진지한 경쟁과, 평범하지만 공정한 눈으로 지켜보는 청중평가단의 '집단지성'이 만나 흥미진진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프레시안(손문상) |
매년 개최되고 있는 '드림 콘서트'도 있습니다. 내로라하는 아이돌 가수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수만 명의 청중들이 찾아오는 '초대형 행사'입니다. 하지만 특정 세대에 편중된 대규모 팬클럽들이 각자 응원대결을 벌이는 '드림 콘서트'에서 '대국민 오디션'의 의미를 찾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나는 가수다'를 좋아하는 사람도, '드림 콘서트'에 열광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더 많은 사람이 온다'는 이유로 '드림 콘서트가 진짜 오디션'이라 주장한다면 그건 상식을 벗어난 궤변이고 억지입니다. '완전국민경선'만으로 국회의원 후보를 뽑자는 주장도 똑같습니다.
'시민공천배심원제'는 '문호개방'과 '공정경쟁'을 위한 진취적 대안
'국민경선제'는 한국정치사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민주당원들은 민주정부 10년의 역사를 태동시킨 이 제도에 가슴 깊이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격변하고 있는 시대정신과 젊고 개혁적인 유권자들은 더욱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문호를 활짝 열어 참신하고 유능한 인재들의 참여와 도전을 받아들이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시민공천배심원제'는 이러한 시대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민주당의 결단이었습니다.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도덕성과 실력을 갖춘 신진인사들에게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한국 정치사상 최초로 도입한 '대국민 오디션' 방식의 공천제도입니다.
물론 '시민공천배심원제' 역시 완벽한 제도는 아닙니다. 개선돼야 할 문제점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문호개방'과 '공정경쟁'이라는 더 큰 목표를 실현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보완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문제입니다. '구더기가 무서우니 장독을 깨자'는 식의 발상은 민주당의 저력을 모르는 무책임한 이야기입니다.
공천개혁은 기득권 배제와 당원권리 보장 그리고 국민에 대한 개방성이라는 3박자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어야 합니다. <시민공천배심원제>와 <당원투표> 및 <국민선거인단 투표>를 합리적으로 병행하는 '3・3・3 경선'이라는 당 개혁특위의 원안이 정답입니다.
'배심원제 배제-완전국민경선' 주장은 한나라당 기득권세력의 요구
당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배심원제 배제-완전국민경선' 주장은 그런 의미에서 구태의연하고 현실안주적인 발상입니다. 그 명분을 무어라 치장하든 결국 당 안팎의 기득권 세력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공천환경을 만들어줄 뿐입니다.
이들은 "한나라당도 142명의 소속의원 공동발의로 국회의원 후보선출에 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내놓았다"며 "대단히 중요한 상황변화"가 있다고 강변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나라당 의원들이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이 제도를 밀어붙이는 이유가 자신들의 재공천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에 대해선 의도적으로 침묵합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 2009년 1월 민주당 '혁신과 통합위원회'는 간사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의 쇄신안대로) 완전국민경선제가 기초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 공천에 적용될 경우 현역 시장군수나 국회의원이 완벽하게 재공천을 받는 기득권의 벽을 높이는 도구로 활용되어 매우 위험한 것"이며, "완전국민경선제는 기득권의 장벽을 허무는 도구로 사용되어 정치신인의 등용을 보장하는 제도여야 하는데, (시도지사나 대통령선거 경선이 아닌) 국회의원 선거에 적용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비민주적인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100% 국민경선이 결정된다면 저 역시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될 것임을 잘 압니다. 개인적인 이해만 따지면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비전과 의욕을 가진 신진 인사들의 발길이 끊어진 채 또다시 '페이퍼 당원에 의한 동원경선'이 횡행한다면 정치개혁의 희망은 사라집니다. 2012년 총선을 앞둔 민주당이 이런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수구특권세력에 대한 심판과 진보적 변화에 대한 기대로 끓어오른 국민의 관심과 기대는 돌이킬 수 없이 차갑게 식어버리고 말 것입니다.
성을 쌓는 자는 망하고, 길을 내는 자는 흥하리라!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와 민생경제, 남북관계를 회생시키는 유일한 길은 정권교체뿐입니다. 2012년 총선 승리가 그 시작입니다. 하지만 승리의 견인차가 돼야 할 민주당의 쇄신 작업이 계파정치와 공천 기득권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혼란과 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몽골초원의 지배자였던 돌궐제국 톤유크 장군의 비문(碑文)이 일깨워주듯, 구태정치의 성 안에 안주하는 정당은 외면 받고 국민의 마음속으로 길을 내는 정당만이 승리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의 담대한 자기혁신만이 국민과 함께 승리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당 개혁특위가 격변하는 시대정신과 국민의 눈높이에 걸맞은 진취적이고 합리적인 공천 제도를 채택할 것을 간절한 마음으로 요청합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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