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은 떠났어도 그가 대한민국과 무주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남겨놓은 유일한 협탁 메시지는 화마 속에서도 불사조처럼 살아났다.
세계적인 팝스타 마이클 잭슨의 2박 3일간 추억이 묻어있던 호텔로 유명해진 전북 무주 덕유산리조트 내 티롤호텔이 화마가 할퀴고 간 상처에도 불구하고, 마이클 잭슨이 무주에 남긴 사랑의 메시지는 불행 속 다행히도 훼손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티롤호텔에 따르면 지난 20일 밤 화재 직후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마이클잭슨의 '협탁 메시지'는 훼손되지 않은 것으로 호텔측으로부터 잠정 확인됐다.
마이클 잭슨이 묵었던 '501호' 세븐 서미츠 스위트룸의 경우, 화재 최초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고 있는 옥상과 가장 가깝게 위치한 객실로 객실 내 거실 일부 등이 피해를 입었지만, 마이클 잭슨이 직접 새겨 놓은 협탁의 메시지는 지난 1997년 11월 방문 당시 그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클 잭슨이 침대 옆 협탁에 볼펜 철심으로 새긴 내용은 바로 이거다. "우리 아이들을 아끼고, 구원해주십시오. 한국은 신(god)이고 무주는 사랑. 영원한 사랑을 담아(LOVE and SAVE OUR CHILDREN. KOREA IS GOD AND MUJU IS LOVE. LOVE always)라는 글귀.
화재와 함께 세상에 다시 알려지면서 재조명받게 된 마이클 잭슨의 '사랑의 메시지'가 고스란히 새겨진 이 나무협탁은 화재합동감식이 끝나더라도 마이클 잭슨 룸으로 불리는 '501호'에 그대로 남겨둔 상태에서 수리도 진행할 예정이다.
마이클 잭슨의 메시지 협탁을 그대로 남겨둔 채 수리까지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협탁이 아예 붙박이 고정형으로 설치된 물품이어서 수리 전후로 다른 보관 장소로 옮길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호텔측은 전했다.
무주리조트에 대한 투자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의 초청으로 마이클 잭슨은 97년 당시 헬기편으로 이곳에 도착한 뒤 2박 3일간을 지내다 떠났다.
당시 마이클 잭슨의 일행은 티롤호텔 5층 객실 전체를 예약한 뒤 사용하면서 국내 팬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마이클 잭슨의 퍈들로부터 시선을 한 몸에 받은 숙박시설로 널리 알려지는 홍보효과도 누렸다.
이런 이유로 티롤호텔는 초특급 객실인 '501호'를 마이클 잭슨의 방문을 기념하고 남기기 위해 '501호'를 마이클 잭슨방이라는 룸네임을 바꾸기도 했다.
이번 화재에서 호텔 내부보다는 외부가 화재로 더 피해를 입은 것은 스위트 룸과 옥상에 이어진 목재 구조물이 많이 설치돼 있었기 때문이고, 이로인해 스위트 룸이 있는 5층이 일반 객실들보다 화재에 좀 더 취약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5층과 옥상 사이 빈 공간에 기계실이 설치돼 있어 그나마 이번 화재에서 객실이 입은 피해가 최소화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가 발생한 지 이틀 째.
화마가 휩쓸고 간 티롤호텔 외부가 검은 상처로 얼룩져 있는 가운데 22일 오전 11시 30분부터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서 합동화재감식을 벌이고 정확한 화재원인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편 티롤호텔은 지하 2층에 지상 5층 규모의 특1급 호텔로 지난 1997년 1월 무주·전주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앞두고 개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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