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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윤석열, 보수궤멸 원죄" vs 윤석열 "홍준표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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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윤석열, 보수궤멸 원죄" vs 윤석열 "홍준표 때문"

고발 사주 의혹, 보수 궤멸 책임 공방전…유승민 "내가 배신자면 최순실이 충신이냐"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1차 TV 토론회에서, 윤석열·홍준표 두 주자가 정면으로 격돌했다. 두 후보는 최근의 '고발 사주' 의혹 관련 문제에서부터 문재인 정부 초기까지의 '보수 궤멸' 책임론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홍준표 "적폐청산 수사 사과해야"…윤석열 "보수 궤멸이 수사 때문인가"

홍준표 의원은 16일 토론에서, 자신이 주도권을 쥔 토론 순서가 되자 맞상대로 윤석열 전 총장을 지목한 뒤 "정치권에 들어오기 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팀장을 하며 박 전 대통령을 구속시킨 공로로 5계단을 뛰어넘어 서울중앙지검장을 했다"고 공세를 폈다.

홍 의원은 "보수진영 궤멸에 앞장서서 1000여 명을 소환조사하고 200명을 구속하고 그중 5명이 자살했다"며 "당에 들어올 때 당원이나 국민에게 사과라도 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했다.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이 언급한) 5명이 누구냐? 그렇게 많은 분들이 그 사건(수사)와 관련해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하며 "당시에 검사로서 맡은 소임을 했고 법리와 증거에 기반해 일을 처리했다. 제가 검사로서 한 일에 대해 사과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2차 주도권 토론에서도 "윤 전 총장에게 '보수 궤멸'의 원죄를 묻는 것은, 제가 당 대표를 할 때 자고나면 (당 사람들이 검찰에) 불려 가고 어떤 사람은 23번도 불려가서 '(박 전) 대통령과 관련돼 있다'고 불면 풀어준다고 이렇게 잔인하게 수사했기 때문"이라고 재차 공세를 폈다.

윤 전 총장은 "검찰 수사가 보수 궤멸을 시켰다고 하는데, 궤멸이 이것(수사) 때문에 된 게 아니고 홍 후보가 당 대표를 하실 때 2018년 지방선거가…(문제)"라고 반격했다. 윤 전 총장의 답변 뒷부분은 홍 의원이 '주도권'을 발휘하면서 잘렸다.

윤 전 총장은 "저는 아주 오래 전부터 수사를 해오며서 여당이든 야당이든 의원들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준표 "우리 캠프 관련 없으면 사과해야지"…윤석열 "우리가 퍼뜨린 게 아냐"

두 후보 간의 설전은 최근 윤 전 총장 측이 '고발 사주' 의혹 제기의 배경으로 사실상 홍준표 캠프를 지목한 일로도 번졌다. 윤석열 캠프는 박지원 국정원장 등을 공수처에 고발하면서 "특정 선거캠프 소속의 동석자가 있었다는 다수의 의혹 제기 내용이 있었다"는 내용을 고발장에 기재했다.

홍 의원은 이를 두고 "그 캠프가 어디냐"고 따져 물었고, 윤 전 총장은 이에 대해 "제가 고발 절차에 관여를 안 했지만 '특정캠프 소속'이라는 얘기를 전혀 한 게 없는 것으로 안다", "금시초문이다"라고 부인했다.

홍 의원이 "우리 캠프가 관련이 없다고 밝혀졌으면 사과해야 하지 않느냐"고 하자 윤 전 총장은 "우리 캠프 사람들이 어디 가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모르겠다"고 한 발 물러서면서도 "'성명불상자'는 박 국정원장과 제보자 두 사람만으로는 (사건 성립이) 될 수 없기에 (기재)한 것이고, 수사가 시작도 안 했는데 뭐가 어떻게 밝혀졌다는 말씀이냐"고 반격했다.

홍 의원이 "(윤석열 캠프의) 국회의원 2명과 검사(출신) '허접한' 이가 여의도 기자들에게 다 퍼뜨려 가지고 (홍준표 캠프 간부에게) 전화를 100통 이상 받게 하느냐"고 항의하자 윤 전 총장은 "우리가 퍼뜨린 게 아니고 그게 퍼져 있기 때문에 성명불상자를 고발장에 기재한 것 아니겠느냐"고 사실상 홍준표 캠프 관계자를 겨냥했음을 인정했다.

'성명불상자 고발' 문제는 하태경 의원도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저희들이 성명불상자를 지목한 것은 정치권인지 정보기관 사람인지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박 원장과 제보자) 두 사람으로 완결될 수 있는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반드시 끼어 있을 것이다'라고 해서…(고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유승민 전 의원이 "손준성 검사와 대검 간부가 서류를 만들어 전달한 게 사실이면 사퇴하겠느냐"고 하자 "제가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최측근 아니냐"는 이어진 질문에는 "그렇게 볼 수는 없다. 대검 간부는 다 최측근이냐"고 했다.

'부정선거 음모론'…윤석열·홍준표 다른 반응 눈길

이날 토론회에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두 주자에게 '4.15 총선 부정선거 음모론'을 강하게 주장했는데, 이에 대한 두 사람의 다른 태도도 눈길을 끌었다.

홍 의원은 황 전 대표의 주장을 정면으로 상대하지 않으며 "지난 총선 때 저는 황 대표한테 쫓겨나서 무소속으로 출마를 할수밖에 없었다. (지역구를) 3번이나 쫓겨다녔다"면서 "이건 황 대표가 책임지고 규명해야 할 사안 아니냐"고 선을 그었다.

황 전 대표가 투표용지 사진을 제시해도 "저는 그 투표용지를 본 적이 없다"고 피해 갔고,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라"는 요구에는 "관심 갖고 보겠지만 이 문제는 황 대표가 결정하고 대응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끝까지 거리를 유지했다.

반면 윤 전 총장은 "저도 검찰총장 시절에 4.15 총선 결과를 지켜보고 (황 전 대표가) 말씀하신 대로 종로구에서 동별로 (득표) 비율이 비슷하게 나오는 것이나 사전투표에서 비율이 일정한것에 대해 통계적으로 볼 때 의문을 가졌다"고 공감을 표하며 "그렇지만 당사자들이 빨리빨리 소송을 걸어 어떤 물증이 나와야 법적인 조치가 있을 수 있는데, 제가 재직 중에는 소송하신 분도 없고 소송을 걸어도 결과가 나오지 않고 지연됐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황 전 대표가 제기한 구체적 의혹 내용들에 대해서는 "제가 근자에 정치에 입문해서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그부분에 대해 관심을 갖지 못했다"며 "잘 검토를 해보겠다"고 답변했다.

ⓒTV조선 방송화면 갈무리

홍준표 "조국 수사는 과잉수사"…유승민 "내가 배신자면 최순실이 충신이냐"

이날 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 술 한 잔 사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한 네티즌 질문을 사회자로부터 전달받기도 했다. 정치적 반사 이익을 얻은 것 아니냐는 요지였는데, 윤 전 총장은 이에 대해 "많은 분들이 저렇게 생각하시는데 저도 크게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답변하고 웃었다.

윤 전 총장 본인과 가족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조국 전 법무장관 가족 수사 때만큼 엄하게 수사했다면 버틸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조국 교수 관련 사건은 가족 다 해서 몇 달 안 했다. 그런데 저희는 1년 6개월 넘게 반부패부를 동원해 얼마의 인력이 투입되는지도 모르게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뭐 별로 나온 것도 없다"며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 계속하는 게 아닌가"라고 했다.

반면 홍 의원은 '조국 사태' 수사에 대해 "과잉수사를 했다. 전 가족을 도륙하는 수사는 없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또 윤 전 총장에게는 "경제·안보·복지·노동 등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닌데, 6개월 전에 대통령 될 결심을 한 분이 대통령 자격이 된다고 생각하느냐"(유승민)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각종 정책 질의가 집중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풀어야 할) 가장 문제되는 규제가 어떤 것이냐"(최재형)라는 질문에는 "인허가 관련 규제가 많고, 금융산업만 봐도 자본시장법 하나만 잘 정리마면 약 80만 개의 양질 일자리가 나올 수 있다"고 답했다.

"정부가 블록체인, 암호화폐에 과세하겠다고 하는데 찬성이냐 반대냐"(원희룡)라는 질문에는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이익을 본 사람에게 과세하는 게 맞다"면서도 "정부가 과세권을 행사하려면 소득 발생의 기저·제도를 만들어 주는 게 우선이다. 현재 상태에서의 과세는 반대"라고 했다.

"1일 1망언이다. '손발을 사용하는 노동은 아프리카에서나 한다'고 해서 젊은 세대가 '나는 아프리카인이냐', '자벌레처럼 몸통만으로 일하냐'고 하고 있다"(홍준표)라는 질문에는 "그것은 산업의 국제 분업화 때문에…(생긴 양상을 설명하려던 것)"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배신자는 또 배신한다'는 네티즌 질문을 사회자로부터 전달받고는 "배신자라는 것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는데, 한 번도 나라와 국민을 배신한 적 없다"며 "제가 배신자면 최순실이 충신이냐"고 강하게 받아쳤다.

유 전 의원은 홍 의원에게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춘향이가 아닌 향단이다', '잡범이다', '탄핵당해도 싸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질문했는데, 홍 의원은 "박 전 대통령 문제는 유 후보가 나에게 물을 자격이 없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유 전 의원이 2017년 대선 당시 들고 나온 공약들인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법인세 소득세 인상' 등을 열거하며 "보수 대선후보가 밝히기에는 너무 좌파적 색깔이 있다"고 하는 등 연일 강경 보수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 전 감사원장은 이날 오전 "상속세의 전면 폐지를 공약한다"며 "국가가 세금이라는 이유로 기업의 경영권과 중산층의 정당한 부의 승계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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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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