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선거캠프 출신 이병태 전 카이스트 교수 영입설과 관련, '이 전 교수는 선대위 보직 없이 이재명 후보에게 조언을 할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중앙선대위는 13일 오후 공지에서, 이 전 교수가 "선대위 직(직함)에 연연하지 않고 나라의 통합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이재명 후보의 정치가 성공하도록 언제든 조언을 할 것"이란 입장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이 전 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캠프에 조인(join. 합류)한다. 주류 경제학적 이야기를 이 후보에게 전하고자 한다"며 자신에 대한 민주당의 영입 시도와 이재명 캠프 합류 사실을 밝혔다.
이 전 교수의 글은 특히 이 후보가 당일 홍 시장을 향해 "홍준표 선배님의 국가경영의 꿈, 특히 제7공화국의 꿈, '좌우 통합 정부를 만들어 위기를 극복하고 전진하자'는 그 말씀에 깊이 공감한다"고 손을 내민 직후 나와 눈길을 끌었다. 앞서 당이 권오을·이석연·이인기 등 보수진영 출신 인사를 영입한 것과 같이 통합인선을 위한 '우클릭' 영입시도가 있던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이후 이 전 교수의 과거 '친일 발언 논란'과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막말성 공격으로 영입 적절성 논란이 일자, 선대위 보직이 없는 '외곽 합류'로 영입 방향이 변경된 모양새다. 앞서 이날 오전엔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이 전 교수 영입 여부에 대해 "캠프 안팎에서 이러저러한 얘기들이 있던 건 맞는 것 같다"면서도 "지금 상황에서 결정된 건 없다"고 일단 선을 그은 바 있다.
조 대변인은 다만 이 전 교수에 대한 영입 시도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면서도, 이 전 교수라는 인물 자체에 대해선 "여러가지 경험과 경력을 갖고 있고 최근 내란 사태에 대해서는 비교적 분명하게 본인 소신을 밝힌 걸로 안다"며 "특히 시장경제에 대한 확고한 나름의 철학이 있는 분"이라고 긍정적 평가를 했다.
이 전 교수는 지난 2019년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보복성 수출 규제를 시행했을 당시 페이스북에 "친일은 당연한 것이고 정상적인 것이다. 반일이 반대로 비정상"이라고 적어 친일 논란이 일었다. 또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치매인가 정신분열증인가"라고 원색 비난을 하는가 하면, 세월호 참사 추모 행사에 대해서도 "이 사회의 천박함의 상징"이라고 해 잦은 설화를 일으켰다. 지난 2021년엔 성추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가 이듬해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
연일 '국민 통합'을 강조하는 이 후보는 앞서 '보수 책사'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이명박 정부 법제처장 출신의 이석연 전 처장과 한나라당 출신 이인기 전 의원 등을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하는 등 보수로의 확장을 위한 포석을 시도한 바 있다.
다만 이인기 전 의원의 경우에도 과거 용산 참사를 '자살 폭탄 테러'에 빗대어 표현하는 등 막말을 쏟아내고 참사의 책임을 피해 철거민에게 돌린 인물이어서 지지층 일각으로부터 반발이 나왔다. 진보진영에서도 "용산 참사 막말 이인기 영입이 이재명 후보의 국민 통합인가"(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후보)라는 등 지적이 이어졌지만, 이 후보는 지난 2일 강원 인제군을 방문한 자리에서 "사람이 완벽하면 가장 좋겠지만 모두가 조금씩 부족하지 않겠나"라고 인선을 강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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