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자의 배우자인 설난영 씨가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법인카드를 쓰지 말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김혜경 씨를 저격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김 후보자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시절 영업일 기준 사흘에 이틀 꼴로 약 4800만 원 가량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4일 OTT 플랫폼 중 하나인 '쿠팡플레이'의 <SNL 코리아 시즌7>에 출연한 설 씨는 고객을 응대하는 상황극에서 김혜경 씨의 대역으로 나선 배우와 포옹하며 "법카(법인카드의 줄임말) 쓰지 마세요, 앞으로는"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법카로 사 먹은 김혜경 여사'와 '명품백 받은 김건희 여사' 중 내조를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꼽으라는 질문에 둘 다 못한 것 같다면서도 김혜경 씨를 지목하며 "그것(법인카드)은 우리 국민들의 세금 아닌가. 국민의 세금으로 자기 물품을 구입하는 건 아니다. 나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혜경 씨는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지난 2021년 8월 2일 서울 모 식당에서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 배우자 3명, 본인의 운전기사및 수행원 등 모두 6명에게 경기도 법인카드로 10만 4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지난해 2월 14일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 받았다. 이후 지난 5월 12일 열린 항소심에서도 원심 판결이 유지됐다.
설 씨의 법인카드 언급은 이같은 김 씨의 유죄 판결을 공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설 씨의 배우자인 김문수 후보자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시절 22개월 동안 월평균 222만 1295원에 해당하는 법인카드를 사용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이 경사노위로부터 제출받은 김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보면, 김 후보자는 2022년 10월 5일부터 2024년 7월 31일까지 4886만8500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김 후보의 경사노위 위원장 시절 법인카드 사용 횟수는 총 365회, 결제일은 310일인데, 그의 경사노위 위원장 시절 근무일은 458일이었다. 이에 3일 중 2일은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카드 집행 내역에 명시된 사유를 보면 노동 현안 관련 간담회, 위원회 업무추진 관련 논의, 현안 관련 의견 수렴, 언론사 관계자 간담회, 노조 관계자 간담회 등이었다. 그런데 실제 김 후보가 위원장 재직 중 경사노위 본위원회 회의 횟수는 총 3회였는데, 그나마도 두 번은 서면 회의였다.
이 의원이 제출받은 2022~2023년 김 후보자 소득금액증명원을 보면, 해당 기간 김 후보자는 총 1억 2190만 원의 기타수입을 올렸다. 노동부는 이 기간 기타수입의 95% 이상이 경사노위에서 지급한 위원장 직책수당이라고 이 의원실에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8월 18일 경사노위는 김 위원장이 "단 한 푼의 법인카드도 부정 사용한 적이 없다"며 "김 전 위원장은 내부회의 및 업무지시, 각종 간담회 주재, 관계기관 방문, 업무 관련자 면담 및 의견 청취 등 대내외 다양한 형태의 직무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기획재정부의 업무추진비 집행지침에 따라 (법인카드를) 정당하게 사용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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