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향하는 탄소중립 국가전략에 부합하기 위해 새만금의 자연을 복원하는 역간척에 나설 경우 'K-블루카본 이니셔티브'로 지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 주장이 국회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해양생태학자이자 국회의원 출신의 제종길 박사(전 안산시장)는 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원택 의원실과 한국해양정책학회가 공동 주최한 '새만금 지속가능개발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블루솔루션 관점에서 찾아본 새만금 해법'과 관련한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블루카본(blue carbon)'은 염생습지와 해초류 등 세계 해안가의 해양 생태계에 의해 흡수되는 탄소를 뜻한다. 즉 숲과 같은 전통적인 육상 생태계가 아닌 해안 해양 생태계를 통해 고정되는 탄소를 나타낸다.

제종길 박사는 이날 "새만금사업 개발에 '자연기반해법'을 적용해 재검토해야 한다"며 "새만금지역은 산업과 관광·농업 개발을 목표로 했지만 초기 기대와 달리 경제적 성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는 평가도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기업이 입주했지만 전체적인 개발 속도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서 지역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적다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방조제 건설로 인해 해양생태계 변화를 거치면서 수산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제종길 박사는 "수질오염 문제도 지속해서 제기되었으나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수유통 확대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을 뿐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간척사업으로 인해 기존 어업 중심의 지역경제가 변화하면서 새로운 산업과 관광개발이 시도되고 있지만 당시 중앙과 지방정부가 주장했던 어떠한 성과도 이루어내지 못했고 애꿎은 지역 어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전에 가치를 무시했던 자연과 인공식생대의 환경가치를 수용하면 새만금 일대는 그 자체로 국제적으로 좋은 사례로 부각될 뿐만 아니라 탄소중립을 지향하는 국가목표에도 이바지하게 된다"며 "마지막 단계인 철새도래와 자연경관 개선 등으로 생태관광객과 연구자들의 방문이 늘게 된다"고 강조했다.

제종길 박사는 "그때쯤에 적극적으로 해안도시를 환경친화적으로 개발하면 된다"며 "해수를 적절하게 유입하면 자연적으로 생물들이 복귀한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제종길 박사는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대응 수단인 블루카본 생태계의 확보와 보전에 명분이 있으니 역간척의 명분도 있다"며 "역간척 또는 자연복원 한 사례에서 모두 성과가 나타나면 관광객과 연구자들이 찾아온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블루카본 생태계 확장은 해양에서의 '자연 기반 해법'인 블루 솔루션"이라며 "정부가 지향하는 탄소중립 국가전략에도 잘 부합하고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권고하는 대응 수단이니 이제 시작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제종길 박사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우리나라 지리적 특성과 광활한 갯벌을 가졌으나 블루카본으로 인정되는 주요 탄소흡수원이 없거나 적어 블루카본 인정량은 매우 저조하다"며 "그러므로 새만금 간척지가 중요하고 크게 부각될 수 있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회복단지가 구성되면 블루카본 정책을 주도하는 곳이 되어 새만금을 '국가 블루카본 시범지구' 또는 'K-블루카본 이니셔티브’로 지정받을 수도 있다"며 "한국형 블루솔루션 실증지구로서 기후위기 대응과 생태전환의 글로벌 모델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제종길 박사는 또 "국제기구와 연계한 블루카본 인증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이 분야를 선도할 것을 제안한다"며 "그렇게 되면 해양생태계 회복에 따른 수산자원과 관광자원이 재형성되어 생태관광과 녹색산업이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성윤 의원, 박희승 의원 등 전북 출신 현역 의원도 대거 참석해 큰 관심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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