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는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저의 작은 힘이라도 보탤 기회를 줄 것을 고개 숙여 부탁한다"며 여야의 인준 협조를 요청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시작한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인수위원회 없이 맨바닥에서 맨손으로 시작한 정부가 빠르게 대한민국을 안정적 궤도로 올려놓기 위해서는 여야를 비롯한 정치권의 협조가 꼭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자는 "빛의 혁명을 통해 출범한 이재명 정부 첫 국무총리로 지명돼 이 자리에 섰다"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역사적 소명을 다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총리로 지명된 이후 지난 20여 일 동안 청문회에 성실히 임할 준비를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새 정부가 어떤 방향과 속도로 일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오늘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며 제 정책적 비전과 구상도 함께 점검받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어 "오늘 이 청문회가 정부의 조속한 안정과 출발을 위한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며 "오늘 인사청문회를 통해 저에게 국무총리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항상 경청하고 소통하는 자세로 그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또 "경청하는 소통형 총리가 되고자 힘쓰겠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사 정신을 따라 저 역시 '모두의 총리'로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겠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8분간 이어진 모두발언 동안 "일할 기회를 달라"고 여러 차례 당부했다. 다만 야당으로부터 줄곧 제기된 불투명한 재산 증식 경위 등 의혹에 관해서는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야당은 즉시 반발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후보자는 '묻지 마 청문회'를 만들었다. 야당 간사로서 유감"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이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상 초유의 증인 없는 청문회"라고 날을 세웠다. 배 의원은 김 후보자의 자료 제출 거부, 개인정보 미동의 등 문제를 언급하며 "쟁점을 제대로 설명하는 알맹이 있는 자료는 전무하다"고 비판했다.
청문회 일정 연기 필요성을 함께 거론한 배 의원은 "지금 중요한 건 후보자와 가족 등 관련자들에게 청문회에 필요한 개인 정보 동의서를 오늘 오전 중 모두 사인하게 하는 것이다. 후보자의 다짐을 받아달라"며 이종배 특위 위원장을 향해 "이행이 안 된다면 특단의 조치를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황교안, 이완구, 정홍원 전 국무총리 후보자도 과도한 사생활 침해에 해당하는 경우, 타인 자료 또는 자료가 존재하지 않은 경우에 대해서는 자료를 제출하거나 동의하지 않았다. 동일한 규정, 원칙에 따라 자료를 제출했고, 그렇지 못한 부분은 (제출하지) 못했다"며 "자료를 안 내면 제기된 문제, 의혹에 동의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데 그 문제는 제 의지와 별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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