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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단 사퇴하고 전공의들 정부에 대화 촉구…의정 갈등 새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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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단 사퇴하고 전공의들 정부에 대화 촉구…의정 갈등 새 국면

"이제는 외교관 필요" 전공의 단일대오 균열에 朴 "모든 직 내려놓는다"

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맞서 전공의 파업을 주도하며 강경하게 대응해 온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새 정부 출범 3주 만에 사퇴하면서 장기화된 의정 갈등에 새 국면이 펼쳐질지 주목된다.

박 위원장은 24일 대전협 대의원, 대한의사협회 대의원들이 소속된 온라인 대화방 등을 통해 "지난 1년 반 최선을 다했지만 실망만 안겨드렸다"며 "모든 직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것이 내 불찰"이라며 "모쪼록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학생들 끝까지 잘 챙겨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지난 2023년 9월 대전협 회장으로 선출된 박 전 위원장은 지난해 2월 윤석열 정부가 의대 증원 계획을 밝히자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 대전협에서 비대위원장을 맡아 왔다. 지난 1월에는 의협 부회장까지 겸임하며 의대 증원을 골자로 한 ‘의료 개혁’ 반대 투쟁의 선봉 역할을 맡아왔다.

그는 특히 정부가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를 위해 지난 5월 전공의 추가 모집을 허용했음에도 "아직 때가 아니"라며 강경 대응 지침을 이어왔다. 그러다 지난 6.3 대선에서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전공의들 사이에서 박 위원장이 추구하는 강경 일변도 노선을 변경해야 한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원광대병원 사직 전공의 30여 명은 지난 19일 최근 박 위원장을 향해 "그간 전공의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날치기 의정 합의'가 없도록 노력해오셨을 비대위원장님의 노력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도 "지금 대전협의 의사소통 구조는 누군가가 보기에는, 우리가 비난했던 윤석열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의사소통 방식을 지적했다. 같은 날 서울시 사직 전공의 200여 명은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에게 9월 복귀를 희망한다는 내용의 의견을 모아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처럼 전공의 조직 내부에서 균열이 생기자, 박 위원장은 지난 23일 "현재 정부의 보건 의료 책임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당장 복귀 여부를 결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내부 단속에 나섰다.

그러나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는 "대선 이후 대전협 비대위 행보는 많이 실망스럽다. 이제는 전쟁에서 진격할 장수가 아닌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할 외교관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공개 저격하는 등 박 위원장에 대한 전공의들의 불만이 더욱 팽배해지자, 박 위원장은 결국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 위원장 사의 표명 직후, 고려대의료원·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전공의들은 정부에 대화를 촉구하는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작년 2월, 윤석열 정부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정책을 발표했다. 밤낮없이 환자 곁을 지켜온 전공의들은 정부에 합리적 근거와 충분한 논의 과정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강압적인 업무개시명령과 진료유지명령으로 대응했다"며 "올바른 의료를 위해 끝까지 목소리를 낸 전공의들은 결국 처단의 대상으로 내몰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정부는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 이재명 정부는 전임 윤석열 정부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신뢰를 다시 쌓고 국민, 현장 전문가와 의료 정상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대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아울러 '대전협 임시 대의원총회 개최의 글' 공지를 띄우고 "새로운 정부와의 건설적인 대화와 투쟁 지속을 통해 붕괴된 의료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시급하다"면서 새로운 비대위 구성을 위한 임시 대의원총회를 오는 26일과 28일 열기로 했다.

▲사퇴 의사를 밝힌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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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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