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옥중에서 한 통의 편지를 보냈다. 지병으로 별세한 최홍엽 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을 추모하는 서신이다. 조 전 장관과 고인은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 인연을 맺은 40년 지기이자, 한국 민주화운동의 한 페이지를 함께 쓴 동지였다.
고 최홍엽 의장은 지난 8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61세. 그는 생전 조선대 법사회대학 교수, 광주에너지전환네트워크 대표, 전남지방노동위원회 심판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지역 노동·환경운동에 헌신한 인물이었다. 특히 노동법 전문가로서 노동 약자의 권익 보호에 앞장서 온 이로 평가된다.

조 전 장관은 "조간신문에서 부고를 듣고 충격으로 한동안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며 "세상의 소금 같았던 벗"이라 표현했다. 그러면서 "이곳에서나마 광주 쪽을 향해 절을 했다"고 깊은 애도를 전했다.
또한 고인을 "1980년대, 기피·위험 학문이었던 노동법을 전공한 벗, 모두가 서울을 지향하던 시절 고향 광주로 내려갔던 벗, 정치보다 자치를 중시하고 높은 곳보다 낮은 곳을 택한 벗"이라고 회고했다.
이어 "내가 고초를 겪던 시절, 찬찬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보내준 위로와 응원을 잊을 수 없다"고도 했다.
조 전 장관은 편지 말미에 "자유를 찾게 되면 담양에 있는 벗의 묘역을 찾아 술 한 잔 올리겠다"며 이별을 고했다.
한편, 최홍엽 의장의 장례는 시민사회장을 바탕으로 진행됐으며 광주·전남 시민사회와 노동계 인사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그는 끝까지 지역에 뿌리내린 실천적 지식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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