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국회의원들의 목소리와 당원들의 목소리가 일치되도록, 수렴되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보인 '당심'과 '의심'의 불일치를 지적한 셈이라 눈길을 끌었다.
정 대표는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을 대상으로 취임 인사를 하며, 지난 8.2 전당대회 결과에 대해 "'당원주권 시대를 열어라', '더 당원주권을 확대하라'는 당원들의 명령이었다"고 평하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민주당 당대표 선거 과정에선 정 대표가 당원들에게 큰 지지를 얻어내며 '당심' 후보로 평가됐지만, 현역 의원들의 지지는 경쟁자였던 박찬대 후보에게 몰려 두 후보의 대결이 '당심 대 의심'의 구도라는 평이 나왔다.
정 대표는 지난 2일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취임이 확정된 후 "당심과 여의도의 마음은 일치하지 않는다"며 '여의도 민심'을 중점적으로 다룬 언론의 보도경향을 "선거공학·정치공학·언론공학"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다만 정 대표는 이날 "박찬대를 지지했든 정청래를 지지했든 우리는 한 가족 한 팀"이라며 "정청래를 지지하지 않았다고 하여 불이익을 받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서도 "당·정·대가 원팀이 되어서 어떻게 해서라도 이재명 정부를 성공시켜야 한다", "당에서 (정부를) 강력하게 뒷받침하라, 이것이 또한 국민의 명령"이라는 등 당정일치 기조를 내세웠다.
정 대표는 이날 의총 직전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접견한 자리에서도 "전대 직후에 이 대통령께서 직접 저에게 전화를 주셔서 독려해주셨다", "당·정·대 원팀을 만드는 데 솔선수범하겠다"고 강조했다.
우 수석 또한 이 자리에서 "대통령께서 (본인이) 대표로 계실 때 '그 누구보다도 가장 큰 도움을 받은 최고위원이었다'고 (정 대표를) 회상했다"며 "일이 있을 때마다 국민들한테 상의해서 원팀으로 성과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정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신청으로 이목이 끌린 개혁법안 본회의 상정 순서에 대해서는 "언론개혁과 관련된 방송3법이 맨 앞에 상정돼서 처리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필리버스터는 24시간 동안 종료 투표 없이 진행할 수 있고, 7월 임시국회의 회기는 오는 5일 종료되므로 처리 순서 가장 앞의 1개 법안을 제외한 나머지 법안들은 자동으로 8월 임시국회로 이전될 예정이다. 모든 개혁입법에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는 정 대표가 방송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셈.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법안 처리 순서가 이같이 결정된 배경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새로 오신 당대표께서 언론개혁에 대한 큰 의지가 있으셨기 때문에 방송법을 먼저 처리하기로 결정이 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정 대표가 이날 오전 한정애 신임 정책위의장에게 직접 "A안 B안을 만들어서 보고하라"고 요청한,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 등 세제개편안에 대해선 '완화' 기조가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백 대변인은 "의총에서 세제개편 논의가 있진 않았다"면서도 "다만 당대표께서 (세제개편안이) 이대로 올라가는 것보다는 '국민 여론이 반영된 새로운 안을 마련해 오라'고 주문을 했기 때문에 새롭게 논의가 될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31일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을 종목당 보유금액 '50억 원 이상'에서 '10억 원 이상'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세제개편안을 발표했고, 직후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여권 내에선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과 '강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해왔다.
정 대표가 '국민 여론을 반영'한 새로운 개편안을 주문했다는 것은, 결국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을 상향하는 방식의 완화안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에선 해당 주제에 대한 당내 이견들을 두고 "당내에서는 이렇다 저렇다 공개적으로 논란을 하는 건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일종의 '함구령'을 주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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