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1960년 대선캠프는 현대 선거캠프의 효시로 꼽힌다. 케네디의 캠프는 그해 9월 처음 도입한 TV토론을 활용해서 케네디를 젊고 잘생긴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으로 부각시켰고, 역대 최연소 당선을 이끌었다. 44대 대통령으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만든 버락 오바마의 2008년 대선캠프는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모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했다."
윤석열의 탄핵으로 예정에 없던 대통령선거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치권의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2026년 6월에 있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향한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고, 전국의 수많은 예비 후보자와 그들의 참모진은 승리를 향한 밑그림을 그리는 데 여념이 없다. 무려 4100명이 넘는 당선인을 배출하는 지방선거는 대선이나 총선과는 또 다른 복잡성과 치열함을 내포한다.
2010년 강원도지사 선거,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2012년 총선과 대선, 2018년 강남구청장 선거, 2023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2025년 대선 등 우리 정치사에서 한 획을 그었던 굵직한 선거에서 기획·공보·언론 파트를 맡았던 선거 전문가의 실전 노하우가 담은 책이 나왔다.
<지방선거 승리의 선거캠프>(이기호 지음, 삼인 펴냄)에서 꼽는 선거 승리의 핵심은 '선거캠프'다. 저자는 후보자 개인의 역량만으로 당선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고 단언한다. 이제 선거는 후보자를 중심으로 참모진과 선거사무원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선거캠프'라는 유기체가 얼마나 기민하고 효율적으로 가동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진보든 보수든 선거 과정은 똑같지만 결과가 다른 이유는 바로 이 선거캠프를 누가 먼저, 그리고 더 제대로 조직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수많은 선거 현장에서 검증된 경험에 근거한다.
이 책은 단순한 이론서가 아니라, 경험이 부족한 참모들을 위한 '선거캠프 실전 매뉴얼'로서 가치가 크다. 저자는 1년을 기준으로 D-365일 후보자 세팅부터 D-300일 선발대 세팅, D-180일 1차 캠프 세팅, D-120일 2차 캠프 세팅, D-90일 경선, D-30일 본선, 그리고 D-데이까지 총 7부 21장으로 선거 과정을 단계별로 상세하게 제시한다. 단순한 시간의 흐름을 넘어, 각 단계별로 후보자가 스스로 점검해야 할 체크포인트, 선거 분석 및 전략 수립, 선발대와 캠프 세팅, 각 팀별 역할, 메시지 전략과 위기관리, 온·오프라인 조직 운영, 창의적인 유세의 필요성 등을 꼼꼼하게 다룬다.
저자는 "포지티브는 네거티브보다 힘이 세다"고 강조하면서 시종일관 예의와 진심을 갖춘 캠페인의 중요성을 말한다. '웃는 캠프', '웃는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더 큰 울림을 줄 수 있다는 믿음이다. 정치인에게 선거는 때가 되면 반복적으로 치뤄야할 시험이다.
또 선거 승리를 위한 기술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기술적으로 유권자의 30%를 확보하면 이긴다"며, "그 30%를 잡기 위해 10%에 집중해야 한다"는 저자의 통찰은 선거 전략 수립에 있어 매우 중요한 지침으로 보인다. 저자는 "비상한 시기는 비상한 운영을 요구한다"며 소수 인력으로 마치 국가를 운영하듯 캠프를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급변하는 선거 환경 속에서 민첩하게 대응해야 할 현대 선거캠프의 운영 방식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선거캠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그 조직 방법을 구체적이고 단계별로 제시한다는 점이다. 지방선거, 국회의원 선거, 전당대회, 그리고 대선까지 모든 종류의 선거에서 승리에 기여한 저자의 풍부한 경험은 책의 내용을 더욱 설득력 있게 만든다. 급박한 상황에서 빠르게 참고할 수 있도록 핵심만 정리한 27개 '체크리스트'는 이 책의 실용성을 극대화한다.
선거는 '2등'이 없는 전쟁터다. 2등보다 단 한 표라도 더 얻는 것이 승패를 가른다. 이 책은 바로 그 '한 표'를 얻기 위한 방법을 A부터 Z까지 알려주는 가이드북이다. 2026년 지방선거에서 당선인이 되고 싶은 후보자, 그리고 그들의 곁에서 승리를 위해 뛰는 모든 참모진에게 필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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