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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원로들, 정청래에 쓴소리…정세균 "당원만 보고 정치해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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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원로들, 정청래에 쓴소리…정세균 "당원만 보고 정치해선 안 돼"

문희상 "과유불급", 박병석 "국민통합", 이용득 "악마와도 손잡아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를 만난 당 상임고문단 원로들이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돼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집권여당은 당원만을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정세균 전 총리)라는 등 쓴소리 섞인 충고를 건네 눈길을 끌었다.

정세균 전 총리는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상임고문단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최근 민주당이 당원 중심의 정당으로 많이 발전을 했다. 당연히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되고 거기엔 공감을 한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정 전 총리는 "당원이 아닌 국민 여러분의 뜻을 어떻게 수렴하고 받들 것인가 하는 노력도 (정 대표가) 함께 만드셔야 한다", "당원이 아닌 국민들로부터도 존중을 받고 함께 하는 그런 정당으로 발전해 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당대표 취임 이후 대야 강경기조로 일관하며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정 대표의 노선에 대해 우회적인 비판의 뜻을 전한 셈이다. 정 대표는 앞서 전당대회 국면에서부터 '당심'을 강조해왔고, 당대표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선 '당심과 민심이 다를 땐 어떻게 할 텐가' 묻는 질문에 "당심과 민심이 다르지 않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정 전 총리는 특히 "윤석열 정부가 파멸한 근저에는 '정치 실종'이란 원인이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고 제일 먼저 여러 정당 대표들을 만났고, 원내대표들하고 점심을 하는 등의 노력은 '우리는 윤석열 정부와는 다른 정치를 하겠다', '다른 방식의 국정운영을 하겠다'라는 표시"라고 했다.

정 전 총리는 오는 15일 8.15 광복절을 맞아 정부가 기획하고 있는 광복80주년 '국민대표 임명식' 행사와 관련해서도 "일부의 국민들만 참여하거나 또 일부 국민들만 지지하는 임명식이 된다면 그 의미가 반감되지 않겠느냐"라며 "국민임명식이 모든 국민과 함께하는 축제의 임명식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당에서 고안하고 노력하는 지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통합' 행보를 당부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정 대표를 향해 "(개혁을)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처리하겠다'라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단 항상 잊지 말아야 될 게 있는데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정 대표의 개혁입법 '속도전'에 대한 당부로 풀이됐다.

문 전 의장은 "의욕이 앞장 서서 전광석화처럼 해버리는 것은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며 "특히 당정관계(에서), 대통령은 '통합해라'에 방점을 찍어서 가는데 당은 너무 급하게 몰아부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 대표가 당정관계에 있어 '통합은 대통령이, 개혁은 당이'라는 슬로건으로 당의 강경기조를 전략화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배드캅 굿캅 전략이 틀린 말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대한민국의 큰 흐름을 보면 정치 자체가 붕괘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새 정치를 모색하는 길은 (배드캅) 그것만으론 안 된다"고 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도 "과격하(게 하)지는 말라"고 문 전 의장과 같은 취지의 당부를 하기도 했다.

박병석 전 국회의장 또한 "개혁은 신속하게 빠른 시일 내에 끝내고 이제 국민통합의 길로 가야 한다", "윤 정부의 정치 실정을 반면교사 삼아서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 국민의 통합과 공감대가 있어야만 국정의 모든 분야, 외교분야까지 힘을 가질 수 있다"고 통합 행보와 국민 눈높이를 정 대표에게 주문했다.

이용득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 지도부나 이 대통령이나 잘 하고 계신데 여론조사는 (지지율이) 어제 뚝 떨어졌다"며 "너무 앞서가도 국민이 따라오질 못한다는 거 아니겠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상임고문은 또 "내란세력과 악수하지 않겠다"는 정 대표의 취임 일성에 대해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전 발언인 "국익을 위해서는 악마와도 손을 잡아라"라는 발언을 인용해 에둘러 지적했다.

개헌 추진 촉구 발언도 나왔다. 이해찬 전 대표는 "개헌 논의를 그냥 얼렁뚱땅 하는 게 아니고 지금부터 당에서 잘 준비해서 충분히 국민과 소통을 하고, 여야 간에도 소통을 하고 해서 좋은 안을 가지고 내년 지선 때까지는 개헌을 마무리 짓는 게 좋겠다"며 "그걸 못하면 다시 개헌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찾아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 전 의장 또한 "정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은 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막강한 여당"이라며 "이 시기에 오랜 소망인 개헌을 이룸으로써 우리가 새 시대에 걸맞는 헌법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정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도 "아직은 내란이 끝나지 않았고 대한민국을 온전하게 정상화시킬 길은 아직도 멀고 험하다", "내란세력을 단호히 척결하고 정의와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에 당을 지켜오신 우리 고문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주길 바란다"고 기존의 강경 기조를 고수했다. 정 대표는 고문단의 발언이 이어진 직후에는 추가 발언을 통해 "잘 새겨듣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청래 대표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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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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