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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9.19 군사합의 선제적 복원…北 화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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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9.19 군사합의 선제적 복원…北 화답 기대"

광복절 경축사 통해 "日정부, 과거 역사 직시해야 더 나은 미래 펼쳐져"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광복절을 맞아 일본 정부를 향해 "과거의 아픈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어떠한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겠다며 9.19 군사합의 선제적 복원 등 남북관계 개선 의지도 분명히 했다. 이날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경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우선 이 대통령은 "독립투쟁의 역사를 부정하고 독립운동가들을 모욕하는 행위는 이제 더 이상 용납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벌어진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독립투쟁의 역사를 제대로 기록하고 국민과 함께 기억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외면한다면 또 다른 위기가 닥쳤을 때 과연 누가 공동체를 위해 나서겠냐"며 "자랑스러운 항일투쟁의 역사를 기리고, 독립유공자의 명예를 지키는 것은 우리 공동체의 과거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지키는 길"이라고 했다.

또 "생존 애국지사분들께 각별한 예우를 다하고, 독립유공자 유족의 보상 범위도 더 넓히겠다"며 "해외 독립유공자 유해봉환을 적극 추진하고, 미서훈 독립유공자들을 찾아내어 모두가 합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대통령은 "우리의 굴곡진 역사는 '빛의 혁명'에 이르는 지난한 과정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4.19혁명과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으로 민주화의 빛을 환하게 밝혔고, 세계사에 없는 두 번의 무혈 평화혁명으로 이 땅이 국민주권이 살아있는 민주공화국임을 만천하에 선언했다"고 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이어진 '빛의 혁명'은 일찍이 타고르가 노래한 '동방의 등불'이 오색 찬란한 응원봉 불빛으로 빛나는 감격의 순간이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광복으로 찾은 빛을 다시는 빼앗기지 않도록, 독재와 내란으로부터 지켜낸 빛이 다시는 꺼지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내자"면서 "그것이야말로 '빛의 혁명'의 진정한 완성이며,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에 화답하는 길"이라고 했다.

"이념과 진영에 기초한 분열의 정치 탈피해야"

경축사에서 이 대통령은 "분단 체제는 국토를 단절시켰을 뿐만 아니라 거대한 장벽이 되어 우리 국민을 갈라놓고 있다"며 보수 정부의 이념적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세력은 분단을 빌미삼아 끝없이 국민을 편 가르며 국론을 분열시켰다"고 했다.

특히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국민주권을 제약한 것도 모자라 전쟁의 참화 속으로 국민을 몰아넣으려는 무도한 시도마저 서슴지 않았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 명분을 찾기 위해 북한에 무인기 침투를 기획했다는 의혹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다만 이 대통령은 "우리 안의 장벽을 허물어야 선조들이 바라던 나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사회 통합을 강조하며 "증오와 혐오, 대립과 대결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고, 국민의 삶과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할 뿐"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치는 우리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 정치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가 사익이 아닌 공익 추구의 기능을 회복하고,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비정상적 상황을 끝낼 때 우리 안에 자리 잡은 갈등과 혐오의 장벽도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낡은 이념과 진영에 기초한 분열의 정치에서 탈피해 대화와 양보에 기초한 연대와 상생의 정치를 함께 만들어갈 것을 이 자리를 빌려 거듭 제안하고 촉구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9.19 군사합의 선제적 단계적으로 복원할 것"

이어 이 대통령은 "분단으로 인해 지속된 남북 대결은 우리 삶을 위협하고, 경제발전을 제약하고, 나라의 미래에 심각한 장애가 되고 있다"며 "낡은 냉전적 사고와 대결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한반도의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할 때"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평화는 안전한 일상의 기본이고, 민주주의의 토대이며, 경제 발전의 필수조건"이라며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보다,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 즉 평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숱한 부침 속에서도 이어지던 남북 대화가 지난 정부 내내 끊기고 말았다"며 "엉킨 실타래일수록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풀어야 한다. 먼 미래를 말하기에 앞서 지금 당장 신뢰 회복과 대화 복원부터 시작하는 것이 순서"라고 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등의 선제 조치에 북측의 냉담한 반응에도 이 대통령은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실질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일관되게 취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 "남과 북은 서로의 체제를 존중하고 인정하되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의 특수관계"라고 규정하고, 6.15 공동선언, 10.4 선언, 판문점 선언, 9.19 공동선언을 거론하며 "정부는 기존 합의를 존중하고, 가능한 사안은 바로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특히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 단계적으로 복원해 나가겠다"고 했다.

지난 2023년 북한이 파기를 선언하고 지난해 윤석열 정부가 효력을 정지한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하고 북한의 호응을 기다리겠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공리공영·유무상통 원칙에 따라 남북 주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교류 협력 기반 회복과 공동성장 여건 마련에 나서겠다"며 "광복 80주년인 올해가 대립과 적대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의 한반도 새 시대를 함께 열어갈 적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뢰를 회복하고, 단절된 대화를 복원하는 길에 북측이 화답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평화로운 한반도는 '핵 없는 한반도'이며, 주변국과 우호적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한반도"라며 비핵화 의지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비핵화는 단기에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이고 어려운 과제이나, 남북, 미북 대화와 국제사회의 협력을 통해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나가면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공감대를 넓혀나겠다"고 했다.

"2025년 을사년은 120년 전과 달라야日정부 과거 역사 직시 기대"

한일 관계와 관련해선 "올해는 광복 80주년이자 한일수교 60주년"이라며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로 나아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은 마당을 같이 쓰는 우리의 이웃이자 경제 발전에 있어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중요한 동반자"라며 "한국과 일본이 산업 발전 과정에서 함께 성장해 왔던 것처럼, 우리 양국이 신뢰를 기반으로 미래를 위해 협력할 때 초격차 인공지능 시대의 도전도 능히 헤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음 주로 예정된 한일 정상회담을 앞둔 이 대통령은 "국익중심 실용외교의 원칙으로 셔틀외교를 통해 자주 만나고 솔직히 대화하면서 일본과 미래지향적인 상생협력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특히 "일본 정부가 과거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고 양국 간 신뢰가 훼손되지 않게 노력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럴 때 서로에게 더 큰 공동 이익과 더 나은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미국의 관세 전쟁으로 촉발된 국제 질서 변화에 대해선 "한미 관세협상은 하나의 파도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또 다른 파도가 시시각각 밀려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변화하는 국제 정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열강들의 틈바구니에서 치이다 마침내 국권을 빼앗겼던 120년 전 을사년의 과오를 되풀이할 수는 없다"며 "2025년 을사년은 그때와 달라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높은 파도에 휩쓸려 난파되느냐, 위기를 기회로 바꿔 도약하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 있다"며 "반도체, 인공지능 등 첨단과학 기술을 육성하여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우리는 해낼 수 있다"면서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 평화와 번영이 가득한 나라, 국민주권의 빛이 꺼지지 않는 나라로 함께 가자"고 했다.

광복절 경축식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참석했다.

다만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8시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에는 불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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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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