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이 추천한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비상임위원 선출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 주도로 부결되자 국회 상임위 일정 전면 거부(보이콧)를 선언한 국민의힘이 '국회 일정에 일부 참여하며 대여 투쟁하겠다'고 입장을 부분적으로 선회했다. 국회 상임위원회 전면 보이콧 선언 이틀 만이다.
국민의힘은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에는 참석을 결정했고, 불참이 유력했던 다음달 1일 국회 개원식도 참석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를 마무리하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엊그제 (인권위원 선출안 부결 파장으로) 지금 중단돼 있는 걸로 안다. 다음 주 다시 진행될 사항인데 우리 예결위원들을 중심으로 예결위에 들어가서 강력하게 싸워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송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원내 공지를 통해 "거대 여당이 의석수로 우리 당이 추천한 인권위원 선출안을 또다시 부결시켰다"며 "민주당의 협치 파괴로 이 시간 이후 금일 남아있는 모든 상임위 일정을 보이콧하니 의원들은 원내지도부의 지침에 따라달라"고 전했다. 이에 상임위 가동은 잠정 멈춤 상태였다.
하지만 송 원내대표는 이날은 "예결위에 가면 일단 전 부처 장관들이 다 나온다. 거기에 한 사람 한 사람 문제 있는 거 다 지적 좀 해주고, 청문회 때 제대로 지적했지만 답변 못 나오고 자료 안 냈던 것들 많다. 그거 다시 한번 좀 리마인드하고, 강하게 투쟁해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이르면 다음 주 각각 열리는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 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언급하며, 송 원내대표는 "여가위와 교육위는 (후보자 낙마로) 청문회를 두 번씩이나 하게 돼 위로의 말을 드려야 될지, 감사의 말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청문회를 세 번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확실하게 좀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사실상 청문회 참여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오는 9월 1일 예정된 정기국회 개원식에 관해서도 "개원식을 불참하는 것까지 포함해 많은 의원이 의견을 줬는데, 간밤에 여러 의견을 모아 보니 '불참하는 것까지는 아니'라고 하는 의견이 좀 더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단 다들 참석하는 걸 전제로 하되 복장과 그날의 상황에 맞춰서,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건가 하는 부분은 별도로 주말에 좀 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국회 일정 전면 거부에서 부분 참석으로 입장을 바꾼 배경에 관해 기자들에게 "정부·여당과 투쟁하는 과정에서도 좀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을, 좀 더 스마트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기 때문에 일단 개원식에는 불참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어떤 식으로 할지는 조금 더 상의해 가지고 결론 내리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장동혁 대표도 "그때그때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여당에) 싸워나가겠다. 정기국회 기간 중에 저희가 보이콧할지, 어떤 투쟁을 할지에 대해서는 지금 미리 다 말하긴 어렵다"며 "상황에 맞춰서 최대한 국민을 효율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해 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연찬회 결의문을 통해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막아내고 민생을 지키는 대안을 제시하겠다", "뼈를 깎는 혁신과 쇄신으로 국민의 신뢰를 반드시 회복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가오는 정기국회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할 7개 분야 100대 주요 법안도 선정했는데, △미래 첨단산업 육성 △경제 활성화 △민생경제 회복 △청년 희망 △취약계층 돌봄 △안전 사회 △정치 혁신 등 분야를 다루겠다는 계획이다.
의원들은 이날 '국민께 드리는 손 편지'도 작성했다. 장 대표는 자필 편지에서 "변화하겠다. 새로운 국민의힘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고, 송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사과한다. 반성한다"며 "더 낮은 자세로 변화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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