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면회나 접견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결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선거운동 과정에서 '당선되면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겠다'고 했던 데에서 한 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29일 인천에서 열린 당 연찬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민수 최고위원이 윤 전 대통령 접견을 신청했다고 하는데 같이 갈 계획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이같이 답변했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 동의하는지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이 방어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고 법적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입장을 같이하고 그 부분에 대한 유감도 여전히 갖고 있다"면서도 "야당의 의회 폭거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계엄이라는 수단이 적정성·균형성을 갖지 못한 결정이었다는 헌재 결정은 수용한다"고 했다.
장 대표는 김 최고위원의 강경보수·극우적 주장에 대한 질문이 계속되자 "우리 당내 의원들, 지도부 중에 각각 다양한 입장·의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 "제가 당 대표가 된 만큼 앞으로 우리 당에서 나가는 메시지가 국민께 공감을 받을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앞서 이날 오전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면회를 갈 계획이라며 "저는 사실 접견 신청을 미리 내놓은 상태"라고 했다. 그는 "일반접견 신청은 10분 정도 유리막을 사이에 두고 대화를 하게 돼있어서 장소변경 신청을 해놨다"며 "(신청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이 자리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해 "저는 사실 부정선거가 있다, 없다는 완전한 수사를 하기 전에 알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만약에 조직적 일탈, 부정선거라고 한다면 여기에 가담된 모든 자들의 법적 처벌이 있어야 될 것이고 결국에는 선거 관리 시스템의 개선이 있어야 된다"고 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직후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계엄군의 중앙선관위 진입 시도를 "과천상륙작전", "선관위 상륙작전"이라고 표현하고 "(윤 대통령이) 계엄으로 한 방을 보여주셨다"고 해 당 대변인직에서 사퇴했던 전력의 인물이다.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 면회에 대해서 명확한 입장 표명을 피하고, 김 최고위원과 전한길 씨 등 강성보수·극우세력에 대해서도 미온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상황은 당내 쇄신파 등 개혁 요구 세력의 비판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친한계 인사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이날 KBS·CBS 라디오 대담에서 "윤 전 대통령 면회는 절대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개인 자격으로 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당 대표가 된 이상 개인 자격이라는 게 없는 것"이라며 "국민 절대 다수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잘못된 것이고 구속은 당연한 것이라고 하고 있는데 우리가 '윤 어게인'을 주장하면서 윤 전 대통령을 면회를 가서 동조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들이 과연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실까, 그리고 우리 당 지지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런 부분을 당 대표로서는 당연히 고민하셔야 된다"고 지적했다.
전날 국민의힘 연찬회 특강에서도 극우와의 절연을 당부하는 쓴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연찬회에서 특강을 한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장동혁 신임 대표는 지지층을 배반하는 정치를 하셔야 한다"며 "새 지도부가 '장동혁 지도부는 배신자' 소리 듣는 정치를 하는 게 출발점이다. 핵심 지지층에 대한 배신부터 시작하는게 대표로서 해야 하는 것"이라고 고언했다.
박 교수는 특강에서 "(당) 바깥의 대부분 사람들은 제가 보기에 국민의힘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꼬집으면서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좁히지 않고는 수도권 선거는 불가능하다", "지금 상황에서 수도권 승부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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