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헌율 전북자치도 익산시장이 내년 6월에 있을 제9회 동시지방선거와 관련해 전북도지사 출마 대열에 합류함에 따라 민주당 경선판이 조정 분위기로 급전환하는 모습이다.
전북 정치권에서는 우선 당장 추석 명절의 '차례상 민심'이 어떻게 작용할지가 1차 관문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어 향후 여론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전북 정치권에 따르면 차기 도지사 선거는 그동안 김관영 전북지사와 안호영 3선 의원 간 재공방에 2~3명의 유력정치인이 가세하는 '플러스 알파'의 최종 대결로 점쳐졌다.

김관영 지사와 안호영 의원은 지난 2022년 8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당내 1차 경선과 결선 투표에서 한 차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바 있어 내년 6월 지방선거는 '외나무다리의 리턴매치' 성격을 띄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 안심번호 선거인단 투표를 각각 50%씩 합산한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투표를 통해 김 지사가 전북도청에 입성할 수 있었다.
김관영 지사는 2036년 하계올림픽 국내 후보지 선정과 굵직한 기업 유치 등 여러 도전의 성과를 일궈냈는가 하면 도정 곳곳에 변화와 혁신을 접목해 신성장 동력을 창출해왔다는 평이다.
안 의원은 친환경 중심의 새만금 해수유통 확대와 조력발전소 추진, 환경과 교통 인프라 중심으로 접근했지만 고배를 마신 후 권토중래를 다짐해왔다.
이런 분위기에 정헌율 익산시장의 도지사 합류 가능성이 기정사실로 굳어지며 민주당 경선을 '다자구도'로 전환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전망이다.
국무위원으로 발탁된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막중한 국정 역할을 뒤로 하고 지방선거 전선에 뛰어들 수 없을 것이란 점에서 자연스럽게 후보군에서 배제되는 모양새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최근 열린 '전북 시장·군수 협의회' 자리에서 "내년 지방선거에 도지사 출마 뜻을 굳혔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종전의 양자구도를 '3자간 구도'로 바꿔놓았다.
정헌율 시장은 지방과 중앙의 행정경험은 물론 계엄과 탄핵국면에서 쌓아올린 인지도에 더해 기초단체장 3선 연임의 정치적 위상과 익산지역 내 우호적 여론 등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회 전반기 예결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익산출신의 한병도 3선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을 이끌고 있는 이원택 재선 의원(군산·김제·부안을)의 도지사 도전 가능성도 타진되고 있다.
'정치인의 속내를 알려면 입을 보지 말고 발을 보라'는 정치권의 격언에 따르면 한 의원와 이 의원의 행보를 볼 때 도지사 출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최근 지역행사에 적극 참여하는 등 사실상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병도 의원은 최근 매일 언론사에 이슈를 담은 자료를 내는 등 '1일 1건 보도자료'를 양산하고 있어 도지사 출마 도전용이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 등의 중앙정부 경험과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등 당내 주요 직책을 맡은 경험, 3선의 인지도 등이 도지사 출마시 유력한 자산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성실한 의정활동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이원택 의원 역시 지역 내 조직과 네트워크가 강하다는 점에서 타천 거론되고 있다. 전북자치도 정무부지사와 청와대 경험 등 다양한 공직과 당 활동을 통해 행정 감각과 정치적 기반을 확보해 왔다.
민주당 내 경선의 다자구도 외에 조국혁신당 차원의 새로운 혁신 카드도 변수로 등장할 수 있다.
혁신당은 지난 22대 총선 정당지지율에서 전북 45%를 확보할 정도로 민주당 독주에 대한 견제심리가 적잖은 상황에서 호남 내 '의미 있는 성과'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어 광역단체장 후보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전북 정치권은 "이번 추석 명절의 '차례상 민심'이 향후 지방선거를 향한 초기 여론의 바로미터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며 "수도권과 지방민심이 혼융되는 명절 민심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 안방인 전북에서 그동안 선거의 3대 요소인 '바람'이 작용한 때는 20대 총선 등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 많지 않았다"며 "이렇게 본다면 앞으로 민주당 경선을 둘러싼 '구도'와 시대가 원하는 '인물'이 누구이냐에 민심이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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