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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연습용 돼지고기로 '가짜 종양 수술' 연출…병원 보험사기 일당 120명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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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연습용 돼지고기로 '가짜 종양 수술' 연출…병원 보험사기 일당 120명 검거

"없는 것도 만들어 800만 원 받게 해주께" 녹취 확보... 초음파 조작·허위 진단서·가짜 조직 제작까지

부산의 한 병원을 중심으로 의료진과 브로커, 환자들이 공모해 허위 진단과 가짜 수술을 통해 10억원대 보험금을 편취한 일당 120명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경찰은 이들이 실제 환자 대신 수술용 돼지고기 조직을 이용해 수술 장면을 연출하고 초음파 결과까지 조작한 정황을 확인했다.

20일 부산경찰청은 외과 전문의 A씨(40대)와 브로커 B씨·C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병원 관계자와 환자 등 1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돼지고기로 검사중인 병원수술실 재연모습.ⓒ부산경찰청

이들은 2023년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26개월간 허위 유방종양 진단서와 가짜 수술기록을 꾸며 보험사로부터 약 10억원의 보험금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 결과 이들은 초음파 판독 결과를 임의로 수정해 실제 4개뿐인 종양을 7개로 부풀렸으며 "없는 것도 만들어 보험금 받게 해주께"라는 브로커의 녹취까지 확보됐다.

이들은 맘모톰(유방조직 생검기기)으로 제거한 실제 조직을 여러 통에 나눠 담아 '가짜 종양'으로 재조립했고 초음파상 동일한 부위의 이미지를 서로 다른 방향에서 촬영해 새로운 종양이 발견된 것처럼 꾸몄다.

이어 수술 당시 나온 실제 조직 대신 돼지고기 조각을 이용해 수술 장면을 연출하거나 초음파 결과를 수정해 허위로 판독한 것으로 드러났다. 확보된 자료에는 종양 4개를 7개로 늘려 이마거상(성형)을 한 내용 등의 메모와 수술기록 조작을 위한 '초음파 결과 수정' 내역이 포함돼 있었다.

▲보험사기 구조도.ⓒ부산경찰청

암환자 치료에서도 유사한 수법이 동원됐다. 병원은 실제 처방 없이 치료비를 '적립'한 뒤 보험금만 청구했으며 피부물광주사(PDX)나 고주파치료를 한 것처럼 가장해 수백만원의 보험금을 받아냈다. 환자관리장부에는 "1통 50만원으로 대체, PDX로 변경" 등 허위 기재가 확인됐다.

한편 경찰은 병원 내부 직원들의 진술을 확보했으며 한 관계자는 "유방축소수술 중 잘라낸 실질조직을 마치 맘모톰으로 채취한 것처럼 위조했다"며 "이 과정에서 병원장은 진료기록을 허위로 작성하고 간호사들에게 전산기록을 수정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의료기관이 브로커 및 환자들과 결탁해 허위 진단서와 수술기록을 만들어낸 조직적 보험사기 사건으로 압수된 전자기록과 초음파 자료, 내부 진술을 근거로 추가 피의자를 추적 중"이라며 "허위 진단서 발급 병원에는 행정처분도 병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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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욱

부산울산취재본부 윤여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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