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 앞두고 北 "비핵화는 '개꿈'" 반발

李대통령·시진핑 첫 정상회담에 北 견제구

북한이 1일 열리는 이재명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비핵화를 의제로 협의했다는 발표에 대해 "개꿈"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명호 외무성 부상은 지난달 31일 발표한 담화에서 "백 번 천 번 만 번 비핵화 타령을 늘어놓아도 결단코 실현시킬 수 없는 '개꿈'이라는 것을 우리는 인내성 있게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전했다.

그는 "한국 대통령실 대변인은 중한(한중) 수뇌 회담에서 조선반도비핵화와 평화 실현이라는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로 의제협의를 보았다고 발표했다"며 "한국은 기회만 있으면 조선반도 비핵화 문제를 거론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부상은 이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핵보유국적 지위를 애써 부정하고 아직도 비핵화를 실현시켜 보겠다는 망상을 입에 담는다는 것 자체가 자기의 몰상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놓는 꼴이 된다는 것을 한국은 아직도 모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강유정 대변인이 전날 "민생문제의 연장선상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실현이라는 문제에 대해 (한중 정상회담에서) 논의하기로 의제 협의는 봤다"고 밝힌 내용에 북한이 직접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북한이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무성 부상의 성명을 낸 것은 한국 대통령실이 '한반도 비핵화'를 의제로 발표한 것에 반발하면서도 정상회담을 앞둔 중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APEC 정상회의의 마지막 날인 이날 이 대통령은 11년 만에 국빈 방한한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이번 회담으로 한동안 냉각된 한중관계의 복원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