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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배임죄 폐지가 李대통령 방탄? 국힘, 합의해 놓고서 자가당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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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배임죄 폐지가 李대통령 방탄? 국힘, 합의해 놓고서 자가당착"

대장동 1심으로 '배임죄 폐지' 공방 심화…野 "'폐지' 합의한 바 없다, 저급한 정치 프레임"

유동규·김만배 등 이른바 '대장동 일당'들에 대한 1심 재판에서 중형이 선고된 것을 계기로 여야 간의 '배임죄 폐지' 공방이 심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배임죄 폐지를 추진하는 것이 '이재명 대통령 방탄입법'이라고 공세를 높였고, 민주당은 배임죄 폐지에 대한 여야 간 기존 합의 내용을 들어 '방탄입법 주장은 자가당착'이라고 반박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일 오전 논평을 내고, 지난달 31일 대장동 재판 1심 선고의 내용과 관련해 "당시 시장 이재명으로 연결되는 권력 배임 범죄의 구조였음을 사법부가 사실상 확인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그런데 민주당은 지금 형법상 배임죄 폐지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민주당을 겨냥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만약 배임죄가 폐지된다면 이 대통령의 대장동 재판은 유죄가 아니라 면소(免訴)로 끝나게 된다"며 "법정의 심판을 피하기 위해 법 자체를 없애겠다는 발상은 사법정의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관련해서 법원은 이날 '배임죄가 존재하는 한 법원은 실정법에 따라 형을 선고할 뿐'이라며, 정권이 법을 바꿔 스스로를 구제하려 해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고도 했다.

앞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상법 개정안 등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배임죄 폐지 등 제도 개선에 대해 협의해온 바 있다. 특히 민주당은 '경제형벌 합리화'라는 취지로 형법상의 배임죄를 폐지하는 입법을 추진해왔는데, 대장동 1심 재판을 계기로 양당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라지기 시작한 셈이다.

최 수석대변인은 이번 재판과 이 대통령의 배임 혐의 간 관계성에 대해선 "재판부는 '공모지침서 조작, 배점 조정, 초과이익 환수조항 삭제' 등 민관 결탁의 행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며, 이 사건을 '성남시 수뇌부의 결정 하에 이뤄진 일련의 부패범죄'라고 규정했다"며 일부 판결 내용을 근거로 들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측 이 같은 공세를 두고 "자가당착"이라고 반발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은 배임죄 폐지가 이 대통령에 대한 배임죄 기소를 삭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하기 전에, 지난 9월 8일 이 대통령과 양당대표의 오찬 회동 후 제가 발표한 브리핑을 찾아서 읽어보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당시 대통령·양당 간 합의 사항) 거기엔 배임죄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합의한다고 분명하게 언급돼 있다"며 "(당시 회동에선) 대통령과 양당 대표 간 배임죄 제도 개선 논의가 브리핑에서 언급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분량과 공감이 있었다"고 했다. 이미 여야가 합의에 이르렀던 사안이라는 것.

박 수석대변인은 "그런데도 국민의힘이 (배임죄 폐지) 그것이 이 대통령 배임 기소를 삭제하는 것이라고 지금 와서 민주당을 공격하면, 오히려 장동혁 대표를 곤혹스럽게하는 자가당착"이라며 "장 대표께선 정청래 대표와 대통령님과 함께 그렇게 열정적으로 배임죄 제도 개선에 대해 말씀하셨던 기억을 잊으셨나"라고 꼬집었다.

이에 국민의힘에선 박 수석대변인의 발언 직후 곽규택 원내수석대변인이 다시 논평을 내고 "이는 사실과 다른 명백한 왜곡이며, 오히려 민주당 스스로를 궁지로 몰아넣는 논리"라고 재반박하기도 했다.

곽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배임죄 개정 자체를 반대한 적이 없다. 오히려 배임죄의 '모호성과 과잉 적용'을 줄이자는 방향을 꾸준히 주장해왔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민주당이 말하는 것은 그 목적이 전혀 다르다. 배임죄 자체를 없애 이 대통령의 재판을 원천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곽 대변인은 "민주당은 '배임죄 개선 논의'를 교묘히 포장해 '배임죄 폐지'로 끌고 가며 국민의힘을 공격하고 있다"며 "이는 국민을 호도하고 방탄 입법의 본질을 감추려는 저급한 정치 프레임"이라고 비판했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1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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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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