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향신료 소스병 속에 케타민을 숨겨 국제 특송으로 들여온 뒤 국내에서는 텔레그램 비밀방을 통해 은밀하게 판매한 이른바 '마약 택배' 조직이 경찰에 대거 적발됐다.
13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2024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국제특송을 통해 밀반입한 케타민 약 2㎏을 국내에 유통, 구매·투약한 피의자 40명을 검거했다. 이 중 7명은 구속됐다. 이번 수사 과정에서 압수된 마약류는 케타민 1041㎎, 필로폰 34㎎, 액상 대마 24㎖ 등 총 4억5천만원 규모다.
경찰 조사 결과 밀반입책은 30대 외국인 남성으로 파악됐다. 이 남성은 베트남에서 케타민을 향신료 소스 병과 과자 사이에 끼워 넣은 뒤 국제 특송으로 한국 주소지로 보내는 방식으로 마약을 들여왔다. 국내 판매조직은 이를 전달받아 텔레그램 비공개 방을 운영하며 구매자를 모집하는 구조였다. 구매자들은 가상자산을 선결제하고 판매책들은 이른바 '던지기' 방식으로 마약을 전달했다.
판매 조직의 활동은 더욱 조직적이었다. 텔레그램 내 비공개 판매방·후기방을 운영하며 마약 구매자에게 직접 위치를 안내하거나 전달책에게 수령 지점을 지정해주는 방식으로 유통을 이어갔다. 경찰은 이들이 필로폰 34g과 액상 대마 24ml 등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영상과 좌표를 토대로 조직을 역추적했다.
이들 조직은 필로폰 500g, 케타민 200g, 액상 대마 70여 개 등의 마약류를 870여 차례에 걸쳐 유통하며 총 3억2천만 원 가량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범죄수익 환수 절차와 함께 추가 판매책과 운반책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판매자뿐 아니라 구매·투약자 31명도 검거했다. 이들은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며 직업 역시 회사원·무직·유흥업 종사자 등 광범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온라인 기반 마약 구매가 특정 계층에 국한되지 않고 일상공간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점을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
부산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해외로 도피한 총책·부총책 등 3명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범죄의 온라인·국제화 흐름을 지적하며 "비대면 밀반입·유통 방식은 더 은밀하고 더 빠르다. 신종 마약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집중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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