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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안 뭐냐" 물은 국회…쿠팡 '구체안' 없이 "합리적 방안", "적극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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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안 뭐냐" 물은 국회…쿠팡 '구체안' 없이 "합리적 방안", "적극 검토"

개인정보 유출 국회 질의 이틀째…노동자 사망·불공정 거래·대관 로비도 도마

이틀째 이어진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국회 현안질의에서 의원들은 피해 배상 계획을 물었다.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는 "합리적 방안", "적극 검토" 등을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내지 않았다.

3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쿠팡 개인정보 유출 관련 현안질의를 열었다. 전날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에 이어서였다.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은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에게 "보상계획을 갖고 있나. 보상 시점은 언제쯤 할 예정이냐"고 물었다. 박 대표는 "현재 피해 범위가 아직 안 됐고 아직 조사 중"이라고 답했다.

조사결과가 "나오면 보상할 생각이냐"는 질문에도 박 대표는 "합리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만 밝혔다. "합리적 방안이 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박 대표는 "피해자에 대해선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도 "기존처럼 소송을 한 국민만 겨우 배상 받는 행태만 유지하겠나"라며 적극적 배상 노력을 촉구했다. 박 대표는 "합리적 방안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 "적극 검토하겠다"는 답을 반복했다.

미국 국적자이자 쿠팡의 실질 소유주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국회에 나타나지 않았다. 피해자가 3370만 명에 달하는 만큼 김 의장의 결단 없이는 쿠팡의 피해 배상 결정도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김범석 의장 고발 의결을 했으면 좋겠다"며 "김범석 의장은 한국 쿠팡 지분 100%를 보유한 미국 모회사 쿠팡inc 의결권의 74.3%를 보유했고, 쿠팡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한국에서 발생하는데 국적이 미국이고 쿠팡inc를 미국에 상장했다는 이유로 국회의 부름에 답하고 있지 않다. 너무 무책임하다"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소속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이에 대해 "회의 진행 중 양당 간사가 빨리 한 번 더 협의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노동자 28명 죽고, 소상공인에게 고금리 대부업…쿠팡 '문제경영' 지적도

이날 질의에서는 쿠팡의 노동 문제, 소상공인 불공정거래, 복잡한 탈퇴 절차 등 쿠팡의 문제적 경영에 대한 질타가 있었으나 이에 대해서도 쿠팡 측의 뾰족한 해명은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은 "2020년부터 올해까지 쿠팡에서 일하시다 돌아가신 노동자가 27명이고 올해만 8명"이라며 "노동자가 사망하면 쿠팡은 고질적으로 기저질환에 의한 사망이라고 해명한다. 쿠팡은 몸이 아픈 사람만 채용하나. 왜 그렇게 해명하고 유족 사과와 공식 사과를 쿠팡 차원에서 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쿠팡의 불공정 행위가 한 두 개가 아니다"라며 "플랫폼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16~20% 고금리 사업자 대출을 하고 있다. 수수료도 60일이나 질질 끌면서 준다. 끼워팔기, 불공정 약관 등 문제도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은 "쿠팡의 유료멤버십은 (탈퇴하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탈퇴하려면 주관적으로 평을 남겨야 한다"며 "개인정보에 심각한 위협을 느낀 소비자들이 (쿠팡을) 탈퇴하려고 하는데 그 과정을 굉장히 까다롭게 만들어놨다"고 했다.

쿠팡의 강력한 로비력을 언급한 질의도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 정무위 간사인 강준현 의원은 "쿠팡이 국회 출신, 정부 출신, 공정위 출신을 대관으로 기용했다"며 이날 질의에 배석한 정부기관 인사들을 향해 "이 사태 수습하는 과정에서 절대 로비 받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어 "간사로서 우리 당 의원들에게도 말한다. 쿠팡 대관들 만나지 말라"고 말했다.

▲3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관련 현안질의에서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가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브랫 매티스 쿠팡 최고 정보 보호 책임자(CISO). ⓒ연합뉴스

정보보호 관리 인증 제도 개선, 집단소송제 도입 목소리도

재발 방지를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을 강조하는 질의도 있었다. 의원들은 3370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이 ISMS-P(과학기술정보통신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운영하는 정보보호 관리 인증 제도) 인증을 받은 점을 지적하며 이의 개선을 요구했다.

민주당 김용만 의원은 "쿠팡은 이번이 세 번째 (개인정보) 유출이다. ISMS-P 인증을 받은 263개 기업에서 총 27건 유출 사고가 있었다. ISMS-P 실효성이 있는 것이 맞나"라며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장에게 개선방안을 물었다.

송 위원장은 "지금은 서면 심사, 샘플링 조사 위주로 인증을 주고 있는데, 문제점이 많이 지적됐다"며 "예비심사제도를 넣고 현장신사를 하려 한다. 인증 뒤에도 1년마다 모의해킹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인증에 맞춰 (정보 관리 체계를) 운영하는지 검사하겠다. 지키지 못하고 있는 기업이나 기관은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와 비슷한 일이 일어났을 때 대표 피해자가 배상 판결을 받으면 전체 피해자가 적용받는 집단소송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대통령도 말했고 저도 관련 법 개정을 하려 한다"며 집단소송제가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사고는 저는 없었을 것이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많은 투자가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월 임시국회 또는 2월 임시국회에는 관련 입법을 해야 한다"며 관계기관의 협조를 당부했다.

송 위원장은 "개인정보보호법상 단체소송이 있지만 손해배상이 포함돼있지 않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신속하게 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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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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