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이혜훈 전 의원이 지명된 것을 두고 국민의힘에서 연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29일 YTN 라디오에서 전날 정부 인사 소식이 알려진 뒤 속전속결로 진행된 '이 전 의원 제명 조치'를 위한 서면 최고위원회의 분위기를 전하며 "당의 지원을 받는 일에는 물불 가리지 않고 단물을 빼 먹은 뿐"이라고 쏘아붙였다.
김 최고위원은 이혜훈 후보자를 두고 "이재명 정권의 앞잡이가 돼서 기획예산처 장관이라는 자리를 차지하려고 자신의 영혼을 팔고 자리를 구걸하는 모습"이라며 "이런 배신적 행위를 정치에 이용하는 이재명 정권의 교활함이 다시금 놀랍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보수진영 출신 인사를 기용하며 '통합'을 추구했다는 해석에 관해서도 김 최고위원은 "저열한 인간을 데려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썼다가 버리는 정권의 무도함에 치를 떨 뿐"이라며 "탕평이라고 볼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고 깎아내렸다.
그는 "당내에서 자기 욕심만 챙기는 비열한 사람들을 데리고 가서 일회용 티슈처럼 쓰고 버리는 일을 자행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내부 총질하는 사람들에 대한 조치를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를 한 번 더 돌이켜보는 시기"라고 했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BBS 라디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말 정치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 후보자 지명에 분통을 터뜨렸다.
김 의원은 "3선 국회의원으로서 그동안 굉장히 보수정당의 혜택을 받은 사람이 당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직전까지 당협위원장으로서 역할을 하다가 갑작스럽게 자기 이익을 위해서 이재명 정부에 부역한 것"이라며 이 후보자가 정부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상당히 공격적인 청문회가 될 것"으로 예상한 김 의원은 "이 대통령 입장에서 봤을 때 낙마하더라도 손해 볼 것 없는, 오히려 실컷 이용만 하고 버려지는 카드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원외당원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 "정치적 도의를 저버린 이혜훈 전 당협위원장을 강력히 규탄하고, 당원과 국민 앞에 사죄할 것을 촉구한다"며 "수개월 전만 해도 이재명 정부만은 막아야 한다고 함께 외쳐왔던 자가 장관직이라는 정치적 보상에 눈이 멀어 이재명 정권의 부역자를 자처했다"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새누리당·미래통합당에서 3선 의원을 지낸 이 후보자는 '보수 경제통'으로 평가된다. 정부 예산 전반을 관리하는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이 후보자가 지명된 된 것은 파격 인사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전날 오후 최고위를 통해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신분을 유지하면서 현 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한 이 전 의원을 제명했다. 국민의힘은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함으로써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을 남기고 국민과 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 행위를 했다"며 격분했다.
한편 이 후보자는 이날 첫 줄근길에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았다. 이 후보자는 인사말에서 "지금 우리 경제·사회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는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단기적인 대응을 넘어서 더 길고 전략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필요한 지출은 찾아내서 없애고, 민생과 성장에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국민의 세금이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되게 하고, 그 투자는 또다시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전략적 선순환을 기획예산처가 만들어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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