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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이민국 요원 시민 사살에 '일단 좌파몰이'…밴스 "비극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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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이민국 요원 시민 사살에 '일단 좌파몰이'…밴스 "비극 자초"

근거 제시 없이 사망자 '테러범', '선동가' 딱지…포틀랜드서도 연방요원 총격 사건·파장 일파만파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여성을 사살한 사건이 조사 중인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사망자를 선동가로 몰며 죽음을 자초했다고 발언해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각지에서 연대 시위가 일어난 가운데 8일(현지시간)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도 연방 요원 총격으로 부상자가 발생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JD 밴스 미 부통령은 8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ICE 요원이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 단속 중 차량 내부에 총을 쏴 운전자를 살해한 사건에 대해 "그의 죽음은 비극이라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그가 자초한 비극이라고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근거 제시 없이 사망자가 "광범위한 좌익 네트워크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이날 함께 회견에 나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해당 사건은 "더 큰 규모의 사악한 좌익 운동의 결과로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건 당일 트럼프 대통령이 증거 제시 없이 사망자가 "명백히 전문적 선동가"라고 주장한 뒤다. 크리스티 놈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를 "국내 테러 사건"으로 칭했다.

자국민이 법집행 요원에게 살해된 사건의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유감이나 애도 표명보다 좌파몰이와 섣부른 정당화가 선행되는 데 대한 우려가 대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정부는 사망자가 ICE 요원을 차로 쳤거나 들이받으려 했고 요원의 사살은 자기 방어를 위한 정당방위였다고 주장 중이지만 이에 배치되는 목격 증언 및 영상이 나오고 있어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각기 다른 각도에서 촬영된 여러 영상 분석 결과 총격을 가한 요원이 차량의 왼쪽에 있었던 데 반해 차량 바퀴는 오른쪽을 향해 틀어져 있었고 차량이 요원을 등지고 전진했다고 보도했다. 도주를 시도했을 순 있지만 요원을 차로 치려 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는 것이다. 총을 쏜 요원이 넘어지는 모습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 사건은 대낮에 주택가에서 일어나 다수의 목격자와 목격 증언이 존재한다.

사망자가 법집행 요원 살해를 기도할 정도로 극단주의에 경도된 '테러범', '선동가'라는 정황도 현재까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 <AP> 통신은 이 사건 사망자 르네 니콜 굿(37)이 최근 미니애폴리스로 이사한 콜로라도 태생 미국 시민으로 교통 위반 딱지를 한 번 끊긴 건 빼곤 법 위반 이력이 없다고 보도했다.

소셜미디어(SNS) 계정에서 자신을 "시인, 작가, 아내, 엄마"로 묘사한 이 여성은 15살, 12살, 6살 된 세 아이의 엄마로 총에 맞아 숨지기 전 막내를 초등학교에 데려다 준 참이었다. 굿의 전 남편은 굿이 활동가가 아니었고 어떤 종류의 시위에도 참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굿은 최근 몇 년간 거의 전업주부 생활을 했고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고 한다.

총 쏜 ICE 요원, 지난 6월 검문 중 차량에 끌려가 부상…밴스 "좀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지 않겠나"

굿을 사살한 ICE 요원이 몇 달 전 단속 중 차량에 의해 부상을 입은 경험 탓에 과잉대응을 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밴스 부통령은 8일 회견에서 해당 요원이 이번 사건을 포함해 "지난 6달간 두 번 차에 치였다. 첫 번째 치였을 땐 서른 바늘 꿰맸고 다리에 심한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미 CNN 방송은 법원 기록에 따르면 해당 요원이 지난해 6월 운전 중인 이민자 체포를 시도하다 도주하는 해당 차량 뒷자석 유리에 팔이 끼인 채 90미터(m)가량 끌려 갔다고 전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러한 일을 겪었다면 "누군가가 차로 들이받을 때 좀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지 않겠나"라고 해당 요원을 비호하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역 당국이 연방정부 쪽 주장이 터무니없다며 반박하고 있는 가운데 수사에서 지역 기관이 배제돼 수사 신뢰성이 타격이 입을 가능성도 있다. 8일 미 CBS 방송을 보면 미네소타 범죄수사국(BCA)은 성명을 통해 연방검찰이 "방침을 번복"해 "수사를 이제 미 연방수사국(FBI)이 단독으로 진행하게 됐고 BCA는 철저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완수하는 데 필요한 사건 자료, 현장 증거, 수사 진술에 접근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 결과 BCA는 마지못해 이 수사에서 철수했다"고 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8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주의 수사 참여를 막았다"며 "공정한 결과를 얻기가 매우 힘들 것 같다"고 비판했다.

미니애폴리스에선 이번 사건에 대한 항의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AP>를 보면 8일 이 지역에서 수백 명이 추위 속에서 비를 맞으며 시위에 참여해 "ICE, 당장 나가라", "살인자 ICE를 우리 거리에서 몰아내자" 등의 주장을 펼쳤다. 시위에 참여한 레이철 호페이(52)는 <로이터>에 지금이 "전환점"이라며 "상황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지역에서 연대 시위도 확산 중이다. CNN은 메사추세츠주 보스톤에서 이틀 연속 연대 시위가 열렸고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앨라배마주 버밍햄, 텍사스주 플루거빌에서도 시위가 일었다고 보도했다.

포틀랜드서도 연방요원 총격으로 2명 부상

8일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도 연방 요원 총격으로 2명이 다치며 파장은 더 커지고 있다. 트리샤 맥러플린 국토안보부 차관보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사건이 이날 오후 2시15분께 미 국경순찰대 요원의 표적 차량 검문 실시 중 해당 차량 운전자가 차량을 "무기화"해 요원들을 치려고 시도해 "방어 사격"이 가해지며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차량 탑승자들이 베네수엘라 폭력단 트렌데아라과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즉각적 근거 제시 없이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를 보면 포틀랜드 경찰은 이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총에 맞은 남성과 여성의 신원을 아직 파악하지 못했고 "이 사건이 이민과 연관된 사건인지 여부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 사건에 연루된 연방 요원들은 이미 자리를 뜬 뒤였다고 설명하며 정확히 "어떤 연방 기관이 연루됐는지 알 수 없다"고도 했다.

운전자는 총에 맞은 상태에서 차량을 이용해 도주했고 현장에서 3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경찰에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이 건 911 응급 신고 전화를 받고 사건을 인지했고 총에 맞은 이들은 스페인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여성은 가슴에 한 발 총상을 입었고 남성은 두 건의 총상을 입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저녁 수백 명이 포틀랜드 ICE 건물 앞에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8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전날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 총격에 시민이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져 시위대가 빗속을 행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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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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