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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놓친 기회, 이제는 법원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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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놓친 기회, 이제는 법원 차례다

[지혜복 교사 부당전보 취소 촉구 연속기고③] 구조적 성차별 없다는 윤석열의 세상까지 끌어내려야

A학교 성폭력사안·교과운영부조리 공익제보교사 부당전보철회를 위한 공대위는 오는 1월 29일(목) 지 교사 부당전보 취소 소송 선고를 앞두고 인용 판결을 촉구하는 각계의 연속 기고를 게재합니다. 성평등한 교육과 사회를 위한 지 교사의 투쟁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26일 학생인권의 날,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지혜복 교사를 다시 밀어냈다.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윤석열을 여성과 성소수자가 앞장서 퇴진시켰지만, 진보교육감을 자임하는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여전히 한 학교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안도 해결하지 않으려 한다.

여성과 성소수자는 윤석열만 끌어내리려 내란광장에서 싸운 게 아니었다. 그들은 성차별적 발언에서부터 온라인 성폭력을 놀이문화 정도로 치부한 딥페이크 성범죄까지 온갖 성별화된 폭력에 시달려야 하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그래서 바로 1년 전 여성과 성소수자들은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윤석열의 세상에 맞서 싸웠으며, 아직도 지혜복 교사의 복직을 외치며 함께 싸우고 있다.

▲지혜복 교사ⓒNOOY

"내게도 지혜복 선생님 같은 선생님이 있었다면…"

실제로 지난 2024년 12월 3일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하자 수많은 여성과 성소수자가 광장 최전선에 집결해 계엄에 맞섰다. 이들은 신자유주의 교육개혁이 야기한 구조적 성차별과 그에 따른 폭력의 생존자였고, 그런 그들은 스스로가 증인이 되어 윤석열이 부정한 구조적 성차별과 폭력을 고발했다. 동시에 그들은 실제로 '길을 내려' 했던 남태령 농민들에게,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박정혜에게, 세종호텔 고진수에게, 거통고 김형수에게 그리고 서울시교육청에서 싸우고 있는 지혜복에게 연대했다.

이 '말벌 동지'로 스스로를 불렀던 연대 동지들은 종종 약속이라도 한 듯 이렇게 말했다. "내게도 지혜복 선생님 같은 선생님이 있었다면…." 그들이 만나 온 교사는 늘 피해자보다는 가해자 편에서, 때로는 가해자로서, 그리고 그러한 차별과 억압을 떠받치고 있는 학교 편에서, 차별과 폭력을 묵인하거나 방치하며 동조해 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연대 동지들은 한 명, 두 명씩 지 교사의 곁에 섰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지 교사가 삭발한 날에는 동조 삭발을 했고, 거대한 학교 조형물을 끌고 이틀에 걸쳐 서울행정법원에서 서울시교육청까지 행진했다. 지난봄에는 서울시교육청 앞에 농성장을 같이 세우고 연대하며 '지 교사가 있는 학교들'이 돼야 한다고 외쳐 왔다. 그리고 그러한 수많은 연대 속에서 A학교 성폭력 피해 학생의 양육자들도 나서 지 교사는 피해 학생들을 도운 유일한 공익제보 교사였다고 증언했다.

그런데도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여전히 지 교사와 연대 동지들의 외침을 외면하고 있다. 윤석열은 감옥에 보냈지만,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윤석열의 세상을 민주당도 더불어 함께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이 학교 성폭력은 춘천에서, 파주에서, 전국 곳곳에서 되풀이됐다. 오히려 현실은 더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5년간 초·중·고 학교폭력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학교 성폭력은 지난해에만 1천 건 가까이 늘었다. 극우 단체가 늘봄교육을 맡고, 극우 기독교 단체가 성폭력 예방 교육을 하고 있다. 윤석열을 지지한 극우가 내다버린 페미니즘 서적은 학교 도서관에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 지 교사가 요구해 온 포괄적 성교육 도입도 이뤄지지 못했다.

사회도 비슷하다. 여전히 여성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되어 고속도로에, 하천에, 김치냉장고, 쓰레기봉투에 유기된다. 최근에는 아내와 여자친구를 불법촬영한 영상이 공유되는 '패륜사이트'까지 드러났다. 여성의 절반이 비정규직이고, 평균 임금이 30% 이상 적은 현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혜복 교사 부당전보 철회 요구ⓒNOOY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윤석열 세상까지 끌어내려야

하지만 내란광장에서 싸웠던 여성과 성소수자들은 윤석열 한 사람만 끌어내리려 여의도에서, 한강진에서, 광화문에서, 남태령에서 싸우지 않았듯,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윤석열의 세상까지 끌어내려야만 한다. 그래야 여성과 성소수자들도 인간답게 생존하고 생활할 수 있다. 그것이 여성과 성소수자들이, 생존자들이 윤석열을 끌어내리며 지 교사의 투쟁을 끌어올린 이유일 것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의 구조적 성차별과 그에 따른 폭력은 어느 때보다도 여성들의 생존을 위협하며 벼랑 끝으로 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에게는 이를 해결해나갈 기회가 주어졌지만, 그는 스스로 박차고 말았다. 이제 기회는 사법부로 넘어갔다. 사법부는 더 이상 지 교사의, 그리고 그의 편에 서 절규하는 여성과 성소수자,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구조적 성차별과 그에 따른 폭력을 해결할 첫 단추를 꽤는 일이다. 나아가 우리 사회는 구조적 성차별을 야기하는 신자유주의 교육제도까지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할 것이다.

지 교사는 지난 2년 내내 거리에서 꿋꿋이 교사란, 교육 노동자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보여 줬다. 그리고 선고를 앞둔 지금도 눈보라와 칼바람을 맡으며 농성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는 그가 말했던 "사회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이 되는 것을 보는 것도 학습의 과정"이라는 절박한 수업이 마무리돼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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