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공사장 화재 참사 1년을 앞두고 사고의 직접 원인뿐 아니라 인허가·점검·감독 체계가 어디에서 무너졌는지 다시 따져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11일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 부산운동본부' 등 노동·시민단체는 공사 현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단체들은 사망자가 발생한 중대재해 보여도 책임 규명과 재발 방지 논의가 충분하지 않다며 원·하청 책임뿐 아니라 관할 지자체와 감독기관의 관리·감독 책임도 함께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얀트리 화재는 공사현장에서 발생해 노동자 6명이 숨지는 등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졌고 이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는 현장 안전관리 공백 논란이 반복 제기돼왔다. 이 사건은 '현장 과실'에만 머물지 않고 행정·감독 절차가 실효성 있게 작동했는지까지 묻는 구조적 쟁점으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특히 관할 지자체인 기장군청의 책임 문제는 핵심 고리로 꼽힌다. 대형공사 현장은 건축 인허가와 공정 관리, 각종 확인 절차에서 지자체의 판단과 점검이 중요한 역할을 하며 사용승인·준공 등 절차는 '서류 처리'가 아니라 현장의 안전요건이 실제로 충족됐는지 확인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런데 수사 과정에서 사용승인·점검 단계의 부실, 허위 서류 작성 의혹 등이 거론되면서 "공공의 마지막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느냐"는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대목에서 단체들의 의문은 "누가 책임지느냐"에서 "누가 지시했느냐"로까지 옮겨간다. 단순한 담당자 수준의 일탈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드러난다면 결재·지휘라인이 어떻게 작동했는지, 누구의 판단으로 어떤 확인이 생략됐는지, 외부 이해관계가 개입할 여지는 없었는지까지 수사가 닿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책임이 말단에서만 멈추면 같은 참사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책임의 축은 기장군청에만 머물지 않는다. 화재 예방과 현장 점검을 담당하는 소방당국, 산업안전 감독과 중대재해 대응을 맡는 고용노동당국, 현장 의무를 져야 할 감리·시공 라인까지 서로 맞물려야 참사를 막을 수 있다. 참사가 발생했다면 각 기관이 사고 전 어떤 점검을 했고 어떤 경고를 놓쳤는지, 절차가 형식에 그치지 않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는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 대책은 결국 공공시스템의 작동 여부를 투명하게 밝히는 데서 출발한다"며 관할 지자체와 관련 기관들이 점검·결재·조치과정의 사실관계를 분명히 공개하고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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