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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빼고 이탈리아 월드컵 출전시키자"는 트럼프 특사 제안 걷어 찬 이탈리아 "모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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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빼고 이탈리아 월드컵 출전시키자"는 트럼프 특사 제안 걷어 찬 이탈리아 "모욕적"

이탈리아 스포츠부 장관 "불가능하고 적절하지도 않아"…재무장관 "부끄러운 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가 오는 6월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에서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에 이란 대신 이탈리아를 출전시키자고 제안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3회 연속 본선 진출에 실패한 이탈리아는 이를 완강히 거절했다.

2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파올로 잠폴리가 이탈리아를 이란 대신 출전시키자고 주장한 데 대해 안드레아 아보디 이탈리아 스포츠부 장관이 "적절하지 않다"고 일축했다고 보도했다.

아보디 장관은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잠폴리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2026년 월드컵의 이탈리아 출전은 첫째, 불가능할 뿐 아니라 둘째, 적절하지도 않다"라며 "예선은 경기장에서 결정된다"라고 일갈했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이탈리아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인 루치아노 부온피글리오가 기자들에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모욕적으로 느껴진다"라며 "월드컵에 진출하려면 자격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지안카를로 조르제티 이탈리아 재무장관 역시 "트럼프 특사가 이탈리아를 월드컵에 복귀시키려 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부끄러운 일이다. 저라도 부끄러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앞서 2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잠폴리 특사가 피파와 접촉해 이같은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탈리아 출신인 잠폴리 특사가 1992년 유럽 축구 선수권 대회에서 전쟁 발발로 실격 처리된 유고슬라비아를 대신해 덴마크가 뒤늦게 참가하게 된 사례를 언급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그는 "축구는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나뉘는 경기이며, 우리 모두 알다시피 마지막 휘슬이 울릴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1992년 덴마크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때로는 결정이 늦게 내려지기도 한다. 이탈리아도 다시 경기장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피파 측은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신문은 피파 대변인이 언급을 거부했지만 잔니 인판티노 피파 회장은 지난주 "이란 대표팀은 확실히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그때쯤이면 상황이 평화로워지기를 바란다. 그러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란 축구 대표팀에 대해 "이미 예선 통과를 했고, 실력도 꽤 좋은 팀이다. 그들은 정말로 경기에 뛰고 싶어 하고, 뛰어야 마땅하다. 스포츠는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이란 대표팀을 "환영한다"고 했다가 "선수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참가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 소셜의 본인 계정에 "나는 그들이 거기(월드컵 본선)에 있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실제 이란은 선수들의 안전 문제를 언급하며 예선전 경기 일정을 이미 계획돼 있는 미국이 아닌 멕시코로 옮겨달라고 요청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란은 6월 15일 뉴질랜드, 21일 벨기에와 로스앤젤레스에서 경기를 치르고 26일 시애틀에서 이집트와 경기를 앞두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파트너십 특사인 파올로 잠폴리가 21일(현지시간) 세르비아의 수도인 베오그라드에 방문했다. ⓒAFP=연합뉴스

잠폴리 특사가 이처럼 현실화되기 어려운 주장을 하게 된 배경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교황 레오 14세를 공격하고 이 갈등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간 설전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악화된 미국과 이탈리아 관계를 개선해보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잠폴리는 이 제안이 외교적 관계 개선을 위한 것이냐는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가 잠폴리 특사와 피파 간 접촉에 대해 "이탈리아 정치인들을 겨냥한 것이라기 보다는 이탈리아 국민의 환심을 사려는 의도가 더 강해 보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탈리아 국민은 전통적으로 다른 유럽인들보다 친미 성향이 강했지만, 최근 이란 전쟁을 비롯한 여러 논란으로 인해 워싱턴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고 밝혔다.

잠폴리 특사가 직전 월드컵에서도 이번과 똑같은 요청을 했다는 점에서 미국과 이탈리아 간 관계를 염두에 둔 것 만은 아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문은 잠폴리 특사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피파에 이란을 출전 명단에서 제외하고 이탈리아로 대체할 것을 촉구했지만, 이 노력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이란은 결국 대회에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북중미 월드컵은 6월 11일부터 7월 19일까지 열릴 예정이며,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가 공동 개최하는 첫 번째 월드컵이다. 미국은 결승전을 포함한 주요 경기를 개최하면서 주도적인 개최국으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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