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동영상을 시청하는데, 금년에 스님이 되기 위해 머리를 깎은 사람이 86명이라고 한다. 아마 특정 종단만을 이야기한 것이 아닌가 한다. 불교에도 많은 종파가 있다. 조계종, 태고종, 천태종, 진각종, 법화종 등 교단만 해도 엄청나게 많은데, 승려가 되기로 한 사람의 숫자가 86명이라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갈수록 종교인들이 줄어드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가 아닌가 한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주지가 없는 빈 사찰이 엄청나게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지방에 있는 절은 비어가고 있다고 하니, 뭔가 모르게 변화가 지나치게 빨리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감이 있다. 이런 면에서는 교회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한다. 신학교에 진학하려는 학생의 숫자가 현격하게 줄어서 통폐합해야 한다고 하니, 종교의 세계가 다 비슷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
우리는 흔히 뭔가를 늦게 시작한 사람을 일컬을 때 ‘늦깎이’라고 한다. 이 말의 반의어는 ‘올깎이’이다. ‘늦깎이’는 많이 들어 보았지만, ‘올깎이’는 그리 많이 들어 보지 못한 것 같아서 오늘은 이 두 단어의 의미를 비교해 보고 예문을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올깎이’라는 단어는 ‘나이가 어려서 승려가 된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보통 7, 8세 때 동자 출가해 절에서 어린 시절부터 성장한 승려를 말한다. 과거에는 이런 올깎이 승려들이 많았다. 먹고 살기 힘들어서 절에 버리고(?) 간 경우도 많았고, 고아들을 양육하던 스님들이 많아서, 절에서 머리를 깎고 학교에 다니던 친구들도 있었다. 형태를 분석해 보면 ‘올+깎-이’의 모습인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올’은 접두사로 ‘일찍(早)의 뜻’을 지니고 있다. 원래는 ‘해’의 뜻이었는데, 오라비, 올케 등에 보이는 것과 같이 ‘이르다’의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올케에 대해서는 얼마 전에 이미 설명한 적이 있다). ‘올벼, 올밥, 올배, 올되다’라고 할 때의 ‘올’이 모두 ‘이르다(早)’, ‘나이보다 일찍 지각이 나다’, ‘일찍이 되다’의 의미를 담고 있다.
올깎이의 예문을 보자.
자비 스님은 어려서부터 이 절에 들어온 올깎이이었다지요.
그는 죽비 소리에 맞춰 화두를 듣는 틈틈이 경염불하는 것으로 잔뼈가 굵은 올깎이이다.
와 같이 쓴다.
다음으로 늦깎이를 살펴보기로 하자. 위에서 살펴본 대로 원래는 ‘나이가 들어서 승려가 된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은 다양하게 확장되어 다른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그 확장된 의미를 살펴보면 ‘나이가 꽤 들어서 어떤 것을 시작하거나 성공한 사람’, ‘남보다 사물의 이치를 늦게 깨달은 사람’의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특히 요즘은 만학도들이 대학에 많이 다니는 세상이 되었다. 그래서 그들을 일컬어 ‘늦깎이 대학생’이라고 한다. 물론 만학도하는 표현도 많이 하지만 그들 스스로가 ‘늦깎이’라는 표현을 많이 하는 것을 보았다.
우리나라 절집에서는 속어로 쓰기도 하였다. 즉 나이를 먹은 후, 또는 세속에서 결혼까지 했다가 뒤늦게 출가해 깨달음을 얻은 승려를 이르는 말이기도 했다.
‘늦깎이’의 다양한 예문을 살펴 보자.
사과나무에서 아직 늦깎이를 따지 못했어.
태호는 늦깎이 공부를 통해서 한글을 깨우친 의지의 한국인이야.
그는 직장생활을 하다가 뒤늦게 머리를 깎은 늦깎이야.
와 같이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올깎이’는 많이 사라졌지만, 오히려 늦깎이는 종교의 세계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빈 절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지방 소멸이라는 말과 상통하는 것이라 가슴이 쓰리지 않을 수가 없다.
오호 애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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