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마음 깊이 반성하는 자세로 살아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고교야구대회에서 광주제일고등학교 야구부를 향해 5·18 민주화운동 폄훼 구호를 외쳐 질타를 받은 서울 배재고등학교 학생들이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해당 행위에 대해 사죄하고 오월영령을 기리는 참배식을 가졌다.
6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운정동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합동 참배식에는 광주제일고와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과 학부모, 각 학교 교장 및 교직원 등 관계자 130여 명이 참석했다.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과 정근식 서울특별시 교육감도 자리를 함께해 추모의 의미를 더했다.
오후 4시 30분쯤 민주묘지 앞에 정차한 4대의 전세버스에서 배재고·광주제일고 학생들이 차례로 하차했다. 참배식을 위해 민주의문 앞에 선 학생들은 하얀 장갑을 끼고 저마다 국화를 손에 들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지자 학생들은 일제히 추모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배재고 학생들은 고개를 숙인 채 무거운 표정으로 말없이 걸음을 이어갔다. 뒤따르던 일부 배재고 학부모들은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앞서 김 교육감은 방명록에 '화해와 용서의 오월정신! 평화의 미래를 가르치겠습니다'라고 적었고 정 교육감은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이 우리 학생들과 학생선수들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잡아 건강하고 훌륭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라고 남겼다.
이날 5·18민주묘지 참배식은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정 교육감과 김 교육감이 대표로 분향한 뒤 학생들과 학부모, 관계자들의 헌화가 이어졌다.
참배식을 마친 뒤 김 교육감과 정 교육감은 학생들에게 이번 일을 계기로 5·18의 의미를 되새기고 성찰과 화해의 가치를 마음에 새겨달라고 당부했다.
김 교육감은 "배재고 학생 여러분들이 잘못을 사과하고, 제일고 학생들이 이 사과를 진정으로 받아들이고 용서하는 일련의 과정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대견하다"면서 "이번 일을 딛고 화해의 장을 연 것은 5·18 정신을 되살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과 함께한 이 자리가 우리 대한민국의 많은 학생들에게 큰 울림과 교훈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육감은 "성찰과 배움, 화해의 길을 만들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섰다"며 "불미스러운 사안으로 상처를 입은 광주제일고 학생 선수들과 광주 시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이 부끄러움을 알고 잘못을 뉘우치는 것으로부터 진정한 교육과 성장이 시작된다고 믿는다"며 "성찰과 배움의 여정을 통해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더 의젓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고 건강한 학생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합동 참배에 앞서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과 관계자들은 광주제일고를 찾아 5·18 민주화운동 폄훼 구호를 외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오후 3시쯤 각 학교 학생들과 관계자들이 광주제일고 강당에 들어선 가운데 야구부 주장 A군은 자필로 써온 사과문을 낭독했다.
그는 "희망이 담겨야 하는 야구장에서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해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광주 선수들과 학부모, 그리고 광주시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진심으로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그러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항상 마음 깊이 반성하는 자세로 살아갈 것이며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각 학교 교장들도 이번 일을 학생들이 성찰하고 성장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효준 배재고 교장도 "이번 일로 상처 입은 많은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끝내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서로를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학생들과 배우고 성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규연 광주제일고 교장은 "변화를 위해서 감내할 고통의 과정이 있는데 상처를 딛고 성숙한 모습이 되길 바란다"며 배재고 학생들에게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 방문을 제안해 헌화하고 참배하는 일정을 가졌다.
한편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배재고 일부 학생 선수들이 상대 팀인 광주제일고 더그아웃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와 "탱크데이"라는 구호를 반복해 외치자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에 교육계과 정치권에서도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도 지난 1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배재고 야구부에 대해 전국대회 출전 정지 6개월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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