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경찰 출신 서범수,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보호 말할 자격 있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경찰 출신 서범수,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보호 말할 자격 있나?

피해자 참석 간담회 직전 "돌려차기 한 판 하시죠"…뒤늦게 사과했지만 공적 감수성 도마에 올라

범죄 피해자의 절박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된 국회 간담회에서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농담거리로 삼은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서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완수사 금지, 지옥문이 열렸다' 간담회 시작에 앞서 같은 당 진종오 의원에게 "돌려차기 한 판 하시죠"라고 말했다. 진 의원도 사격선수 출신인 자신은 발보다 손을 더 잘 쓴다는 취지로 맞받았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지옥문이 열렸다'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 의원 오른편은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김진주(가명)씨. ⓒ연합뉴스

간담회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범죄 피해자 보호 공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찰 수사에서 놓친 성범죄 정황이 검찰 단계에서 뒤늦게 확인된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 김진주씨도 직접 참석해 자신의 경험을 증언할 예정이었다.

논란의 발언은 김씨가 행사장에 들어오기 전에 나왔다. 그러나 피해자가 당시 현장에 없었다는 사실이 발언의 부적절성을 덜어주지는 않는다. 피해자의 고통과 수사기관의 책임을 논의할 공개 행사장에서 사건 명칭을 동료 의원과 주고받는 농담으로 소비했다는 점이 문제의 본질이다.

특히 서 의원의 이력을 고려하면 이를 가벼운 실언으로 넘기기는 더욱 어렵다. 그는 부산지역 일선 경찰서장과 부산경찰청 간부를 거쳐 울산경찰청장과 경기북부경찰청장, 경찰대학장까지 지낸 경찰 최고위직 출신이다. 범죄 피해와 부실수사가 당사자에게 남기는 상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할 위치였다.

그런 서 의원이 피해자 보호를 내세운 자리에서 사건을 희화화하면서 정치적 주장과 실제 언행 사이의 간극을 그대로 드러냈다. 형사사법제도의 허점을 비판하기에 앞서 범죄 피해자를 대하는 최소한의 공적 감수성부터 갖췄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비판이 확산하자 서 의원은 SNS를 통해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며 피해자와 가족에게 사과했다. 피해자가 허락한다면 직접 찾아가 사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진 의원 역시 자신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김씨는 서 의원을 만날 필요도 사과를 받을 생각도 없다며 개인의 사과 논란보다 보완수사권과 범죄 피해자 보호라는 본래 쟁점에 집중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간담회 이후에는 범죄 피해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사실을 느꼈기를 바란다는 뜻도 전했다.

서 의원이 뒤늦게 고개를 숙였지만 이번 발언을 단순한 말실수로 축소하기는 어렵다. 피해자의 사건을 제도 개선의 근거로 내세우면서 정작 그 고통을 웃음 섞인 소재로 소비한 인식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경찰 최고위직을 지낸 국회의원이라는 점에서 이번 발언은 사과 한마디로 끝낼 일이 아니라 서 의원의 공적 감수성과 피해자 보호를 말할 정치적·윤리적 자격까지 되묻게 한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윤여욱

부산울산취재본부 윤여욱 기자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