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신임 당 대표 체제가 출범하면서 '현금 제공 의혹'으로 당에서 긴급 제명된 김관영 전 전북특별자치도지사의 '복당 문제'가 전북 정치권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김관영 도정에서 정무수석을 지내고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김관영 전북지사 후보 측 핵심 인사로 활동한 유창희 전 정무수석이 김민석 당 대표 후보의 정책특보로 참여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김 전 지사 측과 신임 당권파의 인적 연결고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 전 정무수석은 17일 김 대표 선출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민석 후보가 당대표가 됐다"며 "이재명 정부를 든든히 뒷받침할 민주당 2기 지도부가 출발한다"고 환영했다.
그는 이어 "김민석 당대표 후보 정책특보로 함께해서 즐거웠다"며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이기는 민주당, 대체 불가 대한민국을 힘차게 열어가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유 전 정무수석이 공개한 임명장에는 지난 14일 김민석 당시 당 대표 후보가 유 전 정무수석을 제3차 전국당원대회 정책특보로 임명한 것으로 적시돼 있다.
유 전 정무수석이 신임 당대표의 공식 당직이나 비서진에 합류한 것은 아니지만 김 전 지사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돼 온 인사가 김 대표의 경선을 도왔다는 점에서 향후 김 전 지사의 복당 논의 과정에서 일정한 정치적 연결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관영 전 지사는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 내내 자신의 SNS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헌신해 온 사람, 이재명 대통령이 실력을 인정하는 사람이 당대표가 돼야 한다"며 "정치적 뿌리인 민주당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자주 찾아뵙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북 무시하면 큰 코 다친다, 동학농민혁명의 후예인 전북 민심 짓밟으면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는 교훈을 남겼으면 한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성공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을 것이다. 제 정치적 뿌리인 민주당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자주 찾아뵙겠다"며 민주당 복당의 뜻을 이미 밝힌 바 있다.
김 전 지사는 특히 "당권에만 혈안이 돼 대통령의 상투를 잡고 흔들려는 무자격 당대표 후보"라는 표현으로 자신의 제명 당시 당 대표였던 정청래 후보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김 전 지사가 민주당 복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데 이어 김 전 지사 측 인사들이 지원한 김민석 후보가 당대표에 선출되면서 전당대회 이후 복당 절차가 본격 추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전당대회 과정에서는 김영호 최고위원 후보가 지난 5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관영 전 지사의 복당 문제를 책임 있게 추진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김영호 후보는 김 전 지사의 대리비 지급 사건에 대해 "분명 잘못된 일이고 당이 책임을 묻는 것도 당연하다"면서도 "징계나 경선 후보 자격을 제한하는 컷오프 등 여러 선택지가 있었는데 현직 도지사를 제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충격적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전 지사의 복당에는 당헌·당규상 장벽이 가로막고 있기도 하다.
민주당은 지난 4월 1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시 현직 전북지사였던 김 전 지사에 대한 제명을 의결했다. 민주당은 김 전 지사가 전북도당 청년·대학생위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대리기사비 명목으로 현금을 제공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최고 수위의 징계를 내렸다.
당시 민주당 지도부는 현금 제공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와 윤리감찰 결과 등을 근거로 김 전 지사를 제명했다. 제명 처분에는 당원 자격 박탈과 함께 5년 간 복당 금지 조치가 포함됐다.
따라서 민주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금품 제공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내세워 내린 최고 수위 징계를 불과 수개월 만에 번복한다면 당의 도덕성과 징계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특히 김 전 지사는 제명 이후 민주당 후보에 맞서 무소속으로 전북지사 선거에 출마했으며 선거 과정에서는 당시 정청래 대표의 사퇴와 전당대회를 통한 지도부 교체를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이에 따라 김 전 지사의 복당 문제는 단순히 한 정치인의 당적 회복을 넘어 민주당의 징계 원칙과 해당 행위, 무소속 출마에 대한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 것인가의 문제로 번질 수 밖에 없다.
김 전 지사의 복당 논의는 전북 정치권에 큰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은 물론 도민들의 갈등을 또다시 부추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미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이원택 후보와 무소속 김관영 후보가 정면으로 맞붙으면서 전북의 민주당 지지층은 크게 갈라졌기 때문이다.
김 전 지사가 민주당 후보에게 패한 지 불과 수 개월 만에 복당할 경우 선거 당시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던 당원과 도민들의 반발이 불거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대로 김 전 지사가 무소속으로 40%가 넘는 득표를 기록한 만큼, 그의 복당을 통해 지방선거 과정에서 갈라진 지지층을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결국 김 전 지사의 복당 여부는 김민석 지도부가 내세운 '통합'과 민주당이 강조해 온 '원칙' 가운데 어느 쪽을 선택할 것 인지에 대한 정치적 시험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통합을 이유로 제명 처분의 근거와 책임 문제를 제대로 정리하지 않은 채 복당을 허용하면 민주당의 도덕성과 정체성이 훼손될 수 있으며 반대로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김 전 지사 지지층의 정치적 요구를 무조건 배제할 경우 전북 민주당의 분열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높은 게 사실이다.
따라서 복당 문제가 공식화 될 경우 민주당 지도부는 정치적 유불리나 캠프 인맥이 아니라 제명 당시의 사실관계와 징계 절차, 김 전 지사의 책임 있는 입장 표명, 당원과 전북도민의 여론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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