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성 전북특별자치도교육감이 조직개편의 핵심 방향으로 강조하고 있는 '본청 조직 20% 감축' 방침에 대해 전북도의회가 강하게 제동을 걸고 나섰다.
특히 조직진단 용역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천호성 교육감이 '20% 감축'이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 것은 사실상 결론을 미리 정해 놓고 용역을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최근 천 교육감의 이른바 '도의원 관련 예산' 발언을 둘러싸고 교육청과 도의회의 관계가 불편해진 상황에서 조직개편 문제를 놓고도 도의회의 누적된 불편한 감정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용태 전북도의회 교육위원장은 4일 열린 제431회 도의회 정례회 제1차 교육위원회에서 유정기 전북교육청 부교육감을 상대로 "본청 조직 20% 감축 방침이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를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전 위원장은 "이 20%라는 것이 본청의 부교육감을 비롯해 국장들과 교육감의 의견이냐, 인수위원회에서 한 얘기냐"고 캐물었다.
이에 유정기 부교육감은 "교육감님의 평소 생각이었다고 알고 있다"고 답했고, 전 위원장은 조직진단 용역을 실시하면서 사전에 '20% 감축'이라는 목표치를 제시하는 것 자체가 용역의 객관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전 위원장은 "조직진단을 위해 5000여만 원의 용역비를 세워 놓고 용역이 끝나기도 전에 20%를 줄인다고 하면 용역이 제대로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유 부교육감이 "20%라는 수치는 '상징적'으로 그 정도는 슬림화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미"라고 설명했지만, 전 위원장은 "행정이라는 것이 답이 나오지 않았는데 답을 주면서 조직진단을 하라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그렇게 하면 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조직진단이라는 것은 원 상태에서 그대로 진단한 뒤 본청에 일이 많다면 많다고 결과가 나와야 하는 것"이라며 "조직진단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20%를 줄인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전 위원장은 교육청이 발주하는 조직진단 용역에서 교육감이 사전에 20% 감축 방침을 공개적으로 제시할 경우 용역기관이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는 취지의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본청에서 용역을 주면서 20%를 슬림화시킨다고 하는데 거기에 안 맞출 사람들이 어디 있느냐"며 "그것은 잘못된 관행"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전 위원장은 또 "학교 현장에서도 선생님들이나 종사하는 교원들이 일이 많다고 하고 있다"며 학교 현장의 업무량까지 포함해 "그런 부분도 정확하고 제대로 진단하라"고 주문했다.
이날 질의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조직개편의 적정성을 넘어 천호성 교육감직 인수위원회와 현 교육청 집행부의 관계에 대한 도의회의 강한 불신이 공개적으로 표출됐다는 점이다.
전 위원장은 부교육감과 국·과장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앞으로 교육위원회에서 지켜보겠지만 교육감 인수위원회에서 어떤 방향을 줘서 그 방향으로 제안을 한다든지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본청에서 부교육감과 국장, 과장들이 교육감과 같이 움직이고 같이 머리를 써서 나와야 한다"면서 "인수위 쪽에서 나온 것을 가지고 다시 검토하고 그런 부분은 우리 교육위원회에서는 납득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선 질문에서 최종오 의원은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단순한 통폐합이나 기관 신설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향후 조직개편의 구체적인 추진 일정도 공개해 달라고 주문했다.
유 부교육감은 "조직개편은 내년 1월을 일정 상 생각하고 있다"며 "중간안과 최종안이 나오게 되면 그 과정에서 의회와 충분히 소통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최 의원은 또 "본청 조직을 20% 줄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전체 교육행정 조직의 기능과 역할을 종합적으로 따져서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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