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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투서로 경쟁자 임용 막고 자신이 채용된 경기대 교수 집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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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투서로 경쟁자 임용 막고 자신이 채용된 경기대 교수 집유

수원지법 “익명 투서로 의혹 확산, 채용 절차 실제 방해”

경기대학교 교수 채용 과정에서 경쟁자에 대한 허위 의혹을 익명 투서로 퍼뜨려 임용을 무산시킨 뒤 자신이 해당 채용을 통해 교수로 임용된 50대 남성이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1단독 지선경 판사는 10일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경기대 교수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수원법원종합청사 전경. ⓒ프레시안(전승표)

A씨는 경기대 한국화 전공 신임 교수 채용이 진행되던 2021년, 임용 대상자로 선정된 경쟁자 B씨를 겨냥해 허위 내용이 담긴 익명의 탄원서를 학교 관계자들에게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 역시 해당 교수 채용에 지원한 상태였다.

A씨가 작성한 투서에는 B씨가 특정 교수의 소개로 전 총장에게 수억원의 금품을 건네고 부정하게 교수로 채용됐다는 취지의 내용과 함께, 임용을 위해 연구 실적까지 변조했다는 의혹이 담겼다.

A씨는 이 내용을 학교 이사들을 비롯해 교수회장과 노조 지회장 등 교원 임용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관계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과적으로 B씨의 신규 교수 임용안은 2021년 8월 열린 학교 이사회에서 부결됐다.

학교 측은 이후 수사기관에 사건을 의뢰하고 자체 진상조사에도 나섰다. 조사 과정에서는 A씨가 제기한 의혹을 뒷받침할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데 약 2년 뒤 상황이 뒤바뀌었다.

학교가 2023년 교수 채용 절차를 다시 진행한 가운데 A씨가 최종적으로 교수로 임용된 것이다.

A씨는 재판에서 자신이 들은 소문을 사실로 믿을 만한 이유가 있었으며, 학교 차원의 진상조사를 요구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에서 투서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채용에 불이익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익명으로 문제를 제기했다는 취지의 주장도 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 판사는 B씨가 교수 임용과 관련해 청탁하거나 금품을 제공한 사실이 없었고, A씨가 투서에서 지목한 C교수 역시 돈을 받거나 B씨를 소개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학교 측 진상조사에서도 투서 내용이 사실이라는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봤다.

특히 A씨가 의혹의 근거가 됐다는 말을 해당 교수에게서 직접 들은 것도 아니었으며,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A씨가 공식적인 문제 제기 절차를 이용하는 대신 추적이 어려운 익명 투서를 여러 관계자에게 동시에 보내 의혹을 퍼뜨린 만큼 허위 사실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업무방해 혐의 역시 인정됐다.

재판부는 A씨의 투서가 실제로 이사회에서 B씨의 임용안이 부결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단순히 채용 업무를 방해하려는 의도에 그치지 않고 실제 채용 절차가 차질을 빚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지 판사는 "익명 투서를 학교 관계자들에게 동시다발적으로 보내고 단정적이고 비방적인 표현을 사용해 죄질이 좋지 않다"는 취지로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들에게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A씨가 자신의 잘못을 충분히 인정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선고를 방청한 B씨는 재판 뒤 취재진에게 진실이 밝혀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수십년간 준비해 온 교수 임용 기회를 나이 때문에 잃게 됐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1심에서 유죄 판단이 내려진 만큼 학교 측이 정해진 원칙과 규정에 따라 A씨의 교수 임용 문제 등을 조속히 해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경기대는 판결문이 공식적으로 학교에 전달되면 관련 절차에 따라 A씨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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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구

경기인천취재본부 김재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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