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의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직 지명이 '자진사퇴'로 마무리된 일을 두고 "대통령과 청와대는 정치공학적 인사보다는 여성의 삶을 개선할 정책과 제도를 고민해야 한다"는 여성계 비판이 나왔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연)은 13일 논평을 내고 용 의원이 각종 논란 끝에 자진 사퇴한 데 대해 "이러한 상황을 만든 것은 대통령과 청와대의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여연은 "대통령과 청와대는 용 의원을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로 결정할 때 위성정당 문제, 비례대표 겸직 문제가 거론될 것을 예상하지 못했을 리 없다"며 "2주간 청와대의 입장은 후보자에게 청문회 기회를 줘야 한다는 발표 뿐이었다. 청와대는 인사의 배경, 검증 과정, 최종 임명까지 어떤 역할과 책임을 수행해야 하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선거 제도 개혁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길 바란다"며 "유권자의 표가 사표가 되지 않고 정당 득표율과 실제 의석 수 간의 불일치를 줄여 선거의 비례성을 높이는 제도를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평등 정책 재점검도 주문했다. 여연은 "지난 11개월은 다시 체계를 만들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준비의 단계였다면 이제는 여성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를 마련해야 하는 시기"라며 "고용평등 임금공시제 도입,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 확대, 임신중지약물 도입 등 성과 재생산건강권 확보 등 국정과제에 담겨 있는 계획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이 앞장서야 한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목표와 방향이 필요하다"며 "성평등가족부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책임있는 인사를 해야 하며, 추진력을 확보 할 수 있도록 조직과 예산 확대 등 적극적인 지원과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이하 한여넷)도 이날 논평을 내고 대통령에게 용 의원 사퇴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한여넷은 "이번 사태는 단순히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넘어, 대통령의 정치적 이해와 정략적 판단이 국정 운영과 정부 인사에 과도하게 개입한 결과"라며 "성평등 정책을 책임지는 부처의 장관 인사가 충분한 검증과 원칙 없이 추진되면서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대통령 스스로 훼손했다"라고 평가했다.
또 "이번 개각은 성평등 정책과 정부 부처의 안정적인 운영이라는 관점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며 "법무부 장관 교체와 사법 현안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성평등부 장관까지 교체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이해관계에 맞춘 인사를 추진한 것은 정부 인사의 원칙과 국정의 우선순위에 의문을 갖게 한다"고 비판했다.
한여넷은 "지금 필요한 것은 또 다른 정치적 이벤트가 아니라 성평등 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부처 공무원들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직을 안정시키는 일"이라며 "정부는 장관 인사를 정치적 필요에 따라 서두를 것이 아니라 충분한 검증과 사회적 논의를 거쳐 성평등 정책에 대한 전문성과 책임성을 갖춘 인사를 임명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평등 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예산과 행정적 지원을 보장해야 한다. 정부가 집중해야 할 곳은 권력의 이해가 아니라 국민의 삶"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