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하청(百年河淸).
"우리는 한화오션에 열 번이 넘도록 교섭을 요구했습니다. 정중하게 요구했습니다. 그래서 기다렸고 또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공허한 메아리뿐이었습니다."
강인석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지회장은 1일 한화오션 하청노동자 고공농성 돌입하면서 한 말이다.
강 지회장은 "하청노동자라는 이유만으로 같은 조선소에서 같은 배를 짓고 있음에도 임금이 다르고, 복지가 다르고, 안전의 책임도 달랐다"며 "극심한 차별로 온갖 모멸과 자괴감을 느끼면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 원청과 제대로 대화조차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강 지회장은 "지금 현장에서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것은 대화와 존중이 아니라 더 강해진 통제이다"면서 "시간을 통제하고, 노동을 통제하고, 안전을 통제하고, 생산을 통제하고 있다. 우리가 언제 일하고, 어떻게 일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까지 원청의 영향력은 현장 곳곳에 미치고 있다. 오히려 날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지회장은 "배를 지을 때는 원청의 현장에서, 원청의 생산체계 안에서, 원청의 지휘와 통제를 받으며 일하는데, 정작 임금·노동조건·성과급 등 우리 삶을 결정하는 문제를 이야기하려 하면 대화의 상대가 아니라고 한다"고 했다.
즉 지금 218일째 이어지고 있는 천막농성 앞에서 멈춰 서 있다는 것.
강 지회장은 "배가 잘 팔리고 회사가 성장하고 산업이 발전한다고 하는데, 영업이익이 2조가 가까워 오는데 왜 현장의 하청노동자는 2022년보다 더 힘들다"며 "우리는 더 많은 것을 달라고 떼를 쓰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노동에 걸맞은 임금을 달라는 것이다. 우리의 안전을 지켜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 원청과 제대로 대화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른바 원청교섭은 특혜가 아니다. 하청노동자의 최소한의 권리이다는 것이다.
강 지회장은 "우리는 싸우는 것이 좋아서 싸우는 사람들이 아니다"고 하면서 "집에 돌아가 가족과 웃으며 밥 먹고 싶다. 아이들에게 '아빠는 떳떳하게 일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아침이면 아무 걱정 없이 출근하고 저녁이면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저 사람답게 노동한 만큼 존중받으며 제대로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화오션이 답해야 합니다. 원청교섭에 나와 주십시오. 하청노동자의 목소리를 들어주십시오. 대화로 해결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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