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 선거에서는 승리했지만 18개 국회의원 지역구에는 소속 의원이 단 한 명도 없는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2주마다 사흘가량 부산에 머물겠다고 선언하며 2028년 총선을 겨냥한 '낙동강 승부수'를 구체화하고 있다.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으로 확인된 변화의 가능성을 지역 정치 전반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14일 민주당 공식 유튜브 방송 '민티07'에서 "부울경, 특히 부산은 거의 2주에 한 번 2박 3일 이상 가겠다"고 밝혔다. 오는 16일 부마민주항쟁 기념식 참석과 부산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시작으로 항만·물류 관계자들을 만나고 17일에는 자갈치시장과 북항 복합형 돔 아레나 조성 예정지를 찾을 계획이다.
이번 행보는 지난 8월 부산 총선을 '당 대표 직할'로 치르겠다는 선언의 연장선이다. 김 대표는 이달 3일 부산 청년 간담회에서도 "2028년 총선의 주전장은 부산이고 낙동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당의 조직적 지원을 넘어 직접 지역 민심을 살피며 총선 준비를 주도하겠다는 구상이 점차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민주당이 부산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복합적인 표심이 자리하고 있다. 전재수 시장은 부산 16개 구·군 가운데 11곳에서 앞섰지만 기초단체장은 민주당 7곳, 국민의힘 9곳으로 갈렸다. 지역구 부산시의원 42석 가운데 민주당이 확보한 의석도 8석에 그쳤다. 시장 선거의 승리가 정당 전반의 경쟁력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셈이다.
특히 북구의 선택은 주목할 만하다. 전 시장이 56.02%를 득표하고 민주당 정명희 후보가 구청장에 당선됐지만, 같은 날 치러진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42.96%를 얻어 민주당 하정우 후보(41.26%)를 제쳤다. 시의원 선거에서도 북구 4개 선거구 가운데 3곳을 국민의힘이 차지했다.
이는 부산 유권자들이 정당 구도만이 아니라 후보 경쟁력과 선거의 성격에 따라 서로 다른 선택을 내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민주당으로서는 전 시장의 경쟁력을 지역구 전반으로 확장해야 하고 국민의힘 역시 기존 조직력과 의석 우위를 유지하면서 시장 선거에서 이탈한 민심을 되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김 대표가 부마민주항쟁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민주화 성과를 강조하는 것도 이러한 정치적 지형과 무관하지 않다. 부산의 민주화 역사와 정치적 정체성에 접근해 기존 지지층을 넘어 외연을 넓히려는 시도로 읽힌다. 다만 민주당이 2018년 지방선거에서 압승하고도 이후 지지 기반을 유지하지 못했던 경험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결국 관건은 전재수 시정의 성과다. 김 대표는 지난 2일 부산시와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민주당이 전 시장을 외롭게 하지 않겠다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가덕도신공항 관련 내년도 국비는 부산시 요구액 6311억원 가운데 4311억원만 정부안에 반영됐다. 북항 재개발과 공공기관 이전 등 주요 현안도 중앙당의 지원이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져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정치적으로는 중앙정부와 여당, 부산시를 잇는 정책 추진력이 민주당의 강점이 될 수 있다. 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책임 역시 함께 짊어져야 한다. 국민의힘이 부산 국회의원 지역구와 시의회에서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도 민주당의 낙동강 공략이 쉽지 않은 이유다.
김 대표의 '격주 사흘' 구상은 단순한 지역 방문을 넘어 부산 정치지형을 바꾸기 위한 장기 승부수로 볼 수 있다. 다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부산 시민들이 보여준 것은 특정 정당에 대한 일방적인 지지가 아닌 선거마다 달라지는 선택이었다. 2028년 낙동강 승부의 성패 역시 방문 횟수보다 지역 현안 해결과 시민이 체감할 성과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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