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 자카리아 백악관 신임 대변인이 변호사로서 근무했지만 미국 변호사 시험(Bar Exam)에는 합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를 변호사라고 소개했지만 변호사로 등록돼 있지 않아 이후 처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4일(이하 현지시간)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해당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를 인용해 자카리아 대변인이 2011년 페퍼다인 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한 뒤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시험에 응시했으나 합격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자카리아 대변인이 당시 예비 남편과 함께 중국 이주를 준비하던 무렵 시험을 치렀다고 신문에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자카리아 대변인은 그해 여름 중국 베이징으로 이주해 중국의 유명 로펌인 중런 로펌에서 국제실무팀 소속 변호사로 근무했다. 이 관계자는 그가 로스쿨 학위와 국제 거래 경험을 바탕으로 법률 분석을 제공할 수 있다는 법률가들의 자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 어디에서도 변호사 자격 시험에 통과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결혼 전후의 모든 성을 넣어 조회해봐도 캘리포니아, 텍사스, 워싱턴 D.C.의 등록 변호사 명단에 그의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13일 한 기자가 어느 주에서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는지 묻자 자카리아 대변인은 구체적인 설명 없이 "중국으로 이주했을 때"라고만 답했다. 그는 이번주 입장문을 통해 "적절한 자격을 모두 갖추고 국제거래법을 자문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자카리아가 변호사 시험을 치르기 전, 법률 및 직업 윤리에 대한 이해도를 평가하는 '법조인 윤리시험(MPRE)'에는 합격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자카리아 대변인이 윤리시험에는 합격했지만 본시험이라고 할 수 있는 변호사 자격 시험에는 합격하지 못한 것이다.
페퍼다인 로스쿨 시절 자카리아 대변인을 가르쳤고 이후 그의 결혼식에도 참석했던 로버트 푸쇼 교수는 "(자카리아 대변인은) 훌륭한 학생이자 진심으로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푸쇼 교수는 자카리아 대변인이 엄밀히 따졌을 때 변호사 자격을 충족하는지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못했다. 그는 훌륭한 법학자들 중에도 변호사 자격이 없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카리아의 중런 로펌 근무 이력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신문에 그가 국경 간 거래를 위한 수백만 달러 규모의 계약서를 작성하고,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미국 및 다국적 기업의 고객 소통을 담당한 4명의 국제 변호사 중 한 명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로펌의 국제 부서에서 일하는 인원이 기술적으로 '국제 법률 컨설턴트'였기 때문에 중국에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할 필요는 없었다고 신문에 말했다. 또 법적 의견서 제출 등은 현지 중국 파트너 변호사들이 처리했기 때문에 미국 변호사 자격은 로펌 업무와 무관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미국에서 실제 변호사 업무를 하려면 일반적으로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고 품성 및 도덕성 검증을 거쳐 해당 관할 구역의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을 법률가(lawyer)나 변호사(attorney)로 칭하거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일부 주에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일부 로스쿨에서는 졸업생들에게 변호사 자격을 취득할 때까지 스스로를 법률가나 변호사로 부르지 말라고 명시적으로 권고한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자카리아 대변인은 스스로를 변호사라고 소개하고 다녔다. 신문은 "백악관 대변인을 맡기 전 폭스뉴스, CNN, 뉴스맥스 등에 출연했던 자카리아는 방송에서 스스로를 변호사라고 칭했으며, 그가 출연한 일부 매체들도 마찬가지로 표현했다"라면서 "그는 찰리 커크 (총격) 피의자의 재판과 관련해 8월 31일 폭스뉴스에 출연했을 당시 '변호사로서, 그들이 이 사안을 올바르게 다루도록 하려면 절차적 단계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실제 당시 방송 화면 하단 자막에는 자카리아 대변인을 법률 및 정치 전략가이자 '변호사(attorney)'로 명시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자카리아 대변인은 로스쿨 재학 시절 로저 알포드 교수의 연구 보조원으로 일했는데, 알포드 교수는 그를 "페퍼다인의 스타 학생"이었다며 시민들이 "선입견을 갖기 전에 그를 먼저 알아가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말해 어딘가에서 변호사 시험을 통과하지 않았다면 스스로를 변호사라고 부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일 것"이라고 언급해 자카리아 대변인이 스스로를 변호사로 소개한 데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백악관은 일단 자카리아 대변인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다.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영국 공영방송 BBC에 "케이티는 우리 팀에 훌륭하고 멋진 인재다. 그녀는 트럼프 대통령과 정부가 해온 모든 훌륭한 일들을 미국 국민에게 알리는 데 필요한 탁월한 자격과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대변인으로서 놀라운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첫 브리핑을 지켜본 백악관 내 분위기는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방송 CNN은 자카리아 대변인이 첫 브리핑을 14분 만에 끝냈고 질문은 단 3개밖에 받지 않았는데 폭스뉴스와 <브라이브바트>, <데일리메일> 등 보수 성향의 매체에게만 질문 기회를 줬다고 지적했다.
방송은 "이를 지켜본 백악관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는데, 한 관계자는 이번 브리핑을 '끔찍했다'고 표현했고, 다른 관계자들은 그가 왜 브리핑 준비에 더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한 관계자가 그의 브리핑이 "별로 좋지 않았다"고 평가했다면서 "우리 모두 (전임 대변인인) 캐롤라인이 그립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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