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도시철도(트램) 1호선 건설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한 끝에 기존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사업 중단에 따른 법적 책임과 손해배상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22일 울산시는 울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 트램 1호선 진행에 따른 '시민불편 최소화 교통종합대책'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시는 내년 2월 본격적인 도로 공사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교통 혼잡을 최소화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김창현 울산시 교통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램 1호선 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살펴봤지만 현 시점에서 합법적으로 사업을 중단할 수 있는 권한과 수단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법과 계약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되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시는 그동안 트램 건설에 따른 교통 혼잡과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사업 추진 여부를 재검토해 왔다. 특히 공사 과정에서 기존 도로의 차로가 줄어들고 개통 이후에도 교통체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실제 문수로 교통서비스 수준을 분석한 결과 공사 전 퇴근 시간대 평균 통행속도는 시속 13.7~22㎞ 수준이지만 공사 중에는 시속 4.5~7.4㎞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울산시는 사업 중단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공론화와 중앙부처 질의, 계약업체 협의, 법률 자문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지난 7월 16일 시의회에서 공론화 조례안이 부결됐으며 기획예산처와 국토교통부에 사업 중단 절차를 질의했지만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했다.
또 계약업체와의 협의에서도 손해배상 없이 계약을 변경하거나 해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법률 자문 역시 사업 중단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울산시가 부담해야 한다는 취지로 나왔다. 특히 시공사가 공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했을 경우 얻을 수 있었던 예상 이익까지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사업 중단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시가 사업 중단 시 확보한 국비 420억원 가운데 이미 교부된 75억원의 반납 문제와 함께 입찰 및 계약에 따른 매몰비용 약 100억~123억원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계약업체의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분쟁까지 이어질 경우 추가적인 재정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차량기지 부지 확보 문제나 예산 미확보, 행정절차 지연 등으로 공사가 늦어질 경우에도 발주기관인 울산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률 검토 결과가 나왔다. 김 국장은 "이미 계약과 행정절차가 진행된 상황에서 중단할 방법이 없다"며 "공사는 계획대로 진행하되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 울산시의 공식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트램 건설 과정에서 발생할 교통 혼잡에 대응하기 위해 소통·안전 증진, 교통수요 분산·억제 , 대중교통 우선, 실시간 정보 제공, 신속한 민원 대응 등 5대 분야 20개 과제로 구성된 교통 종합대책을 추진한다. 특히 공사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문수로 일대에는 7개 교통소통 대책을 집중 추진한다.
우선 공업탑 로터리를 평면 5지 교차로로 전환해 차량 흐름을 개선하고 문수로는 공사 기간 좌회전을 제한하는 대신 직진 중심의 통행체계로 운영할 계획이다. 좌회전이 제한되는 구간에서는 유턴과 우회 통행을 유도한다. 시는 이를 통해 직진 신호 시간을 늘리면 도로 용량이 약 20~30%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수로 주변 우회도로도 정비한다. 남측 대공원로는 약 842m 구간을 확장하고 일부 교차로에 좌회전 차로를 추가해 우회 기능을 강화한다. 북측 일부 일방통행 도로는 양방향 통행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또한 옥동 학원가 주변에는 학생을 태우거나 기다리는 차량으로 인한 정체를 줄이기 위해 차량 대기 공간 3곳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공사 방식 역시 교통 혼잡을 줄이는 방향으로 조정한다. 약 240m 단위로 구간을 나눠 공사를 진행하고 정거장 설치 구간은 보도를 먼저 후퇴시킨 뒤 도로를 절반씩 나눠 시공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공사 기간 최대 2개 차로를 점유하고 나머지 4개 차로의 통행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또 공사 구간의 제한속도를 기존 시속 50~60㎞에서 50㎞로 통일하고 실시간 교통량에 따라 신호체계를 조정하는 최적신호 시스템을 적용한다. 장기적으로는 총연장 2.61㎞, 왕복 4차로 규모의 문수로 우회도로를 조기에 개설할 수 있도록 관련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공영주차장 요금 인상을 통한 승용차 이용 억제와 출퇴근 시간대 시내버스 탄력 운행, 실시간 교통정보 제공, 통합 민원 대응체계 구축 등도 추진한다. 특히 공영주차장 요금 인상과 관련해 김 국장은 "울산은 약 30년 동안 주차요금을 인상하지 않았다"며 "트램 도입을 계기로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고 주차요금 체계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사 현황과 실시간 교통정보, 민원 신고 등을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트램 1호선 통합 홈페이지도 구축한다. 도로전광표지와 내비게이션 등을 활용한 교통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별도의 민원대응팀을 운영해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 사항을 신속히 처리할 계획이다.
이에 김 국장은 "공사 기간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드리게 돼 송구하다"며 "시민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교통대책을 보완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내년 2월 중순에서 말 사이 실제 도로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업탑 로터리 개선과 대공원로 확장 등 주요 교통대책의 구체적인 완료 시점은 시공사와 추가 협의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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