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여행'으로 전국적인 돌풍을 일으킨 강진군이 군의회에서의 관련 예산 삭감으로 위기를 맞았으나 극적으로 다시 예산이 편성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개막한 제11회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는 태풍의 영향으로 거센 가을비가 쏟아졌지만, 현장은 축제 열기로 가득 찼다.
비에 젖은 나무 데크길을 걷는 형형색색의 우산행렬과 빗물을 머금은 황금빛 갈대밭, 그리고 다시 열린 '강진 반값여행'의 혜택을 좇아 전국에서 몰려든 인파가 어우러져 궂은 날씨 속에서도 멋진 가을의 운치를 빚어냈다.
◇"비 오는 갈대밭, 탁월한 선택"…다채로운 이벤트와 팬덤 열기
24일 오후 강진만생태공원 갈대숲 탐방로에서는 우산을 받쳐든 관광객들이 잔잔한 수면과 안개에 휩싸인 산자락을 배경으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백조 조형물 앞에서 파란색 우비를 맞춰 입은 일행들이 포즈를 취하는 장면은 맑은 날엔 볼 수 없는 특별한 운치였다.
경기도 용인에서 온 황기쁨씨(35)는 "비가 와서 나들이를 망설였는데, 빗속의 갈대밭이 너무 아름답고 즐길거리도 많아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웃었다.
축제장 내 천막이 쳐진 부스에서는 광주 한 유치원에서 온 아이들이 심폐소생술 체험과 뽑기 이벤트를 즐겼다. 11주년을 기념해 11초를 정확히 맞추는 '11초를 잡아라'와, NFC 기능을 활용해 갈대숲의 마스코트 8종(수달 '강달', 짱뚱어 '짱짱이' 등)을 모으면 5000원권 강진사랑상품권으로 교환할 수 있는 '모아모아 탭탭' 이벤트에는 남녀노소가 스마트폰을 들고 몰려들었다.
가족과 함께 이벤트에 참여한 민윤서 학생(12)은 "숨겨진 귀여운 캐릭터들을 모으는 게 재미있었다"면서 "처음 보는 어른들과 돌아다니면서 8마리를 찾는 게 너무 즐거웠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개막식 무대 앞은 오전부터 전국(영등포, 경기도 등)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몰려온 가수 김용빈의 팬클럽 회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들은 전남음악창작소와 호남신학대학교 밴드와 함께하는 공연을 즐기며 흥에 겨워 춤을 추기도 했고 각종 프로그램도 참여했다.
강진지역 농산물을 판매하는 초록믿음강진 부스에서 회원가입을 통해 햅쌀 1㎏을 받거나, 농협에서 무료로 제공한 귀리한우 불고기덮밥을 먹는 등 축제장에 마련된 69개의 부스를 돌아다니며 축제를 즐겼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개막식 무대에서 "이번 갈대축제에 비가 오는 이유는 맑은 날 다시 한 번 더 오시라는 뜻"이라며 "김용빈 가수를 청자축제에 이어 올해만 두 번째 모셨다. 내년 축제 때도 또 부를 테니 버스 20대 이상 오기로 약속하자"고 말해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의회와 극적 타결로 부활한 20억…다시 열린 '반값여행'
이날 축제장 방문객 사이에선 '강진 반값여행'의 부활이 언급되기도 했다.
당초 반값여행에 쓰일 지방소멸대응기금(국비) 20억원은 최근 강진군의회 제3회 추경심사에서 "특정 업체와 관광지에만 혜택이 쏠린다"는 이유로 전액 삭감돼 사업 중단 위기를 맞았다. 이 때문에 최근 문체부 예산으로 진행된 1604팀 모집이 단 2주 만에 조기 마감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집행부와 의회의 막판 협상이 타결되면서 20억원 예산이 부활해 반값여행 신청이 다시 열렸다.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온 윤모씨(40대)는 "반값여행이 뭘까 궁금해서 찾아보다가, 막상 신청하려고 할 때 마감이 돼 아쉬웠다"면서 "다시 열렸다는 소식에 부리나케 신청하고 갈대축제까지 오게 됐다"며 기뻐했다.
강진군 관계자는 "의회와의 협상이 잘 마무리되어 오늘부터 당초 20억 예산으로 신청을 받게 됐다. 추가로 약 2만 팀 정도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11월 반값여행 신청 건수가 1028건(참가자 2000여명, 정산액 1억4000만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폭발적인 물량이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지역의 숙원인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선정을 기원하는 퍼포먼스도 열려 눈길을 끌었다.
비바람 속에서도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과 극적으로 부활한 '반값여행'의 동력이 어우러지며, 강진만의 황금빛 갈대밭은 그 어느 해보다 역동적인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 축제는 오는 11월 1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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