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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과 반도체 공급망, 결국 미중 대결이 만든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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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과 반도체 공급망, 결국 미중 대결이 만든 산물

[기고] 미중 경쟁, 국제질서 재편을 추동하고 있다

냉전 종식 이후 미국과 중국은 세계화와 자유무역, 글로벌 공급망을 기반으로 긴밀한 상호의존 구조를 형성해왔다. 미국의 소비와 중국의 생산 구조가 결합된 이른바 '차이메리카(Chimerica)' 시대는 세계 경제 성장의 핵심 축으로 작용하였으며, 국제질서 역시 상호의존과 경제 통합을 중심으로 재편되어 왔다.

그러나 중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과 군사력 증강, 기술력 확대는 점차 미국 중심 국제질서와 구조적 긴장을 형성하였고, 오늘날 미중 경쟁은 국제질서 재편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글로벌 공급망과 자유무역 체제를 적극 활용하며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였다. 특히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중국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국가 비전으로 제시하며 경제·기술·군사·외교를 통합적으로 강화하는 강대국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대일로', '중국제조 2025' 등은 단순한 경제 발전 정책을 넘어 중국의 영향력과 전략 공간을 확대하려는 장기 국가 전략의 성격을 지닌다. 중국은 국제질서의 참여국을 넘어 질서 재편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추구하며,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의 견제 전략과 구조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 동중국해를 중심으로 해양 진출과 군사력 현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항공모함 전력 확대와 반접근·지역거부(A2/AD: Anti-Access/Area Denial) 전략, 해군력 증강 등은 미국 중심의 서태평양 해양질서와 밀접하게 연결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동시에 중국은 경제력과 공급망 영향력을 외교·안보 전략과 연계하며 국제사회에서 보다 적극적인 외교를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은 국제사회의 공급망 다변화와 경제안보 강화, 기술 경쟁 심화를 촉진하고 있다.

미국 역시 중국의 부상을 기존 국제질서에 대한 가장 중요한 구조적 도전으로 인식하며 견제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Pivot to Asia)'과 트럼프 행정부 이후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중국 견제를 미국의 핵심 국가 전략으로 제도화한 대표적 사례이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과 공급망 재편 등을 통해 이러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공격적 현실주의 관점에서 볼 때 미중 경쟁은 국제 체제의 구조적 특성 속에서 나타나는 강대국 경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중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더 큰 영향력을 추구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를 견제하기 위해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을 활용한 균형 연합(balancing coalition)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많은 국가들이 경제적으로는 중국과 협력하면서도 안보 측면에서는 미국과 협력하는 헤징(hedging) 전략을 추구하고 있으며, 국제질서는 냉전 시기의 이분법적 진영 구조보다는 복합적 경쟁과 제한적 협력이 공존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대만 문제는 이러한 미중 경쟁이 가장 첨예하게 교차하는 지정학적 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은 대만을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지정학적 교두보로 인식하고 있으며, 중국은 대만 통일을 국가 통합과 체제 정당성,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연결된 핵심이익(core interests)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만 해협에서는 군사적 긴장이 반복적으로 고조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함께 국제질서 전환기의 대표적 지정학 위기가 되고 있다.

특히 대만은 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거점이라는 점에서 대만 해협 위기는 단순한 군사·안보 문제를 넘어 글로벌 경제와 기술 패권, 공급망 안정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오늘날 국제질서는 패권 경쟁 구조를 넘어 여러 지정학적 위기가 동시에 중첩되는 복합 위기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위기, 대만 해협 긴장은 상호 분리된 지역 분쟁이 아니라 국제질서 전환기 속에서 연결된 지정학적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다중전선 구조는 미국의 전략적 부담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단기적으로는 대만 해협 긴장을 일정 부분 관리하는 변수로도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미중 간 전략 경쟁 자체는 군사·경제·기술·공급망·해양질서 전반에 걸쳐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크며, 국제질서 역시 점차 복합적 경쟁 구조 속으로 이동하고 있다.

결국 오늘날 미중 경쟁은 단순한 양국 간 갈등을 넘어 국제질서의 구조적 전환 속에서 전개되는 복합적 패권 경쟁의 성격을 지닌다. 국제질서는 공급망과 기술, 금융과 해양질서, 네트워크와 연결성을 둘러싼 경쟁 구조로 변화하고 있으며, 미중 경쟁은 이러한 국제질서 재편을 추동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월 14일(현지시간) 오후 티엔탄 공원에 방문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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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덕

최재덕교수는 성균관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중국 베이징대학에서 박사학위(한중관계)를 받았고 모스크바국립대학 국제관계 박사후과정을 거쳤습니다. 이후 연세대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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