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업체의 조사 비용 자료와 면접원 데이터베이스(DB)를 외부로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직원 2명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2단독 김혜선 부장판사는 최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누설 등)과 업무상배임 혐의로 기소된 국내 유명 여론조사업체 전 직원 A씨와 B씨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전 전국총괄실사실장, B씨는 전 지방실사팀장으로 근무했던 인물이다.
이들은 2021년 5월 회사의 조사 비용 자료와 면접원 관련 DB를 개인 USB에 담아 유출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2024년 10월 불구속 기소됐다. 기소 당시 두 사람은 다른 여론조사업체에서 간부로 근무하고 있었다.
검찰은 A씨가 B씨에게 관련 자료를 USB에 저장해 놓도록 요청했고, B씨가 회사 자료를 개인 USB로 옮겨 A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판단했다. 해당 자료가 면접원 관리 노하우와 경영상 주요 정보에 해당하는 영업비밀이라고 봤다.
그러나 재판부는 자료의 경제적 가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로 인정되려면 일반에 알려지지 않은 정보라는 비공지성과 독립적인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경제적 유용성 등이 인정돼야 한다.
김 부장판사는 "이 사건 각 자료를 만드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 노력 등이 투입됐음을 구체적으로 입증할 자료는 없다"고 밝혔다.
조사 비용 자료에 대해서는 면접원 수당 지급을 위한 내부 기안용으로 매월 작성됐으며 실제 비용 집행 내역과도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면접원 DB 역시 유출 의혹이 제기된 2021년 5월을 기준으로 약 4~6년 전 자료였고, 면접원의 전화번호와 나이, 등급 정보 등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면접원 등급 분류도 능력에 따른 객관적인 평가 자료로 보기 어렵다며 경쟁업체가 해당 자료를 확보하더라도 면접원의 역량을 평가하는 데 유의미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고 봤다.
B씨의 자료 반출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B씨가 회사 서버에서 업무용 USB로 자료를 내려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외부로 반출했다는 점을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김 부장판사는 B씨가 자료 반출 경위를 소명하라는 지시를 받은 뒤 해당 자료를 삭제·폐기했다고 주장한 점과 회사 직원들의 증언 등을 고려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번 사건은 2021년 12월 피해 회사가 경찰에 고소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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