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이 오는 2028년 총선에서 "개혁에 역행한다고 판단한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들의 지역구에 후보를 내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당 일각에서 다시 제기한 '합당론'에 대해서는 "결혼은 혼자 하냐"라고 반문하며 관련 논의가 없엇을 뿐더러 민주당의 신뢰 회복과 공식 사과를 선결 조건으로 내걸었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더 이상 민주당 간판이 개혁성을 보증하지 못한다"며 "'응원봉'의 힘으로 집권하고 배지를 달았으면서, 반(反)개혁 노선을 걷는 이들이 있다"고 비판했다.
신 대표는 '반개혁'의 기준으로 △이른바 메가특구법에 52시간제 예외 특례 적용을 주장하거나 △파견·기간제 사용 기간 확대 △영리병원 허용을 위한 외국 의료기관 특례 등을 주장하는 인사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검찰개혁 과정에서 '검찰 편'을 들거나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에 공개 반대한 인사들도 추리겠단 방침이다.
아울러 △민주당과 혁신당 간 밀약설을 퍼뜨리거나 △혁신당을 향해 '사회주의'라는 색깔론을 제기한 인사 △'문조털래유'라는 멸칭을 사용해 민주-진보 진영의 갈등을 부추긴 인사들도 "심판 대상"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김준형 원내대표는 물론 정춘생 사무총장, 그리고 당대표 스스로도 역시 수도권 '반개혁 지역구'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반개혁 의원인지 판단 여부는 "여러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낙인찍기 놀이를 하려고 제시한 기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출마 지역과 관련해서는 "돈 정치, 잘못된 공천이라고 하는 반개혁의 상징성이 있는 곳부터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조국혁신당 정춘생 사무총장이 서울 강서갑 지역위원장을 맡아 지역사무실 개소를 준비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강서갑은 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강선우 의원 지역구다.
혁신당 후보의 독자 출마로 민주진보 진영의 표가 분산할 수 있다는 우려에는 '진영 내 경선'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신 대표는 "수도권 122개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과 국민의힘 득표율 격차가 10퍼센트포인트가 안 되는 곳이 49곳이었다"며 "민주당이 이곳에 반개혁적 후보를 내면 필패"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부지리를 주고 싶지 않다면 민주개혁 진영 내 경선을 치르자"며 "이를 위해 필요한 제도를 만들고 정치적 합의를 이루어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과 혁신당뿐 아니라 진보당, 기본소득당 등 민주진보 진영 전체가 참여하는 방안도 거론했다.
신장식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최근 민주당 일각에서 다시 불거진 민주-혁신 합당론에 날을 세웠다. 신 대표는 "내란극복연합, 민주대연합을 민주당 집안 싸움에 희생시키지 말라"며 "조국혁신당 당원에 대한 예의가 아닐 뿐 아니라 민주진보 진영 전체가 힘을 모으는 데 방해가 된다"고 비판했다.
신 대표는 합당 논의의 전제 조건으로 △민주당의 신뢰 회복과 자기 쇄신 △밀약설·색깔론·갈라치기에 대한 공식 사과 △가치와 비전의 공감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합당 시한에 대해서도 신 대표는 "저는 합당의 데드라인을 설정해 본 적이 없다"며 "그 방안이 합당일지, 선거연합일지, 또 다른 어떤 형태일지는 방향을 찾고 숙고한 결론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가 내년 1월을 합당 시점으로 거론한 데 대해 "정청래 전 대표 본인이 그냥 하신 말"이라며 "예식장부터 잡아놓고 신랑이나 신부를 구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내부 갈등에 혁신당을 이용한다는 지적에는 "있을 수 있는 게 아니라 그렇다. 민주당 당내 갈등에 혁신당을 소재로 사용하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 역시 정 전 대표의 합당 시점 제시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김민석 대표는 이날 오전 유튜브 '민티07' 인터뷰에서 정청래 전 대표의 합당론을 두고 "선의의 통합, 진지한 논의 과정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당내 투쟁의 수단'처럼 합당을 제기됐다"라며 "이와 같은 방식이라면, 정말로 1월에 통합하겠다는 정 대표의 바람은 상당히 어렵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대표는 현재 당원들 사이에서 합당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과거보다 많다고 설명하며 "정당의 합당이나 해산은 가장 당원 주권적인 결정"이기에 "합당을 전제할 수도 없고 또 시기를 전제할 수도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당 원로인 박지원 의원도 정 전 대표의 행보를 둘러싸고 비판에 나섰다. 박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정 전 대표가 '어떤 깃발을 들지 생각 중'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그 생각은 틀렸다"며 "지금은 전직 대표로서 김민석 대표가 다소 마음에 안 들고 미흡하더라도 단결해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 정청래 정치의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 대표는 김민석 대표가 "혁신당과의 정책 연대 등을 논의할 당내 시스템과 담당자가 있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민주)당 내에서 논의하는 것이라면 알겠지만 혁신당과의 논의는 전혀 없었다"며 "그 담당자는 누구이며, 누구와 논의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신 대표는 정춘생 사무총장이 민주당 측 이해식 의원을 지난 9월 22일과 10월 17일 두 차례 만났지만, 이후 민주당 측의 응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정 사무총장 역시 "우리 당과 무관하게 밖에서 합당 이야기하지 말고, 상호 신뢰부터 쌓는 것이 전제"라고 강조했다. 정 사무총장은 민주당이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 등 기존 합의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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