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군이 대규모 유휴부지 개발과 토지행정 정비를 통해 지역의 도시공간을 새롭게 바꾸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50년 가까이 지역과 단절됐던 대구교도소 후적지를 문화·예술·주거·휴식이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한편, 실제 토지 이용 현황과 일치하지 않는 지적정보를 바로잡는 지적재조사사업도 마무리했다.
대규모 도시개발을 통한 지역 성장동력 확보와 주민들의 일상에 직결되는 토지행정 개선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 대구교도소 후적지, 장기 표류 끝에 개발 본궤도...달성 아레나가 핵심
달성군은 지난 5일 재정경제부 국유재산정책심의회에서 대구교도소 후적지 개발사업이 최종 승인되면서 본격적인 사업 추진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승인은 2019년 국유재산 토지개발 선도사업지로 선정된 이후 7년 만에 이뤄진 것으로, 오랫동안 계획 단계에 머물렀던 사업이 실행 단계로 넘어가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는 평가다.
대구교도소는 지난 2023년 11월 달성군 하빈면으로 이전했다. 이후 기존 교도소 부지는 대구 서남부권의 새로운 도시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핵심 유휴부지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개발 방향과 사업 추진 방식 등을 둘러싼 관계기관 협의가 이어지면서 사업은 장기간 속도를 내지 못했다.
돌파구는 달성군이 제시한 개발 방식에서 마련됐다. 군은 문화시설 용지를 직접 매입하고 개발하는 방안을 제안해 공공성을 강화하고 사업 추진의 현실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개발 대상지는 약 10만4000㎡ 규모로, 전체 부지에는 문화시설과 공동주택, 도시지원시설, 근린생활시설 등이 들어서는 복합개발이 추진되며, 이 가운데 약 5만1258㎡는 달성군이 직접 개발하는 문화시설 용지로, 전체 부지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핵심 사업은 약 3500억 원 규모의 '달성 아레나(Arena)' 조성으로, 대공연장과 전시장, 명품 공원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 대구 서남부권의 문화 거점이자 지역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나머지 부지에는 약 500세대 규모의 공동주택 2만556㎡와 청년·창업지원 등을 위한 도시지원시설 1만6033㎡, 근린생활시설 3110㎡ 등이 계획돼 있다.
문화와 주거, 창업·지원 기능을 한곳에 집적해 단순한 부지 개발을 넘어 지역의 정주 여건과 생활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 개발 승인 이후가 진짜 과제...재원·사업성·주민 의견이 관건
이번 심의 통과로 사업 추진의 중요한 관문을 넘었지만, 실제 도시공간으로 완성되기까지는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
LH는 도시개발법에 따른 개발사업 인허가를 2028년까지 마무리하고, 2029년부터 기존 시설 철거와 기반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달성군은 2031년 문화시설 착공을 목표로 기본구상과 타당성 조사 등 관련 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3500억 원 규모의 달성 아레나는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재원 확보와 사업 타당성, 운영 주체 및 향후 유지관리 방안 등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대공연장과 전시장 등을 조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시민들이 얼마나 이용할 수 있는지, 지역 문화예술인과 청년 창작자들에게 어떤 기회를 제공할 것인지도 구체화해야 한다.
달성군은 관계기관 협의와 지역 주민 의견 수렴을 통해 개발계획을 구체화하고, 옛 교도소 시설 일부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단절과 억압의 공간이었던 과거의 장소성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부여한다면 단순한 신도시 개발과 차별화된 역사·문화 공간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최재훈 달성군수는 "재정경제부와 LH, 대구시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제2국가산단과 산업선 건설, 도시철도 1호선 연장 등 주요 개발사업과 연계해 청년층 유입과 정주 여건 개선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평촌1지구 지적재조사 완료...211필지 토지 경계 새롭게 정리
대규모 도시개발이 지역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이라면, 주민들의 재산권과 직결되는 토지행정 개선은 지역의 기초를 다지는 작업이다.
달성군은 지난 10월 30일 구지읍 평촌리 133번지 일원 211필지, 총 5만759.7㎡를 대상으로 추진한 평촌1지구 지적재조사사업을 완료하고 새로운 지적공부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2025년 3월 준비에 들어가 같은 해 6월 본격적으로 착수, 이후 현장 조사와 측량 등을 거쳐 올해 10월 23일 토지 경계를 확정했으며, 지난달 30일 사업을 최종 완료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역 행정구역에도 변화가 있었다. 기존 구지면이 지난 9월 30일 읍으로 승격하면서 사업 대상지의 소재지 명칭도 구지면 평촌리에서 구지읍 평촌리로 변경됐다.
지적재조사는 실제 토지의 이용 현황과 기존 지적공부에 등록된 경계가 일치하지 않는 문제를 바로잡는 국가사업이다.
첨단 측량기술을 활용해 토지 경계를 새롭게 확인하고 디지털 지적공부를 구축함으로써 토지 소유자 간 경계 분쟁과 건축물 저촉 문제 등을 해소하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맹지 해소와 토지 형상 정형화 등을 통해 토지 이용 편의를 높이고 재산권 행사에 따른 불편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달성군은 사업 완료에 따라 기존 지적공부를 폐쇄하고 새로운 지적공부 작성을 마쳤으며, 앞으로 등기사항 변경이 필요한 필지에 대해 등기촉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토지 면적 증감이 발생한 필지는 감정평가와 심의를 거쳐 조정금을 산정하고 해당 토지 소유자에게 개별 통지할 계획이다.
다만 지적재조사 완료가 모든 후속 절차의 종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면적 증감에 따른 조정금 산정과 통지, 등기사항 정리 과정에서 주민들의 재산상 이해관계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정확하고 투명한 후속 행정이 중요하다.
최재훈 군수는 "토지 경계가 명확해져 주민 재산권 보호와 토지 이용 편의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조정금 산정 등 후속 절차도 세심하게 챙겨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 대규모 개발과 생활밀착형 행정...달성군 도시경쟁력 시험대
대구교도소 후적지 개발과 평촌1지구 지적재조사는 사업 규모와 성격은 다르지만 지역의 공간적 가치를 높인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구교도소 후적지 개발은 장기간 지역 발전의 걸림돌이자 단절의 공간이었던 부지를 새로운 문화·주거 거점으로 바꾸는 중장기 프로젝트다. 반면 지적재조사는 주민들의 토지 경계와 재산권 문제를 바로잡아 일상 속 불편을 줄이는 기초 행정이다.
두 사업 모두 계획 발표나 사업 완료 실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후적지 개발은 실제 착공과 완공, 문화시설의 운영 경쟁력 확보까지 이어져야 하며, 지적재조사는 조정금과 등기 정리 등 후속 절차까지 주민들이 불편 없이 마무리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대구교도소 후적지가 달성군을 넘어 대구 서남부권 전체의 문화적·경제적 중심지로 성장하려면 교통 접근성과 주변 지역 연계, 지속 가능한 운영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도시의 경쟁력은 대규모 개발사업의 숫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주민들이 실제로 이용하고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일상과 재산권을 보호하는 행정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50년의 단절을 문화와 소통의 공간으로 바꾸려는 달성군의 도전이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