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자치는 이웃간 협력을 통해 마을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우리 사회에서 너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공공성이 전제된 마을의제가 만들어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주민들간 의사결정과정을 거치게 된다.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려면 일정한 규칙이나 규정이 만들어져야 한다. 더 잘사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가지고 있는 핵심가치를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 가치를 양보하는 것은 합리적인 의사결정과정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누가 일방적으로 시켜서 하는 일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 갈등이 일어나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결과보다 절차와 과정이 중요시되어야 한다. 마을내 이웃들간 공공성이 확보되고 지속가능하게 발전하려면 이러한 의사결정과정이 잘 기록되고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마을 자치는 이러한 다양한 요소들이 복잡 미묘하게 결정되어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사람들간에 감정이 중요한 작용을 한다.
17세기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 1623-1662)은 가슴은 머리가 전혀 알지 못하는 원리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이든 회사내 중요한 결정이든 그것은 본래 감정 차원의 일이다.
이성과 감정은 분리되어 있거나 상반된 것이 아니다. 이성은 감정에 둥지를 틀고 감정에 의존한다.
감정은 사물이나 상황에 가치를 부여하고 이성은 이렇게 형성된 가치를 바탕으로 선택을 할 뿐이다.
인간의 마음은 낭만적이기 때문에 실용적일 수 있다. 더 나아가 인간의 마음 혹은 자아는 단일하지 않다. 마음은 어지러울 정도로 복잡한 수평적 과정이다.
의사결정을 하는 일은 최후의 결정자가 따로 없다. 모든 과정과 가능성이 모여서 순위가 정해지고 행동이 계획되는 데카르트식 극장은 없다.
노벨상 수상자인 생물학자 제럴드 에델만(Gerlald Edelman, 1929~2014)는 뇌는 환상적일 정도로 점화(신경세포의 자극), 경향, 반응, 감정 등이 복잡하게 연관되어 있는 네트워크라고 했다.
데이비드 브룩스(david brooks) 주장에 따르면 인간은 의사결정을 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저 방랑자일 뿐이라고 한다. 지난 세기동안 사람들은 의사결정이 어느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현상이라고 파악했다.
여러 사실과 환경요소 및 증거를 모은 다음 어떤 결정이 내려진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렇지 않다. 의사결정과정을 비유적으로 표현하자면 인간은 사회적인 풍경 속을 걸어가는 방랑자라고 하는 쪽이 더 정확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과 온갖 가능성으로 만들어진 환경 속을 살아가고 있다. 살아가면서 마음은 무한대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가치판단을 하고 이것이 쌓여서 목표가 되고 야망이 되고 꿈이 되고 욕망이 된다.
행복하고 만족한 삶을 살 수 있는 열쇠는 감정을 훈련하고 감정이 올바른 신호를 보내게 하는 것,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그런 다양한 인간의 감정이 복잡미묘한 과정을 거쳐 바른 생각을 갖게 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이 마을자치다. 마을 생활현장에서 생기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올바르게 결정하고 이웃과 함께 해결해 나가는 과정과 절차를 만드는 일이 마을자치인 것이다.
자치는 일반적으로 지역이나 마을이 어느 정도 국가의사로부터 독립하여 공선된 사람에 의하여 국가로부터 위임받은 행정업무를 수행하는 일이라는 게 사전적 의미다.
자율은 남의 지배나 구속을 받지 않고 자기가 세운 원칙에 따라서 스스로 규제하는 일로 철학자 칸트 윤리학의 중심개념으로 자신의 욕망이나 남의 명령에 의존하지 않고 실천적 이성에 의하여 스스로 세운 개관적인 도덕 법칙을 따르는 일이다.
자치나 자율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르다. 사회 속에 개인과 관계와 관련되기 때문이다. 자치단체나 국가와 같은 공적인 영역과 개인과 같은 사적인 영역과 관계에 대한 설명이 중요하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전혀 다르게 인생을 시작한다. 인간의 인생은 태어나기 전에 이미 시작된다. 인간은 유전자 구조가 산만해서, 태어나서 여러 해가 지난 다음에도 혼자서 생존하지 못한다.
이런 점에서 위대한 인류학자 클리퍼트 거츠(Clifford Geertz)의 발언은 여전히 유효하다. “인간은 미완성의 동물이다. 인간이 학습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게 아니라 제대로 자기 몫을 할 수 있기 전에 엄청나게 특별한 학습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의 말대로 자치가 이루어지려면 특별한 학습, 학과 습이 마을 현장중심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나 개인의 자존이 잘 만들어지고 그 개인이 마을 속에서 이웃과 함께 사회성을 만들어 더 행복한 삶의 질을 만드는 과정이 마을자치다.
때문에 마을구성원 대부분이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이성의 결정체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그 과정에서 생기는 감정을 잘 조절하고 보다 합리적인 과정과 절차에 의한 전략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마을에서 풀뿌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감정을 잘 조절하여 합의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한 마을 내에서 대세로 나타나는 가치, 태도, 신념, 지향점 등으로 함께 살고 있는 주민들이 더 행복하게 사람들이 잘 살기 위한 전제 조건을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보통 ‘문화’라고 하면 태도, 가치, 신념 등을 통틀어서 말하는 개념이다. 그런데 이 문화가 인간의 행동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가, 자치단체, 지역, 대도시, 회사 등 다양한 수준의 발전 조직유형에서 문화는 명백하게 중요한 작용을 한다. 따라서 핵심은 문화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고 묻는 것이 아니라, 폭넓은 발전과 번영 결정인자들의 맥락 속에 문화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검증하여 현장에 적용하는 것이 급선무다. 마을에 자치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들이 합의한 일정한 계획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 계획에 의해 전략적 기획이 이루어지고 주민들이 참여하여 협력하고 신뢰를 만들어가야 한다.
한 나라든 어떤 지역, 마을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그러한 계획이 필요하다. 더 잘살고 번영하고 행복하기 위해서는 이웃과 함께하는 비전과 전략이 필요하고 이것을 추진하기 위한 조직과 협력이 요구된다.
경쟁력을 유도하는 정책이나 계획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그런 정책이나 계획을 진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 합의를 통해 참여와 협력을 어떻게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따라서 더 번영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상당 부분을 협력과 참여 합의를 위한 문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교육에 비중을 높아야 한다.
왜냐하면 많은 국민과 심지어 지도자들조차 현대 경제를 이해하고, 자신들의 역할을 파악하고, 자신이 사회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해가 부족하면 특별 이익을 허용하게 되고, 그러면 번영을 가져오는 변화는 닫히게 된다. 마을자치는 감정 다스리기에서 부터 시작하여 주민들이 합의한 100년 계획을 만들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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