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뉴라이트와 좌파, 무엇이 문제인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뉴라이트와 좌파, 무엇이 문제인가?

[기고] '신(新)중도통합론'을 제기하며

최근 동아, 조선일보에 의해 집중적으로 제기되어 부각되고 있는 ‘뉴라이트’에 대한 논란이 많다. 특히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하여 소위 우파로 전향한 80년대 운동권을 중심으로 결성된 ‘자유주의연대’는 노무현정부와 열린우리당을 ‘수구좌파’니 ‘주사파’니 하는 식으로 공격하면서 정치사회적으로 감정적인 대립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노무현정부의 등장이후 현실공간이나 사이버공간상에서는 노사모등의 진보진영과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등 보수진영간의 대립과 충돌이 끊이질 않고 있는 상태이다.

그런데 또 다른 한편에서는 세계경제포럼에서 한국정부의 무능력을 이유로 국가경쟁력의 순위를 1년새 11단계나 끌어 내렸다고 하고, 한 전경은 어느 신문 인터뷰에서 ‘이제 우리의 주된 일이 시위를 진압하는 것이 아니라 보수단체와 진보단체의 시위를 구분짓는 경계선 혹은 싸움을 말리는 역할인 것 같다’고 고민을 토로하고 있으며, 국민들의 60%이상이 IMF때보다 경제상황이 더 어렵다고 아우성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현재 한반도는 구한말과 8.15해방이후 정국상황에 이어서 근현대사 속에서 세 번째로 향후 민족의 운명을 가름할 중대한 기로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 위의 상황과 같이 국내적으로 어렵고 복잡한 문제들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이 문제들은 북핵, 북한문제, 한미동맹의 미래 문제와 착종, 결합되어 우리가 어떤 방향을 가지고 움직이는가에 따라 한반도의 운명이 좌우될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의 매 단계 시대정신을 정확히 읽는 것이 핵심**

현재와 미래문제의 해법을 찾는데 과거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현재 한국사회의 혼란상도 그 근원을 따져보면 우리 근현대사를 보는 역사관에서 너무나 깊은 골이 패여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현재 좌우대립의 원형질은 8.15해방정국으로부터 존재한다.

현재 좌파진영은 해방전후사를 김일성, 박헌영, 여운형을 중심으로 해석하고 있고, 우파진영은 이승만을 중심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중도진영은 김구, 김규식 등을 중심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의 핵심은 역사적으로 해방정국에서 시대정신은 무엇이었던가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해방정국의 시대정신은 일제로부터 해방된 이후 건국을 어떤 모습으로 할 것인가였다. 그런데 당시 우리나라의 건국은 주변환경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모색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었으며, 세계사적인 차원에서 자본주의체제와 사회주의체제간의 냉전을 앞두고 그것이 가장 치열하게 대립되는 한반도라는 지정학적인 조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따라서 건국과 관련한 가장 중요한 노선투쟁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선택하고 미국과 손잡고 건국할 것인지, 사회주의를 선택하고 소련과 손잡고 건국할 것인지였으며 그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 과정에서 이승만은 전자를 선택하였고, 김일성, 박헌영은 후자를 선택하였으며, 당시 세계사적인 좌우체제간의 격렬한 대립구도 하에서 중도파인 김구, 김규식의 설자리는 없었던 것이다.

이같은 선택들은 지난 90년대초 소련, 동구 사회주의권의 몰락 등 사회주의체제의 실패 등으로 역사는 8.15해방정국에서 이승만의 노선이 옳았음을 증명하여 주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승만이 건국과정에서 자신의 국내정치기반이 취약함을 보완하기 위해 친일파와 손잡은 것이 범진보진영의 집중적인 공격대상이 되어왔다. 이는 당위적, 절대적 기준에서 본다면 분명히 잘못이었지만, 당시의 시대정신과 현실적으로 복잡한 어려움이 존재하는 조건에서 건국을 해야 했던 정황 등을 감안한다면 등소평이 모택동에 대해 문화혁명 등 큰 과오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해 공이 70%요, 과가 30%라고 평가했던 예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대정신과 산업화-민주화 그리고 박정희와 김대중**

해방이후 건국과정에 이어서 60년대, 70년대에 우리나라에 주어진 최대과제는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즉 산업화였다. 이 시대에 등장하여 소위 개발독재를 이끌면서 산업화를 이끌어 낸 사람이 박정희인데 그에 대한 평가도 논란이 끊임없는 상태이다. 범보수진영에서는 경제근대화, 산업화의 영웅으로 칭송하고 범진보진영에서는 악랄한 독재자요, 인권탄압의 주범이라고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박정희에 대한 평가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60년대, 70년대라는 역사단계에서의 시대정신이 무엇이었던가에 대한 평가와 연관해서 가치판단을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세계의 많은 학자들과 정치가들이 그를 제3세계 경제근대화의 모범적인 사례를 이끌어 낸 인물로 평가하는 것은 다름 아닌 당시의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시대적 과제를 해결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가 경제적 근대화, 산업화를 이끄는 과정에서 범했던 개발독재, 인권탄압의 문제는 역시 등소평의 예처럼 역사적인 큰 흐름에서 공을 중심으로 정당하게 평가하고 과오에 대해서는 정확히 짚고 넘어가는 차원에서 대승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건국과 산업화에 이어 그 성과들을 기반으로 80년대, 90년대의 시대정신은 민주화였다고 할 수 있으며 이 시대를 반영하는 인물들이 김대중, 김영삼이다. 특히 한국현대사 민주화의 상징적 인물인 김대중에 대해서는 위의 이승만, 박정희의 경우 못지않게 좌우진영의 평가가 엇갈려 왔다. 범진보진영에서는 한국 민주화의 신화적 존재요, 남북화해협력의 물꼬를 튼 노벨평화상의 주역으로 칭송하는 반면 범보수진영에서는 그가 친북이며 호남 지역감정을 이용해왔다고 비난해왔다. 그에 대한 평가역시 당시의 시대정신 즉 그동안의 산업화의 성과를 기반으로 그동안 유보해왔던 인권과 민주화의 과제, 그리고 탈냉전의 흐름을 반영한 남북화해협력의 과제 등을 가장 앞장서서 실천하고 전진시켜왔음을 정당히 평가해야할 것이며, 특히 냉전시대의 유물인 근거없는 색깔공세와 지역주의에 기초한 비난은 극복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한국사회의 한 단계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과제로 제기되는 것은 산업화세력, 영남세력을 대표하는 박정희와 민주화세력, 호남세력을 대표하는 김대중 간의 역사적 대화와 화해이다. 현재 한국사회의 수많은 대립과 갈등의 배후에는 두 세력의 상호불신과 배척이 자리잡고 있는데, 두 세력의 흐름 속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향후 미래 우리나라 발전방향과 관련해서 그 노선이 확연히 다르다면 다른 길을 가더라도 불필요한 불신과 소모적인 정쟁은 지양해야할 것이다. 이 두 세력이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을 기반으로 민족의 미래를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손을 잡을 때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나라의 선진화는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다.

***뉴라이트와 좌파의 문제점**

한국보수세력의 두 번에 걸친 집권실패를 반영한 위기의식과 전향한 80년대 운동권의 새로운 이념적 모색이 결합되어 나타난 ‘뉴라이트’ 운동은 핵심적인 활동방향을 노무현정부와 열린우리당 386에 대해 수구좌파, 주사파로 공격하고, 북한을 인권문제 등을 매개로하여 체제전환을 시도하며, 범보수진영의 이념으로 자유주의의 확산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서 문제점을 지적해보면 첫째 노무현정부와 열린우리당 386에 대해 수구좌파, 주사파로 비판하는 것은 적확해 보이지 않는다. 그들의 문제점은 감상주의적 좌파성향, 민족주의성향과 파벌주의, 미숙함 등이 결합되어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것이 본질이라고 판단된다. 더욱이 뉴라이트운동은 상대방에 대한 공격보다는 자신의 비전과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을 위주로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뉴라이트운동의 정치적 성격을 고려할 때 무엇보다 우파혁신운동 즉 기존우파가 건국, 산업화과정의 성과는 대부분 유실한 채 수구, 부패 등의 부정적 이미지 중심으로 되어있는 것을 철저히 극복하는 것이 선차적 과제이다. 둘째 북한을 인권문제 등을 매개로 체제전환을 시도하는 것이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등 구우파와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 정확히 설명하고 있지 못하다. 셋째 자유주의 이념은 한국적 현실에서 볼 때 여당과 야당에 폭넓게 포진해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와 관련해 이념과 정책을 좀 더 구체화시키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범진보진영 내지 범좌파진영에게 요구되는 것은 자신들이 더 이상 한국사회의 비주류가 아니며, 나아가 국가경영을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집권세력은 좌파라는 규정에 손사래질만 칠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중도좌파적 성격이라면 이를 분명히 하고 이에 기반한 국가경영에 대한 정책을 소신껏 펼치고 이를 평가받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역사를 범좌파적인 시각에서 정파적으로만 해석하기 보다는 당시의 시대정신과 시대적 과제에 대해 균형된 시각으로 평가하고 현재의 문제점과 미래의 과제들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더 이상의 독선적, 파벌주의적, 정략적인 행태들은 나라의 경제를 망가뜨리고 국가경쟁력을 후진화시키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같은 시각에서 범보수진영에서 뉴라이트운동이 필요하듯이 범진보진영에서도 뉴레프트운동이 출현하기를 기대해본다.

***통합된 선진국가 건설이 21세기 시대정신**

장하준교수는 얼마전 펴낸 자신의 저서 ‘개혁의 덫’에서 좌파도 우파도 아닌 한국파의 괴로움에 대해 구구절절 토로하였다. 앞서 살펴본 대로 8.15해방정국에서도 당시의 어떤 정치지도자들보다 애국자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중도파의 김구, 김규식 등은 미국과 소련중심의 자본주의체제와 사회주의체제간의 격렬한 대립구도에서 역사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었다.

그러나 8.15해방정국에서는 중도노선이 현실성이 부족한 이상주의에 그쳤다면, 현재 세계사는 탈냉전시대에 살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힘도 상대적이나마 성장한 상태이기 때문에 중도통합노선이 새로운 현실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남북간의 통일문제 해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필요성이 제기되는 노선이요, 방향이라 할 수 있다.

신중도통합노선은 먼저 북한문제의 해결과 관련해서 인권문제의 보편적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도 그것이 북한문제의 중심고리가 될 수는 없으며 북한문제 해결의 핵심고리는 시장경제에 있다고 본다. 그 길만이 북한을 개혁, 개방으로 이끌 수 있으며 향후 통일이후 통일비용을 절감하고 통합된 선진국가로 갈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기존 대북포용정책에 대해서도 그 의의를 인정하고 존중하지만 그것이 냉전과 탈냉전의 논리가 공존하는 한반도의 현실을 보다 냉철히 인식하고 나아가 시장경제를 통한 북한의 변화에 좀 더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한계를 지적하고자 한다.

다음으로 신중도통합노선은 한국경제의 투자붕괴, 실업난, 소비감소 등으로 인한 심각한 경기침체, 경제위기현상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와 관련해서 자본가의 편도 노동자의 편도 아닌 차원에서 노사정의 대타협이 중요하다고 본다. 구체적 내용으로는 정부는 재벌정책을 변화시켜 경영권의 안정, 투자관련 규제해제 등을 보장해야 하며, 기업은 노동자의 의견존중, 경영의 투명화, 부의 사회환원 등에 성실해야 하며, 노동자는 투쟁과 임금인상을 자제해야 한다. 그래야만 무너져가는 한국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 위의 과제와 자주적 세계화, 인간중심의 정보화 실현 등의 과제 등을 비롯한 한국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전제는 위에서 언급한 바대로 산업화세력, 영남세력과 민주화세력, 호남세력사이의 대화해와 통합적 노력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또한 이같은 과제들을 성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386이니 486이니 하는 차원이 아니라 노장청 각세대가 어떤 역할을 하고 이를 어떻게 통합적으로 힘을 모아 나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모든 힘을 모아야만 21세기 우리나라의 시대정신인 통합된 선진국가를 건설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필자**

미래재단 상임이사, 前 미래전략연구원 초대 이사장, SK텔레콤 남북경협담당 상무, 하버드 한국학연구소 객원연구원.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