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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도 결코 자발적으로 배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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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도 결코 자발적으로 배상하지 않았다"

[기고] 일본에 대한 국제적 압력 조직해내야

한국 사회와 국가가 일본 측의 독도 영유권 시비와 과거사왜곡을 둘러싸고 '들끓고' 있다. 한편에서는 벌써 '냄비'를 우려하는 소리도 들리고 있다. 일본 사회와 국가의 반응은 한국의 그것과는 대조적으로 냉담한 것 같다. 고이즈미 총리는 예의 그 차가운 태도로 과거에 얽매이기보다는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기를 '호소'하고 있다. 필자는 바로 '미래지향적'이기 위해서 일본이 역사에 대해 진지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믿는 이들의 대열에 서 있다. 이 점에서 일본측이 무성의하고 무능하다는 것은 새삼 거론할 필요조차 없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적지 않은 사회성원들의 진지한 반성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사회는 전체적으로 보아 이웃국가들과 과거사를 놓고 진정한 화해에 도달하지 못한 채 망각과 미화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와 관련 비교적 열려 있다는 <아사히 신문>조차 노대통령의 3.1절 담화를 '지나친' 것으로 바라볼 정도로 일본사회의 과거사 인식은 자폐아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대를 놓고 인류보편적 가치를 내세우며 원칙을 따지는 일은 우리 자신의 도덕적 '순결함'을 새삼 확인시키는 일은 되겠지만, 별 소득은 가져다주지 못할 것이다. 필자는 배상문제에 대한 실용적 접근을 통해 일본으로부터 시급한 배상을 받아냄과 동시에 일본 스스로 그토록 바라마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미래지향적' 사업에 적극 동참케 할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독일도 결코 자발적으로 배상하지 않았다**

최근 정부는 외교통상부 차관을 통해 일제 강점 하 강제징용의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은 한국정부가 책임지고 1965년 한일협정의 규정에서 제외된 일군 '위안부' 피해자와 사할린 동포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배상에 대해서는 일본정부와 협상을 통해 일본 측으로부터 배상을 받아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매우 뒤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더 늦기 전에 서두를 일이다.

이미 여러 번 지적되었듯이 한일협정에서 일제강점 및 전쟁정책의 희생자들에 대한 배상문제를 놓고 한국정부와 일본정부가 야합한 것은 범죄적 행위에 다름 아니었으며, 한국의 역대정권들이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문제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방관한 것은 너그럽게 봐주더라도 직무유기의 비행이었다.

지금 우선적으로 시급한 일은 누가 책임을 지든 이제 그 수가 크게 줄었고,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생존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부분적으로라도 달래드리고 여생을 조금이라도 더 안락하게 만들어드리는 일일 것이다. 이와 관련 우리는 독일의 선례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독일 국가와 기업들은 2000년도에 과거의 범죄적 행위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표명하며 재단설립을 통해 나찌 정권 하의 강제노동 피해자 등에 대한 개별적 보상에 나섰다. 물론 그 배경에는 유태인 등의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강력한 로비와 캠페인이 미국에서 활발히 벌어져, 독일 국가와 기업이 이미지 실추와 더 큰 경제적 손실을 우려하여 결국 보상을 선택하게 된 사정이 놓여 있었다.

여기서 우리가 유념해야 할 사항은 무엇보다 우리 정부와 사회가 국제적 여론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호소하여 일본 측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가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가해자 쪽에서 자진해서 잘못을 반성하고 배상에 나선 경우는 국제관계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제징용 피해자의 경우는 국제여론의 관심이 미미한 편이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경우는 다르다. 이는 한국정부와 사회단체의 노력여하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다. 따라서 우리는 실현가능성이 없는 강제징용자 전반에 대한 배상요구는 -가슴 아프지만- 일단 접어두고, 그 대신 정부의 협상노력과 소송, 홍보운동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일본정부와 기업들을 압박함으로써 최소한 일본군 '위안부'와 사할린 강제징용자, 원폭피해자 들에 대한 실질적인 배상을 받아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을 포함한 다른 피해국들과의 공조가 이루어진다면 더욱 효과적인 압박을 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독일이 이제까지 취한 배상조치 및 액수와 일본의 그것을 대비시키는 홍보활동을 광범위하게 전개한다면 일본은 도덕적으로 큰 부담을 안게 될 것이다.

***고이즈미, 일본 젊은이들이 한국 피해자 돌보게 하라**

배상문제에 대한 이러한 '실용적' 접근에 더해 우리는 미래지향적 과제에도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도 독일의 선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서 언급한 독일 재단은 '기억, 책임, 미래'라는 명칭을 갖고 있다. 이 재단은 과거청산을 위한 배상만이 아니라 공동의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화해와 상호이해의 증진이라는 '미래지향적' 과제도 수행하고자 한다.

예컨대 병약한 피해자들을 돌보는 일을 독일과 피해국의 젊은 세대가-예컨대 대체복무의 형태로- 담당하게 함으로써 피해자들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는 사업, 생존 피해자들을 학교 등 교육기관에 초청해 이들의 증언을 학생들에게 들려줌으로써 생생한 역사공부를 제공하는 사업, 독일과 피해국 젊은이들의 상호교류를 지원하는 사업 등이 그것들이다.

우리는 일본 측에 바로 이러한 '미래지향적' 사업에 적극 동참할 것을 촉구해야 할 것이다. 젊은 세대들 사이의 상호이해와 우호만큼 한국과 일본 양국, 나아가 동북아 전체의 미래를 위해 든든한 밑천도 없을 것이다. 과거의 가해국과 피해국들이 공유할 수 있는 역사교과서의 개발도 이러한 노력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의 젊은이들은 아픈 과거를 배우고 이를 진정으로 극복하여 평화로운 가운데 공존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과거사 청산 얘기가 나오기만 하면 '미래'를 읊조리던 고이즈미 총리 아니던가! 우리는 그가 마침내 자신의 '미래'를 실현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래서 한국과 일본의 미래를 잇는 다리는 역사가 실종된 '한류' 따위를 통해서가 아니라 역사에 대한 꺼지지 않는 기억과 책임을 통해서 놓아지는 것이라는 점을 그가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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